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정신 차린 한소희, 박해준과 잘못된 매듭 끊어낼까 ['부부의 세계' 종영 D-4]
OSEN 심언경 기자
발행 2020.05.12 11: 23

아무리 화려하고 웅장하게 짓는다고 한들, 모래성은 모래성이었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행복을 부여잡고 사니, 매 순간 불안한 건 당연한 일이다. JTBC '부부의 세계'(극본 주현, 연출 모완일) 속 여다경(한소희)의 이야기다.
여다경은 언제나 당당했다. 이태오(박해준)와 불륜을 저지를 때도, 그의 아이를 가졌을 때도. 발칙하기까지 했다. 지선우(김희애)에게서 직접 임신 사실을 확인받고 마는 그에게는 어떠한 두려움도 찾아볼 수 없었다.
고산 사람들의 따가운 눈초리도 문제 되지 않았다. 세상의 중심이 여다경 자신이었던 덕분이다. 본인이 주인공인 인생이니, 그 결말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대개 주인공들의 삶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니까. 언제나 무한한 사랑을 준 아버지도 그의 드높은 자존감에 한몫했다.

여다경의 판단은 옳은 듯했다. 모두가 우습게 여기던 이태오는 여다경 집안의 재력을 등에 업고 천만 영화 제작자로 거듭났다. 순하고 예쁜 딸 제니도 태어났다. 더 아쉬울 것 없는 두 사람은 고산의 프리미엄 주택 단지로 돌아와 지선우에 대한 복수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여다경은 곧 자신의 세계가 '빛 좋은 개살구'란 사실을 깨달았다. 이태오와 그럴듯한 가정을 이뤘지만, 이태오의 마음은 언제나 밖에 있었다. 지선우까지 가세해, 자신에게 불쑥불쑥 경고하기 일쑤였다. 
그렇게 여다경은 천천히, 아름답게 무너져 내렸다. 지선우를 향한 이태오의 미련을 안 순간부터 삶은 지옥이었다. 이태오의 애정 가득한 말도, 깜짝 꽃다발 선물도, 그와 오붓하고 근사한 식사도, 여다경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급기야 여다경은 이태오를 붙잡아 두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이준영(전진서)을 이용했다. 그러나 그의 부단한 노력에 비해 계획은 너무나 쉽게 틀어졌다. 불안감이 극에 달한 그는 이준영에게 집착하기 시작했다. 결혼 전 자신만만했던 그는 더이상 온데간데없었다.
여다경은 2년 전 지선우의 위치에 섰다. 사실 이태오에 대한 신뢰를 잃은 지 오래지만 애써 외면해왔던 그다. 그런 그에게 "이태오, 나랑 잤어"라는 지선우의 폭로는 마지막 일격과도 같았다. 여다경은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다.
15회 예고 속 여다경은 다시 한번 지선우에게 진심 어린 충고를 듣는다. "신중하게 생각해. 어쩌면 너도 벗어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니까"라는 지선우의 일침에 심경의 변화를 느낀 걸까. 예고 말미에 여다경은 자신을 붙잡는 이태오에게 "망상에 빠진 건 그 여자가 아니라 나였어. 이제 다 알아버렸다고"라고 말한다.
비로소 여다경은 자신의 사랑이 안전하기를 바랐던 것이 '망상'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부적절한 관계로 시작한 이태오와 이룬 세계는 결코 오래갈 수 없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종영을 2회 남겨두고 마침내 각성한 여다경이다. 이에 이태오가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단죄를 받을지 여부가 핵심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또 여다경과 이태오의 관계가 원작의 전개와 유사하게 흘러가고 있는 가운데, 결말 역시 원작과 동일할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notglasses@osen.co.kr
[사진] JTBC '부부의 세계'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