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연구가 겸 사업가 백종원이 망해가는 분식집에 현실적 조언을 건네며 또 한 번 천부적 기질을 드러냈다.
13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는 수원 정자동 골목에 위치한 분식집들을 찾았다.
분식집을 운영 중인 정유정 사장은 혼자 세 자녀를 키우는 싱글맘. 하지만 하루 영업에서 매출이 0원일 때가 많고, 가게 보증금을 사용해 이제는 1원도 남아있지 않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한마디로 혼자서는 답이 안 나오는 심각한 상태였다.
백종원이 가게의 메인 메뉴를 맛 봤는데 “순대는 기성품 맛이 나고 떡볶이는 맛이 없고 튀김은 최악이다”라고 평가해 충격을 안겼다. 이어 부엌을 검사했는데, 튀김이 맛 없는 이유가 있었다. 밀폐용기에 튀김을 담아 냉동 보관하고 있었기 때문.
이에 사장님은 “음식과 관련이 없었다”라며 “누군가 조언을 해준 적이 없다”고 자신의 상황을 털어놨다.
이에 당분간 떡튀순을 팔지 말라는 백종원 대표의 조언이 시작됐다. 또한 선반 뒤에 가려져 있던 기름때를 지적했다. 백종원은 “말이 안 된다”라고 호되게 꼬집었다.
사장님은 방치한 주방도구들을 모두 꺼내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잘 되기 위한 노력인 것. 백 대표는 “이 사장님은 방법은 알지만 자포자기한 상태라 본인이 청소하면서 느끼길 바랐다"고 솔루션을 다르게 한 비법을 설명했다.
일주일 후 부엌은 180도 달라졌다. 가게 곳곳을 청소한 결과 눈에 띌 정도로 기름때가 사라졌다. 백 대표도 “새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아졌다”고 칭찬했다. 이에 사장님은 “진작에 할 걸 그랬다”고 후회했다.
한편 같은 동네에 있는 분식집 ‘쫄라김집’도 백대표가 컨설팅했다. 역시나 손님이 많지 않아 고심이 많은 분식집이었다. 하지만 사장님의 무기력함이 더 문제였다.
김석심 사장님은 “맨바닥에 4천만 원을 투자했는데 빚이 1억이 넘어갔다”고 털어놨다. 백대표는 생계 유지보다 큰 빚을 갚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마음의 상처가 큰 사장님은 사람들의 눈을 바라보지 못할 정도.
백 대표는 “용돈벌이가 아니라 악착 같이 벌어서 갚아야 한다. 나도 망해보고 빚을 갚아봐서 말하는 거다”라며 “의욕이 있어야 도와드린다”고 조언했다.
백종원은 “나는 빚만 17억 원이었다. 욕심 부리다 망했다. 식당에서 돈 벌면 되는데 건설하다 쫄딱 망했다”며 “부모님이 사업하지 말라고 했는데 건설까지 해서 망했다. 나도 자존심이 세서 부모님에게 손을 못 벌렸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백대표는 김 사장에게 “일어나는 게 더 중요하다. 이 가게로 일어나서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 희망이 있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그는 “사장님 본인이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뭐든 할 수 있고 빚도 갚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 사장은 백대표의 현실적 조언에 희망을 갖기 시작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백종원의 골목식당'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