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살인자가 돼선 안 됩니다". '부부의 세계' 김희애가 박해준과 '상생'을 시도했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1일 밤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 11회에서는 지선우(김희애 분), 이태오(박해준 분), 여다경(한소희 분) 등의 치열한 심리전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의 핵심은 박인규(이학주 분) 사망 사건이었다. 박인규가 고산역 옥상에서 떨어져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그는 사망 당시 손에 피 묻은 머플러를 쥐고 있었다. 그 머플러의 주인은 바로 지선우였다.
민현서(심은우 분)를 만나기 위해 고산역으로 왔던 지선우는 민현서가 전화도 받지 않고, 민현서에게 빌려줬던 머플러가 추락사한 사람과 함께 떨어진 것을 보고 경악했다. 그는 순간 민현서가 떨어져 죽은 것으로 오해해 충격받았으나, 김윤기(이무생 분)가 나타나 "죽은 사람 남자예요"라며 지선우를 안심케 했다.
그 시각 민현서는 박인규를 피해 고산역 지하 층계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앞서 박인규에게 "우리한테 무슨 희망이 있어? 우리한테 로또가 떨어져도 희망 같은 건 없어. 너랑 있으면 내 인생은 앞으로도 엉망일 거야. 오늘처럼. 그러니까 제발 그만하자"라며 돌아섰고, 옥상에서 계단을 따라 내려와 몸을 피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민현서 앞에 또 다른 괴한이 나타나 위협했다. 박인규가 지선우 스토킹을 빌미로 이태오를 불러내 돈을 뜯어내려 했고, 이태오가 민현서를 협박해 박인규가 옥상에 있다는 위치를 알아낸 것. 이에 민현서는 이태오가 박인규를 죽인 것이라 의심했다.
정작 이태오는 자신이 옥상으로 올라간 순간에 이미 박인규는 떨어졌고 그의 얼굴조차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떨어진 박인규를 뒤로하고 비상계단 통로를 향해 고산역을 빠져나왔다. 그 모습을 김윤기가 목격해 또 다른 긴장감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처럼 박인규의 사망을 두고 지선우, 민현서, 이태오가 얽힌 상황. 지선우는 박인규가 떨어진 순간 고산역 지층에 있었고 김윤기가 그를 챙기며 알리바이를 증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박인규가 그의 머플러를 쥐고 있다는 점이 의심을 낳았다. 이에 경찰이 병원까지 지선우를 찾아와 조사하며 억측을 낳았다.
반면 이태오는 누구보다 강한 용의자였으나 동선이 공개되지 않아 용의선상에서 벗어났다. 단, 여다경은 그가 지난밤 목에 피를 묻히고 들어온 일을 알고 있었다. 이태오를 의심하던 여다경은 그의 빨랫감에서 고산역 주차장 영수증까지 발견하고 두려움에 어쩔 줄 몰라했다.
한편, 민현서는 이태오가 자신을 위협하다 떨어트린 반지를 들고 자취를 감췄다. 박인규가 떨어지기 전 자신과 다툰 일, 과거 자신과의 관계 등이 스스로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알았기 때문. 이태오의 행적에 대해서도 힘 없고 배경 없는 자신이 불리할 것을 짐작한 민현서는 숨어 다니며 긴장했다.
결국 그는 숨어 있던 은신처로 지선우를 불러 도움을 요청했다. 민현서는 지선우에게 이태오가 떨어트리고 간 결혼반지를 증거로 건네며 맡아줄 것을 부탁했다. 이에 지선우는 이태오가 박인규 살인 용의자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경악했다.
하지만 상황은 지선우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자세한 상황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경찰이 병원에 온 것을 두고 지선우와 박인규가 연인이며, 지선우가 박인규를 죽였다는 유언비어를 퍼트렸기 때문. 급기야 소문은 지선우의 아들 이준영(전진서 분)이 있는 학교까지 퍼졌다. 이에 전진서는 엄마를 용의자로 모는 동급생들을 피했고, 지선우에게 "왜 사람들이 엄마 의심해?"라고 하소연했다.
상처받은 아들, 자신을 둘러싼 소문 사이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지선우에게 고예림(박선영 분)과 손제혁(고영민 분)이 나섰다. 고예림은 설명숙(채국희 분)과 함께 여우회 등에서 퍼지는 유언비어에서 지선우를 감싸줬다. 손제혁 또한 경찰 인맥을 동원해 박인규 사망 사건의 수상한 부분을 파헤쳤다. 알고 보니 사방이 CCTV인 고사역에서 박인규 사망 사건 당일 갑작스러운 서버 에러가 발생해 CCTV 촬영 분량이 없다는 것. 고예림은 즉각 여병규(이경영 분)를 의심했다.
아니나 다를까, 사고 당일 CCTV 원본은 여병규 손에 들어갔다. 그는 CCTV 안에 이태오와 지선우의 모습이 어떻게 담겼는지 확인하려 했다. 하지나 김윤기가 나섰다. 김윤기는 여병규를 만나 "그날 고산역에서 봤습니다. 이태오"라며 지선우에게 불리하게 여병규가 사건을 조작할 경우 자신이 이태오의 혐의를 직접 말하겠다고 맞섰다.
그 순간, 김윤기의 주선으로 지선우가 여병규와의 식사 자리에 나타났다. 지선우는 "저를 살인범으로 몰고 싶으셨습니까?"라고 물은 뒤 "이태오도 저도 누가 됐든 살인자가 돼선 안 됩니다. 박인규는 자살이니까요"라며 여병규에게 사건을 박인규의 자살로 종식시킬 것을 요구했다. 아들 이준영이 엄마 지선우, 아빠 이태오 누구의 잘못에서라도 피해받지 않길 원하는 지선우의 선택이었다.
그러나 지선우가 어렵게 선택한 전 남편 이태오와의 '상생'도 실패로 돌아가기 직전이었다. 불안함에 지선우를 만나러왔던 민현서가 지선우가 여병규까지 만나게 된 것을 보고 경찰에 이태오의 혐의를 제보한 것. 민현서는 경찰서에 도착한 뒤 지선우에게 전화를 걸어 "그런 자리까지 가게 해서 죄송해요. 지금부터 제 문제는 제가 알아서 할게요"라고 말했다. 지선우와 이태오의 '상생'은 이대로 수포로 돌아갈까. 박인규 사망 사건이 '부부의 세계' 속 중요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거듭되는 의심과 혼란 속에 지선우가 위기를 어떻게 타파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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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