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세계' 이무생 "별명 '이무생로랑'→김희애와 호흡, 여한 없는 작품" [인터뷰 종합]
OSEN 심언경 기자
발행 2020.05.18 18: 12

배우 이무생이 '부부의 세계'를 마친 소회를 밝혔다.
이무생은 1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JTBC '부부의 세계' 종영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지난 16일 종영된 '부부의 세계'는 자체 최고 시청률 28.4%(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JTBC 역대 드라마 중에서도 가장 높은 성적으로,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한 'SKY캐슬'을 넘어선 수치다.

배우 이무생. /jpnews@osen.co.kr

이무생은 종영 소감으로 "체감이 안되는 시청률이다. 저도 처음 경험하는 거다. 이미 20%를 넘고 나서부터는 여한이 없다는 생각도 했다. 너무 감사하게도 최고 시청률을 찍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사랑해주셨구나 싶었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극 중 이무생은 고산 가정사랑병원 정신의학과 전문의 김윤기 역을 맡아 열연했다. 김윤기는 감정보다 이성이 우선이지만, 지선우(김희애)에 대한 마음은 올곧은 인물이다. 김윤기는 등장부터 끝까지 지선우의 든든한 조력자로 활약해, 시청자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았다. 
이무생은 명품 브랜드를 차용한 '이무생로랑'이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그는 ""감사하다. 누가 지어주신 건지 학원을 다니셨나 싶다. 센스 있게 지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이름이랑 연관 있게 지어주셔서 더욱이 인상 깊다"고 전했다. 
김윤기는 로맨스에 최적화된 캐릭터였다. 지선우를 위해 나서야 할 때는 나서고, 때때로는 묵묵히 지켜보기도 했다. 김윤기는 자신의 마음을 강요하지 않고, 오로지 지선우의 행복만을 바랐다. 이처럼 완벽한 남자, 김윤기에게 시청자들이 반하는 것은 당연한 일. 
이무생은 김윤기에 대한 지선우의 마음이 어땠을지 묻는 말에 "저도 지선우에게 물어보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아예 없진 않았을 것 같다. 밥도 같이 먹고 교감을 나눈 부분이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지선우가 연애할 겨를이 없지 않았나. 그걸 알기 때문에 김윤기도 다가가지 않고 지켜보고 때를 기다렸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윤기는 처음부터 마음을 먹은 것 같다. 지금 다가가봐야 얻을 것도 없고 좋아하는 사람이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나조차 짐이 되는 것만큼 비극이 없다고 생각했다.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지켜주자'라는 생각을 처음부터 가지고 기다렸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무생은 김윤기와 같은 듯 달랐다. 이무생은 김윤기와의 싱크로율을 묻는 말에 "어느 부분 공통 분모가 있다. 저와 다른 지점은 완벽을 추구하고 그만큼 이성적이라는 것이다. 저는 이성적이려고 노력은 하지만 2% 부족하다. 인간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아내에 대한 이무생의 사랑만큼은 김윤기 못지않았다. 이무생은 아내와의 현실판 '부부의 세계'는 어떻냐는 질문에 "살면서 많이 싸우지 않았다. 와이프가 배려를 많이 해준다. 모든 건 다 제 잘못이다. 이런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 규칙적으로 생활하기 힘든데 이해해주셔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전했다. 
김윤기는 지선우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여병규 회장(이경영)의 첩자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이에 이무생은 "억울하진 않았다. 지선우의 시각에서 봤을 때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일까' 싶지 않나. 이 모습 역시 나타내고자 하는 바였다. '다행히 시청자들이 잘 봐주셨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히 다른 연기를 한 건 아니다. 서로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 않다. 연기를 하는 저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저 저는 배우로서 잘 유지하면 되겠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호흡을 함께한 김희애의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이무생은 김희애에 대해 "'부부의 세계'는 지선우의 감정이 너무나 요동치는 드라마다. 선배님이 16부작까지 7개월이란 시간을 버티는 게 힘드시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힘든 티를 하나도 안내시더라. 항상 그 감정을 유지하고 계셨다"며 "선배님의 오랜 팬이어서 설렘을 갖고 뵀는데, 김희애 선배님이 아닌 지선우가 앉아있더라. 그래서 나도 김윤기로 있어야겠다 생각했다. 정말 감사했다"고 밝혔다. 
김윤기는 지선우에게 유일한 안식처였다. 매번 부딪히고 깨지는 지선우도 김윤기와 함께 있을 때만큼은 평화로웠다. 긴장감 넘치는 촬영장 분위기도 두 사람의 신에서는 적절히 풀어졌다. 이무생은 "제가 나오는 신 같은 경우는 지선우와 같이 있는 신이 대부분이었다. 주로 김윤기가 지선우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신이었다. 그래서 편안하게 대하려고 했다. 감독님도 항상 바라봐주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지선우에게 김윤기는 숨쉴 틈이었다. 산소 같은, 충만한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김윤기와 지선우는 사랑의 결실을 맺지 못했다. 이에 이무생은 "아쉽지만 그래서 더 애틋한 것 같다. 아예 사귀어서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면 기분 좋겠지만 현재진행형인 모습은 많은 상상력을 불러일으키지 않나. 개인적으로 더 좋은 결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윤기와 지선우는 끝내 손 한 번 제대로 잡아보지 못했지만, 이무생과 김희애는 포옹으로 촬영을 훈훈하게 마무리했다. 이무생은 "작품에서 못했으니 현실에서나마 프리허그를 요청드렸다. 응해주셔서 여한이 없다. 선배님과 포옹을 하면서 정말 끝이 나는구나 싶었다. 스스럼 없이 안아주고 포옹해주고 축하해주셨다. 저한테 잊지 못할 기억"이라고 말했다.
데뷔 이래 최대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06년 영화 '방과후 옥상'으로 배우 활동을 시작한 이무생은 tvN '60일, 지정생존자', MBC '봄밤' 등을 통해 얼굴을 알렸고, 마침내 '부부의 세계'로 14년간 묵혀둔 포텐을 터트렸다.
끝으로 이무생은 "운 좋게도 좋은 작품을 만나서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셔서 감사하다. 오래 됐다면 오래 됐다고 할 수 있지만 지금 이 순간 이렇게 된 것이 빨리 왔다고도 생각한다. 이게 언제 되고 안 되고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제가 그동안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보답하는 일만 남았다. 행복하게 제 일을 하면서 다른 이들에게 행복을 주고, 좋은 생각만 하면서 살아가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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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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