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과 류지광부터 박준금과 예지원까지 어려웠던 시장을 회상했다.
11일 오후 방송된 SBS플러스 예능프로그램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에는 ‘미스터트롯’에서 큰 사랑을 받은 ‘트바로티’ 김호중과 ‘동굴 저음’ 류지광이 출연했다.
지난주에 이어 김호중과 류지광은 힘들었던 지난 날을 되돌아봤다. 류지광은 "'미스터트롯' 전까지만 해도 월세를 겨우 해결하는 정도였다. '미스터트롯' 준비하던 시기에도 아는 형 횟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그래도 좋은 형이어서 시급 만원씩 주급으로 주셨다. '미스터트롯'은 진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나갔다"고 밝혔다.
이어 류지광은 "저는 작년에는 운동, 노래, 태닝만 생각했다. 작년에 엄청 더웠는데 연습은 해야겠는데 할 공간이 없었다. 그래서 집 옥상으로 올라갔다. 5, 6개월 정도를 하루 종일 배호 선생님 노래를 틀어놓고 운동하고 노래 연습을 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나가면 다들 잘하는 분들이 많다. 그런 분들과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많이 됐다. 오디션프로그램이 감사한게 옆에서 봐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코칭이 엄청 된다. 그 시간들이 나의 내공과 장르가 됐다"고 회상했다.
김호중 역시 "'미스터트롯' 출연 전까지 무대라고 가는 건 돌잔치, 결혼식 축가였다. 지금까지 불렀던 축가는 몇 천 번 정도 될 것 같다. 비수기에는 노래만으로 생활이 안돼서 의자 까는 것, 무대 철수하는 것도 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성악을 하던 김호중은 '미스터트롯' 출연을 놓고 고민을 많이 했다며 "저 역시도 장르에 대한 고민을 했다. 아무래도 성악가다 보니까 외국어로 되어 있는 곡이 많은데 대중적인 음악을 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미스트롯'을 보게 됐는데 공감되는 이야기가 많더라. 도전하는 모습들이 와 닿아서 남자편이 나온다면 내가 하고 싶었던 노래들을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공고가 뜨자마자 바로 원서를 냈다. 제작진 분들이 말씀하시길 원서를 낸 순서가 10명 안에 들었을 것이라고 하더라"고 밝혔다.
이어 장르를 변경한다는 것이 어렵지 않았냐는 질문에 "최백호 선생님을 비유해서 말씀드리자면 제가 최백호 선생님을 정말 존경한다. 공연을 보러 갔는데 관객들과 대화의 시간이 있었다. 한 팬이 '어렸을 때는 아버지의 가수였는데 지금은 제 가수가 되셨다'고 하더라. 살면서 내가 저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싶었다"며 "최백호 선생님은 장르가 따로 없으시다. 그런 괴리감 보다는 저도 그냥 노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희 은사님도 처음에는 제가 '미스터트롯' 나간다고 하니까 한숨을 쉬셨다. 며칠 뒤 전화가 오셨는데 '내가 며칠 전에 한 말은 잊어라. 나는 음악을 가르친거다. 내가 생각이 짧았다. 원 없이 불러 봐라' 라고 해주셨다"고 답했다.
그는 트로트 첫 무대를 회상하며 "사람들이 깜짝 놀라셨다. 저한테 성악 분위기를 빼라, 넣어라 말하시는 분들이 많으셨다. 저는 그냥 제 음악을 들려주고 싶었다. 그런데 너무나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다"고 전했다.
'미스터트롯' 출연 이후 두 사람은 완전히 달라진 인생을 살게 됐다. 류지광은 "아는 형이 자기 장인 장모님이 산골짜기 사시는데도 널 안다고 하더라. 제 순위가 상위권은 아니었지만 나갈 때마다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제 존재감을 드러낸 것 같아서 너무 기뻤다. 부모님이 너무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김호중은 "최근에 새로운 소속사와 계약했는데 제가 온 이후로 선물과 팬레터 때문에 회사가 마비가 됐다더라"며 "회사에서 최근 업소용 냉장고를 샀다. 전국 팔도에서 김치가 온다더라"고 전해 남다른 인기를 실감케 했다. 두 사람은 "이제 시작인 것 같다. 지금부터 제가 하고 싶은 음악 하면서 좋은 음악 들려드릴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다음으로는 배우 박준금과 예지원이 김수미를 찾았다. 두 사람은 등장하자마자 우울함을 날릴 칼군무 공연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두 사람은 드라마에서 머리잡고 연기하다가 친해졌다고.
김수미는 먼저 두 사람의 데뷔 시절에 대해 물었다. 박준금은 "무명이 없이 하루아침에 주인공으로 발탁이 됐다. BS 드라마 '순애'에 여주인공이 하차하면서 제가 갑자기 주인공이 됐다. 선배들한테 치이고 제가 낙하산처럼 됐다. 미운털이 박혔다. 그래서 힘들게 연기를했다. 축제에 무용단으로 참가했는데 감독의 눈에 띄었다. 준비 없이 갑자기 시작해서 진짜 현장에서 욕을 많이 먹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예지원은 "저는 대학교를 연기과를 갔다. 극단에서 1년 반 동안 활동했다. 그 다음에 오디션을 보기 시작했는데 다 떨어졌다. 저희 때는 키크고 눈크고 그런 배우들이 인기가 많았다. 처음에 연극 톤을 잘못 배워서 너무 과했다. 그래서 주변에서 시집이나 가라고 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길게 보는 오디션이 몇개 있었다. 그때 처음 합격을 했다"고 전했다.
박준금은 여배우로 산다는 것에 대해 "매 작품 할 때마다 마지막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촬영한다. 저희는 약속된 게 없고 불러주지 않으면 강제 은퇴하게 되는 거니까. 이혼 후 다시 돌아왔을 때는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절망에 있었다. 일단 해보자 내 인생에서 이렇게 치열하게 달려본적 있나 싶어서 그 때부터 달리기 시작했다. 막상 복귀하니 더 큰 절망이 있었다. 내가 아무것도 아니고 상대랑 비교하고 자존감이 낮아지고 그래서 그 때부터 죽기살기로 했다. 그렇게 하다보니까 희망이 보이고 사랑해주시니까 더 달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날 방송에는 '야인시대'의 박준규와 장세진이 출연해 '야인시대' 촬영 당시 에피소드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mk3244@osen.co.kr
[사진] '밥은 먹고 다니냐'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