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홍석천과 하리수가 앞장서서 출입자들의 자진 검사를 권유했다.
홍석천은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금은 용기를 내야 할 때입니다. 성소수자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이 가족에게, 지인에게, 사회에 알려지는 게 두려운 게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용기가 필요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어 그는 “오랫동안 이태원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번 일이 참 안타깝고 걱정스러운데, 무엇보다 아직도 검진을 받지 않고 연락이 안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 가장 우려됩니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이태원 클럽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가운데 해당 클럽을 많이 찾는다고 알려진 성 소수자들에 대한 비난이 커지고 있다. 이들은 아웃팅을 우려해 진료소 방문마저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홍석천은 “물론 ‘아웃팅’에 대한 걱정이 크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무엇보다도 본인과 가족, 그리고 사회의 건강과 안전이 우선입니다. 다행히 ‘익명 보장’ 검사가 가능하다고 하니, 지금이라도 당장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그는 “지금은 모두가 힘든 시기입니다. 그리고 모두가 이 사태에서 벗어나고 싶어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방역 당국과 의료진, 그리고 국민 한 사람 한사람이 쏟은 그동안의 힘과 노력이 헛되지 않게 지금 당장 용기를 내서 검사에 임하길 간곡히 권합니다”라고 호소했다.
하리수 역시 목소리를 보탰다. 그도 홍석천에 이어 자신의 SNS를 통해 “나 한 사람쯤이야 하고 생각마시고 모두를 위해서 진단검사 꼭 받으세요!! 지금 검사받으시면 익명 보호 가능하다고 하니 적극적인 협조바랍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함께 올린 사진은 정부가 배포한 포스터. 지난 4월 30일부터 5월 5일까지 이태원 클럽과 인근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코로나19 검사를 권유하는 내용인데 “피검사자 신원에 대해서는 각별히 보안을 유지할 것입니다”라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성 소수자인 홍석천과 하리수가 앞장서서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용기를 낸 셈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11일 오전 기준 이태원 일대 유흥업소 방문자 5517명(추정치) 중 56%에 달하는 3112명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검사 대상자들이 신분 노출을 우려할 필요가 없도록 익명 검사를 보장하겠다. 다만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경찰청 및 통신사와 협력해서 보다 강력한 조치에 나설 계획”이라고 알렸다.
서울시는 지난 9일 클럽, 룸살롱, 감성주점, 콜라텍 등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박원순 시장은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후에도 검사받지 않은 사실이 추후 밝혀질 경우 2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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