이원일, 김유진 PD 커플의 이야기는 없었다. '부러우면 지는거다'가 지숙과 이두희, 최송현과 이재한, 혜림과 신민철 커플의 이야기 만으로도 풍성한 연애담을 풀어냈다.
27일 밤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부러우면 지는거다(이하 부럽지)'에서는 지숙, 이두희 커플과 최송현, 이재한 커플, 혜림, 신민철 커플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최근 '부럽지' 멤버 중 이원일 셰프와 김유진 PD 커플이 과거 김유진 PD의 학교폭력 논란으로 인해 자진 하차한 터. 제작진은 이후 두 사람의 분량에 대한 편집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비록 지난주 방송에서 이원일, 김유진 PD가 다툼을 벌이는 모습이 담겨 이후의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드는 구성이긴 했으나 방침대로 이날 '부럽지'에서 두 사람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들에 대한 '부럽지' 스튜디오 패널들의 반응도 편집됐다.
자연스럽게 이날 방송은 남은 세 커플들의 이야기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이두희와 최송현이 각각 연인의 아버지와 의미있는 만남을 가졌다. 먼저 이두희는 지숙과 지숙의 아버지를 만났다. 그는 손님인 와중에도 다과상을 차리려는 지숙 아버지를 돕지 못해 어쩔 줄 몰랐다.
화기애애한 남자친구와 아버지를 지켜보던 지숙은 "이런 날 엄마도 있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울컥했다. 그는 '부럽지' 제작진에게 "제가 데뷔하고 3년 정도 됐을 때 엄마가 아프셔서 하늘 나라에 가셨다"고 털어놨다. 어머니를 떠올리며 눈물을 보이는 지숙을 위해 이두희는 두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며 말없이 위로를 건넸다.
최송현도 이재한과 함께 이재한의 부친을 찾았다. 바로 6년 전 세상을 떠난 이재한 부친이 잠든 묘소였다. 이재한은 '부럽지' 제작진에게 "제가 필리핀 보홀이라는 섬에서 생활하고 있다가 무슨 일인지 모르겠는데 새벽에 잠을 설쳤다. 뉴스에서 우연히 사고 장면을 봤다. '저기는 아버지가 공사하던 곳인데?'라고. 그리고 샤워하고 다시 왔는데 뉴스 자막에 '59세 이모 씨 사망’이라고 나왔다. 그때는 거의 알았는데도 인정하기 싫으니까 전화기를 뒤집을 수가 없었다. 나가야 하니까 휴대폰을 열었는데 내용이 있길래 그때 알았다. 산업재해 같은 거라서 9일 정도 장례를 했는데 와서 장례식장도 못 올라갔다. 4층이었는데 3.5층 정도 계단에 1시간 정도 앉아있었던 것 같다"며 타지에서 뉴스로 확인해야만 했던 아버지의 마지막을 떠올렸다.
그런 이재한을 의식한 듯 최송현도 위로를 건넸다. 최송현은 이재한에게 "오빠가 오빠의 슬픔을 단 한번도 제대로 표출해보지 못해서 남아있다고 생각해서 그게 늘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에 이재한은 "되게 힘들었다. 처음에 한 3년. 그 사실을 처음 들었을 때 완전 무너져 내렸다. 그게 돌이킬 수 없으니까. 내가 한국에 있었다면 폭발적으로 터트리면서 괜찮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배타고 2시간, 공항에서 10시간 기다리면서 조금 차분해졌던 것 같다"고 털어놓을 수 있었다.
또한 이재한은 "아버지가 복에 겨울 만큼 많은 걸 보여주고 가르쳐주고 데리고 다녔다. 그래서 아버지와 못해본 건 없는데 오내가 지금 나이에 같이 하면 좋을 것 같은 게 있다. 같이 산책하고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어보는 것들이다"라고 말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다만 그는 최송현에게 "분명한 건 옆에 계시면 송현이 너도 좋아했을 거고 아버지도 송현이 널 엄청 좋아했을 거다"라고 확신했다. 이어 그는 부친의 묘소를 향해 자신과 최송현이 등장하는 '부럽지' 영상을 틀어보였고 최송현에게 "고맙다. 여기 같이 와줘서"라고 말해 울림을 더했다.
지숙과 최송현 커플이 다소 무거운 분위기의 진중한 만남을 보였다면, 혜림과 신민철은 7년 차 연인 다운 편안한 날들을 공개했다. 평소 '투샷'보다는 따로 또 같이 있는 모습을 보여줄 정도로 각자의 생활을 존중하는 두 사람은 데이트도 서로의 일상과 함께 했다. 신민철의 태권도 단원들 프로필 촬영에 혜림이 데이트 차 동행한 것이다.
처음엔 서로를 신경 쓰던 두 사람이었지만 촬영이 고조되자 신민철은 단원들에게 더 집중했다. 그 사이 긴 시간 촬영으로 혜림이 쓸쓸함과 배고픔을 표현하기도 했으나 금방 잊혔다. 급기야 촬영장 인근에 있던 가게에는 마실 것밖에 없었다. 신민철은 굳은 혜림의 표정을 풀어주기 위해 인근에 있는 닭갈비 식당에서 식사할 것을 권해 오랜 연인의 빠른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혜림은 태권도복을 입고 태권소녀로도 변신했다. 신민철을 위해 단원들과 합동 공연을 펼치기로 했기 때문. 단원들 앞에선 호랑이 대표였던 신민철은 혜림 앞에서도 위엄을 유지하려 했지만 소용 없었다. 그는 여자친구인 혜림의 애교와 사랑스러움에 속수무책으로 녹아내렸다. 이에 지숙과 이두희, 최송현과 이재한, 혜림과 신민철이 다채로운 커플들의 이야기로 이원일과 김유진 PD가 떠난 '부럽지'를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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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