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희가 전 남편 서세원의 재혼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공개했다.
18일 오후 방송된 SBS Plus '밥은 먹고 다니냐?'에서는 이혼 후 성공적인 홀로서기에 나서 싱글 라이프를 즐기고 있는 서정희가 출연했다.
서정희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김수미는 "우리나라 미녀 계보를 쭉 보면 서정희도 생각난다. 그런데 여자가 아름답다고 해서 팔자가 좋은 것만은 아니구나 싶다"며 이혼을 안타까워했다.
서정희는 19살에 길거리 캐스팅으로 데뷔해 1980년대 '원조 CF퀸'으로 사랑 받았지만, 서세원과 만나 19세에 임신하고, 22세에 결혼했다.
김수미 데뷔하자마자 너무 어린 나이에 결혼한 서정희를 향해 "그때도 너무 빨랐다. 말도 안 됐다"고 했고, 서정희는 "6살 차이였는데, 엄마가 서세원과의 결혼을 엄청 반대했다"고 고백했다.
김수미는 "워낙 어려보여서 20살 정도는 차이나는 줄 알았다. 아이가 없었으면 결혼 안 했을 것 같냐?"고 물었고, 서정희는 "그땐 사고적 판단 능력이 없었다. 결혼식을 첫째 딸 동주를 낳고 올렸다. 어쨌든 많은 분들이 아는 그대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결혼 생활이 행복했고, 골방에서 나의 많은 재능들이 나왔다. 나가지 않아서 글을 쓸 수 있었다"고 답했다.
서정희는 "서세원이 첫 남자였고 끝날 때도 첫 남자였다. 난 그걸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했고, 결혼 내내 나의 자신을 위로했다. 한 남자를 위해서 내 인생을 끝낼 수 있다면 얼마나 자랑스럽고 자녀에게도 깨끗하고 순결한 엄마가 되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말했다.
서세원과 서정희는 지난 2015년 결혼 32년 만에 합의 이혼했으나, 수많은 갈등과 논란이 빚어졌다. 그동안 두 사람을 잉꼬부부로 생각했던 대중은 큰 충격을 받았다.
서정희는 "힘든 과정이 만천하에 공개적으로 알려졌고, 그걸 보고 나서 할 말이 없어졌다. 지난 과거가 전부 후회됐고, 많은 오해와 편견이 있지만, 내가 이런 불편한 것을 계속 얘기하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다. 나도 힘들고 바닥을 쳤고, 다시 올라오는 과정이다"고 털어놨다.
이어 "어떻게 보셨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정말 행복하다. 이혼 하기 전에는 '여기서 나가면 난 죽을 것이다'라는 마음이었다. 가정을 지키지 못하는 죄책감에 '살아서는 안 돼'라고 했는데, 신앙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 그래서 무너지지 않고, 견고하게 중심을 잡고 바르게 설 수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커줘서 나에게 큰 힘이 됐다"고 했다.
김수미는 "남편이 다른 여자와 재혼해서 아이를 낳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냐?"고 질문했고, 서정희는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사는 동안에는 입버릇처럼 바람 피워도 된다고 생각했다. 이 가정을 지킬 수만 있다면 그런 마음 가짐이 있었다. 그런데 이혼까지 하고 가정이 깨지니까 괴로웠다. 현재는 좋은 소식을 들으니까 잘 살면 좋겠다는 느낌"이라며 솔직한 생각을 공개했다.
또한, 서정희는 "여느 연예인 커플 얘기를 듣는 것처럼, 나중에 만나면 인사할 것 같다. 난 지금 그보다 더 큰 자유와 예전에는 몰랐던 더 좋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거짓말 하나도 안 하고 행복하게 잘 살길 바란다. 내가 나중에 남자친구라도 사귀면 같이 만났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서정희는 "지금처럼 편안한 생각을 한 건 1년 정도 됐다. '어떻게 살아야 되나' 했는데 혼자 사니까 신기하고 좋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수미는 서정희에게도 '재혼'을 언급했고, 서정희는 "사실 누군가를 만난다는 기대감은 없다. 만남을 통해 상처 받기가 싫다"며 같은 상처가 반복 될까봐 여전히 두려운 마음을 내보였다.
김수미는 "인생 좀 더 산 선배로 조언을 하자면, 마음의 문이 쉽게 닫혀버릴 수 있는데 그건 아니다. 조금만 열어놔라. 바람 통할 정도만 열어놓으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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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밥은 먹고 다니냐?'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