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수업' 김동희x정다빈x박주현x남윤수, 청소년 범죄에 던진 화두, 그리고 파멸 [종합]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0.04.28 12: 17

10대들의 어두운 이면과 불편할 질문들을 ‘인간수업’이 던진다.
28일 오전 넷플릭스 영화 ‘인간수업’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을 통해 진행됐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배우 김동희, 정다빈, 박주현, 남윤수와 김진민 감독, 윤신애 대표가 참석했다.
‘인간수업’은 돈을 벌기 위해 죄책감 없이 범죄의 길을 선택한 고등학생들이 그로 인해 돌이킬 수 없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과정을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우리 사회의 나쁜 현실과 10대들의 어두운 이면을 예리하게 그리며 이 시대에 필요한 강렬한 질문을 던진다.

넷플릭스 제공

김진민 감독은 “고2 학생들이 스스로 알지 못했던 일을 겪으면서 인생에 있어서 선택과 책임을 하게 되는, 무거운 주제를 다뤘다. 내용 자체는 쉽게 접근했다”며 “선택과 책임이라고 이야기했다. 고2라는 나이는 인생에서의 판단을 책임지는 나이의 시작이다. 그때부터 저지르는 ‘일’이라는 게 선과 악이 불분명하다. 질문에 답이 정해졌다면 이 작품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시 한번 그 모든 질문을 보시는 모든 분들에게 던질 수 있겠다 싶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김 감독은 “질문에 답을 주는 게 아니라, 질문에 질문이 이어진다. 대답하지 못한다면 ‘너 자신을 바라봐라’고 말하는 작품이다. 연출에게도 큰 숙제였다. 도전하고 싶은 강한 작품이었다”고 덧붙였다.
윤신애 대표는 “이 이야기는 진한새 작가가 짧게 시작했다고 하더라. 신인이지만 재능을 눈여겨 보고 있었다. 대본을 받은 게 ‘인간수업’ 초고였다. 캐릭터들이 계속해서 가슴을 찌르고 질문들을 계속 생각하게 됐다”며 “고등학생이 주인공인데, 어른에게 ‘인생 제대로 살고 있냐’고 질문을 던지는 것 같았다. 날카롭게 살아있는 대본에 매력을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무법 변호사’, ‘개와 늑대의 시간’ 등을 연출한 김진민 감독과 패기 넘치는 신예 진한새 작가가 만났다. 김진민 감독은 “대본을 봐달라고 해서 주셨는데, ‘이걸 한다고?’라고 반문했다. 한다고 해서 하겠다고 했다”며 “다루기 쉽지 않아서 내가 어떻게 접근해야하는지가 중요했다. 내가 잘못하면 안되겠다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하지 않았을 때 오는 후회가 더 컸을 것 같다”고 밝혔다.
윤신애 대표는 “두려울 정도로 놀랐다. n번방 사건 등을 사회가 제대로 보고 엄중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수업’이 이 불편한 현실을 이야기하는 계기가 됐으면 했다. 제작자로서는 이 사회 현실에 대해 좀 더 심도 깊고 책임감 있게 봐야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윤 대표는 “10대들이 정말 하지 말아야 하는 선택을 하고, 파멸로 가는 이야기다. 그 이야기 속에서 우리 주변에 있을 수 있는 불편하지만 나쁜 현실에 대해 화두를 던지고 싶었다. 이 캐릭터들이 다 현실에 있을 수 있는 캐릭터다. 드라마 안에서 극단적으로 이면이 있는 걸로 몰아갔다. 범죄를 선택하는 순간, 얼마나 끔찍한 일이 기다리는지 보여준다. 10대들이 죄, 인간의 본능을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주인공은 10대지만 어른들도 이 드라마를 통해 제대로 된 선택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간수업’은 신선한 얼굴들이 대거 등장해 새로운 매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배우들은 모두 오디션을 통해 해당 캐릭터에 낙점됐다. 윤신애 대표는 “캐릭터들이 너무 생생히 살아 있었다. 참 독특했다. 한국에 정말 좋은 배우들이 많은데, 기존 배우들이 가지고 있떤 이미지가 우리 캐릭터의 선입견으로 작용할까봐 우려됐다. 대본에 있는 그대로 욕심내서 표현해보고자 해서 과감하게 오디션을 봤다. 많은 배우가 왔고,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김진민 감독은 “전반적으로 하면서 익숙해진 배우보는 방법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누가 저 역할로 걸어들어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이 작품은 하면서 어디가서 찾는거보다 앉아서 기다리면 올 것 같았다. 남윤수가 우여곡절 끝에 합류하면서, 사실은 완성이 되면 4명이 다 있어야 했다. 남윤수가 조금 늦게 합류하면서 나 자신도 자신감이 그때부터 붙었다. 나도 용기를 얻었다”고 이야기했다.
드라마 ‘SKY 캐슬’, ‘이태원 클라쓰’ 등을 통해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김동희는 죄책감 없이 범죄의 길을 선택했다가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되는 지수로 분한다. 먼저 김동희는 “노력한 것에 비해, 보여드린 것에 비해 과분한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많이 부담되지만 2~3배 더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동희는 “처음 대본을 봤을 때는 신선하고 살아있다는 느낌이었다. 작가님이 표현하신 게 어렵게 다가왔다. 상상 속에서는 너무 생생하게 표현되고, 한국 드라마 형식에서는 쉽게 만나지 못할 장르라 생각했다. 두려움도 있었지만 연기하고 싶은 생각이 강했다”며 “지수를 연기할 때 극적인 감정도 많았다. 궁지에 몰린 듯한 캐릭터인데, 절벽 끝에 놓인 지수의 불안함과 초조함을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해 감독님과 많이 상의했다”고 말했다.
아역 배우부터 탄탄하게 연기 내공을 쌓아온 정다빈은 주위 사람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 잘못된 선택을 반복하는 민희 역을 맡았다. 정다빈은 “기존에 있던 학교물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 방식에서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다. 그래도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이야기라 생각했고, 10대들의 이면과 나쁜 현실들을 ‘인간수업’을 통해서라도 사람들에게 상기시킬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다. 의미 있고 책임감 있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다빈은 “민희라는 캐릭터가 내가 기존에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여서 민희와 내 벽을 허무는 게 가장 큰 노력이 필요했다. 감독님과 많이 소통했고, 많이 도와주셔서 나를 놓고 다시 태어나는 느낌으로 연기를 준비했다”며 “밸런스가 맞았다기보다는 나도 많은 도움을 많이 받았다. 조금은 나에 대한 틀을 깰 수 있었다. 촬영하면서 신선했고, 내가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라는 배움이 공존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다빈은 “부모님을 설득하기보다는 부모님과 상의를 해봤냐고 여쭤보시더라. 그래서 항상 작품 선택할 때 부모님과 이야기 많이 하는데, ‘인간수업’ 이야기 들으시고 조금은 충격을 받으신 느낌이었지만 더 많이 응원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셔서 무리 없이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정다빈은 올해로 데뷔 17주년을 맞았다. 정다빈은 “‘인간수업’을 만난 건, 처음 성인이 되어서 만난 작품이었다. 부담과 책임이 컸는데, 그만큼 힘들어서 울기도 많이 울고, 기쁠 때는 한없이 기뻤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박주현과 남윤수 등 괴물 신인 배우들은 ‘인간수업’을 통해 폭발적인 잠재력을 증명할 예정이다. 박주현은 부유한 집과 털털한 성격, 비상한 머리로 친구들 사이에 ‘핵인싸’로 통하는 규리를, 남윤수는 민희의 남자 친구이자 ‘일짱’인 기태 역으로 나선다.
박주현은 “한국에서 10대를 보냈는데, 한국에 있는 10대들이 당연히 가져야 할 고민, 가치관이 형성되는 시기에 나오는 갈등이 현실적이었다. 현실성 있게 꾸밈없이 보여주고 싶어서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주현은 “규리는 ‘핵인싸’다. 부유한 부모님 밑에서 자란, 겉으로는 남부럽지 않은 친구지만 엄청난 압박과 통제를 버티지 못한다. 그러던 중 지수의 사업을 알게 되고 판을 키우는 인물이다”며 “첫 주연이라는 게 아직 실감나지 않는다.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시청자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남윤수는 “10대 이야기 다루는 작품을 했었는데, 기존과는 다르게 ‘인간수업’은 10대의 어두운 이면과 속마음을 잘 드러냈다. 그래서 신선했다. 대본 보면서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학교에서 ‘일짱’ 답게 두려움이라고는 없는 패기와 여유를 가지고 있다. 원하는 걸 손에 꼭 넣고, 남을 괴롭히는 데 있어 머리가 비상하다. 어느 순간부터 조용히 있었던 같은 반 지수가 민희 일에 신경쓰자마자 지수를 괴롭히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윤수는 “개인적으로 부담감이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나와 반대의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끝으로 김진민 감독은 “누구나 잘못은 하지만 그 다음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이 작품의 주제인 것 같다. 누구나 하는 잘못이지만 그 다음에 사람인지 아닌지는 다음이 정해진다. 사람은 잘못을 저지르지만 다음 선택이 결국은 스스로를 어떤 사람으로 만드냐인 것 같다. 이 작품에서 다루는 나이가 책임을 피해가지 못하는 나이인 만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신애 대표는 “누구나 잘못은 한다. 자잘한 선택의 잘못은 할 수 있다. 하지만 범죄를 선택하면 누구나 처벌을 받고, 그 과정이 적나라하게 보여질 것이다”고 시청 포인트를 전했다.
넷플릭스 영화 ‘인간수업’은 오는 29일 공개된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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