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가수 정미애와 영기가 '밥은 먹고 다니냐?'에서 남다른 열정을 드러냈다.
27일 밤 방송된 SBS플러스 예능 프로그램 '밥은 먹고 다니냐?(이하 밥먹다)'에서는 정미애와 영기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정미애와 영기는 이날 등장과 동시에 '밥먹다'를 사로잡았다. 정미애 특유의 구성진 음성과 영기의 남다른 에너지가 '밥먹다'를 꽉 채운 것. '미스트롯' 출신 정미애, '미스터트롯' 출신 영기 다운 퍼포먼스와 존재감이었다.
이처럼 두각을 나타내기까지 두 사람에게는 유독 굴곡진 인생이 많았다. 먼저 정미애의 경우 일찍이 가수를 꿈꿨음에도 불구하고 아이 셋을 낳고 키우기까지 좀처럼 빛을 보기 어려웠다. 그의 남편 역시 가수를 꿈꾸는 사람이었으나 이렇다할 족적을 남기지 못하고 끝났다.
그런 정미애에게 찾아온 마지막 기회가 '미스트롯'이었다. 정미애는 셋째 출산 후 모유수유까지 하고 있어 거동이 불편한 와중에도 '미스트롯'에 참여했던 비화를 풀어냈다. 남편의 전폭적인 지지와 도움 속에 '미스트롯'을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다는 것.
하지만 시기, 질투도 잇따랐다. 특히 그는 인기를 얻은 뒤 계속되는 악플에 시달렸다. 일각에서는 정미애가 가수로 빛을 보며 그의 남편이 세 아이를 키우는 것을 두고 "남편이 불쌍하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또 다른 일각에서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언급된 정미애의 '송혜교 닮은꼴'에 대해 악성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정미애는 "'송혜교 닮은꼴' 발언 이후 악플만 1000여 개가 달렸다"고 고백했다. 심지어 그는 남편이 불쌍하다는 악플에 대해 남편의 아이디로 억울함을 호소하는 답글을 단 적도 있다고 했다.
정미애가 악플로 곤혹을 치렀다면 영기는 코미디언 데뷔 후 가수로 전향하는 등의 방황을 거쳤다. 다만 그는 코미디언 시절에 대해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그는 "정통 음악만 하시는 분들에 비하면 저는 그만한 가창력도 아니라 고민했다"면서도 "그 시절이 저한테 강점이 되고 있다. 코미디 할 때도 열심히 했지만 이제 와서 다른 분들이 할 수 없는 무기가 되고 있다"고 자부했다.
더욱이 그는 누구보다 강한 생활력을 갖고 있었다. 영기는 "잘 살다가 사업이 망하면 힘들텐데 저는 항상 돈이 없었기 때문에 괜찮다. 오히려 없으면 안 쓰면 된다 잘 버틸 수 있다"며 3만원만 받고도 일반인 사회자처럼 돌잔치 행사를 다닌 이력도 공개했다.
그런 영기에게 마지막 남은 시련은 '건강'이었다. 지난해 난치병인 크론병 진단을 받은 것. 영기는 "입에서부터 항문까지 모든 장에 언제든 심각한 염증이 발생할 수 있는 난치병"이라고 설명하며 가수 윤종신과 같은 질병임을 밝혔다. 이어 "저는 혈변을 너무 많이 봤다. 화장실에서 쓰러져서 응급수술을 한 상태였다. 소장을 조금 잘라냈다. 전에 전조증상이 없던 경우였다"고 밝혔다.
특히 영기는 '미스터트롯' 오디션 당시 크론병 수술 후 치료가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무사히 2분 무대를 마치는 것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절박한 마음을 딛고 무대에 오른 것. 이후 거듭 주목받고 있는 상황. 그는 고향 안동에서 온 몸에 붕대를 감고 소방서 청소일을 하는 어머니를 위해 한 달에 200만 원이라도 용돈을 드릴 수 있는 삶을 꿈꾸고 있었다. 나아가 넓은 거실 있는 아파트로 어머니를 모시고 싶다고도 했다.
"이제 저를 멈출 수 있는 건 죽음밖에 없다. 오래 쉬었다"며 의지를 다잡는 영기와 그와 친남매처럼 트로트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고 있는 정미애. '트롯 남매' 정미애와 영기가 '밥먹다' 이후 또 어디까지 성장할지 기대를 모은다. / monamie@osen.co.kr
[사진] SBS플러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