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혐의로 기소된 래퍼 마이크로닷, 가수 산체스의 부모가 징역형을 받았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마이크로닷과 산체스의 부모는 약 20여 년 전인 지난 1990~1998년 충북 제천에서 친인척과 지인 등 14명으로부터 총 4억 원을 빌린 뒤 이를 갚지 않고 뉴질랜드로 달아난 혐의를 받았다.
당시 예능프로그램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마이크로닷 측은 "부모님의 사기설은 사실무근이다. 명예훼손으로 인한 법적대응 준비 중"이라고 밝혔지만 연일 증인과 구체적인 추가 진술이 드러나자 소속사 측은 "늦었지만 피해를 입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을 한 분 한 분 직점 만나뵙고 말씀 듣겠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뉴질랜드에 머물던 마이크로닷 부모는 지난해 4월 자진귀국해 경찰에 체포됐다. 이들은 아직 원금 일부를 갚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20년간 피해 복구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부친 신씨에게 징역 3년, 모친 김씨에게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에 마이크로닷 부모는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했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재판부는 이들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을 그대로 유지했다. 결국 이들은 지난 1일 상고 포기서를 제출하며 형이 확정됐다.
형이 확정된 이후 마이크로닷은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2018년 11월 저희 부모님에 대한 뉴스 기사가 보도 되었을 때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경솔하게 말을 뱉어 피해자 분들에게 상처를 드린 점 죄송하다”며 “어떤 말로도 시간을 되돌릴 수 없지만 저를 낳아주신 부모님의 잘못은 제 잘못이기도 하며 부모님의 반성 또한 자식인 제가 가져가야 할 반성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어 “최종 판결이 내려진 2020년 4월 24일까지, 부모님의 아들로서 아홉 분의 피해자 분들과 합의를 하였으나 다른 네 분과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부모님께서는 실형을 선고 받았다”며 “피해를 입으신 분들과 제 부족함으로 상처 받으신 분들게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앞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항상 주의하겠다”고 사과했다.
산체스 역시 "부모님의 일로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점 죄송하다는 말씀 전해드립니다. 거듭 사과드리고 피해자분들에게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합의하지 않은 피해자들은 여전히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했다며 여전히 분노하고 있다. 지난 6일 방송된 SBS '본격 연예 한밤'에서는 피해자 4명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피해자들은 "그 일 때문에 지금도 신용불량자다", "내가 생각하는 원금도 안 되는 돈을 주겠다더라. 합의 못한다고 했더니 돈이 없다 했다. 하늘에서 돈 뭉치 떨어지면 주겠다고 성질 내며 마이크로닷이 돌아서더라"고 분노했다.
또 다른 피해자 역시 "지금 판결이 나서 마무리됐다면 먼저 사과했어야 했는데 전혀 없다. 김씨에게 법정에서 진짜 사과할 마음 없냐 했더니 '내가 그렇게 사정했는데 아주 속이 시원하겠다'라며 째려보더라. 벌 받으면 끝나는 걸로 아는데 아니다. 형사 판결문 받아서 민사 소송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마이크로닷 부모의 빚투 논란은 징역형을 받으며 마무리되는가 했지만 피해자들이 민사소송을 예고하며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mk324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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