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문희경이 장르를 넘나드는 연기 스펙트럼으로 사랑받고 있다.
문희경은 지난달 16만 관객을 동원하며 막을 내린 뮤지컬 '레베카'에서 나(I)의 이전 고용주이자 소란스럽고 수다스러운 미국 상류층 여성 반 호퍼 부인 역으로 열연했다. 그는 카리스마 넘치는 화려한 연기와 무대를 사로잡는 열정을 보여주며 신 스틸러로 매 회차 박수갈채를 받았다. 뮤지컬을 통해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는 문희경은 총 156회 중 67회차의 공연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레베카'의 흥행을 이끌었다.
이어 그는 tvN 목요스페셜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통해 또 한 번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극 중 외모도 성품도 우아한 사모님인 양석형(김대명 분)의 엄마 조영혜 역을 맡아 출연 중인 것이다. 극 중 조영혜는 평생 고생이라고는 해 본 적도 없을 것 같지만 남편의 외도와 딸의 죽음으로 한순간에 무너졌다. 문희경은 그런 조영혜를 곁에서 외롭지 않게 따듯하게 안아주며 엄마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아들이 고마우면서도 안쓰러운 마음을 섬세하고 깊이 있는 연기로 표현해 내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했다.
존재감 있는 카리스마 악역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아 왔던 문희경은 이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통해 사랑스럽고 엉뚱한 매력까지 선보이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안정원(유연석 분)의 어머니 정로사(김해숙 분), 이사장 주종수(김갑수 분), 병원장 주전(조승연 분)과 함께 멸치똥을 따고 마피아 게임을 배우는 장면은 문희경의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과 내공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지난주 방송된 '슬기로운 의사생활' 7회에서 조영혜는 아들의 병원에 입원한 남편과 내연녀에게 걸레 빤 물을 끼얹으며 절대 이혼해 주지 않겠다고 분노했다. 남편의 배신을 참으려 노력했지만, 결국 아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행동에 속 시원하게 복수하는 장면은 7회의 명장면으로 꼽히기도 했다.
메디컬 드라마 특유의 인류애와 선한 감동을 선사하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안에서 조영혜의 부부 관계는 보기 드문 자극적인 소재다. 착한 드라마 안에 유일한 '빨간맛'임에도 불구하고 문희경의 관록이 드라마를 총천연색으로 표현해내는 모양새다. / monamie@osen.co.kr
[사진] FN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