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당’ 가수 혜은이가 김동현과 이혼 등 다양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19일 오전 방송된 KBS1 ‘아침마당’의 ‘화요 초대석’ 코너에는 가수 혜은이가 출연해 자신의 과거와 현재 등을 돌아봤다.
먼저 혜은이는 “본의 아니게 다른 일을 하다보면 방송이 뜸하게 된다. 우리 세대가 자주 나가는 프로그램도 많이 없기에, 최근에는 주로 콘서트를 많이 했다”고 근황을 전했다.
올해로 데뷔 45주년을 맞이한 혜은이는 1975년 ‘당신은 모르실거야’로 큰 인기를 얻은 뒤 ‘진짜 진짜 좋아해’, ‘열정’, ‘감수광’, ‘제3한강교’, ‘당신만을 사랑해’, ‘뛰뛰빵빵’, ‘비가’, ‘파란나라’ 등 수많은 히트곡을 냈다.
혜은이는 “45년이라는 세월이 안 느껴진다. 하고 다니는 복장이 후드, 청바지에 운동화 신고 다녔는데, 친구들이나 또래들은 그런 옷은 잘 입지 않는다. 나는 내 나이를 착각하고 사는 듯한 느낌이다. 그런 옷이 편해서 지금 정장 같이 입고 하면 좀 불편하지만 이 옷이 내 나이에 맞는 옷이다. 그래서 나이를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혜은이는 “팬들이 나를 사랑해주시는 유별나다. 어떻게 보면 어릴 때 그 생각들이 변하지 않고 나와 같이 나이를 먹어간다. 그 분들의 마음이 변하지 않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첫 인상이 머리 속에 각인이 된 것 같다. 내 공연에서는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하기 때문에 좋아해주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혜은이는 “개인사가 복잡한데, 그럴 때마다 팬들의 내게 보내준 따뜻한 마음들이 내가 가만히 있을 수 없게 했다”며 “데뷔했을 때 내게 따라온 수식어가 많았다. 보호본능 자극한다는 말도 있었는데, 팬들이 나를 위로해주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마음들이신가보다. 하지만 나는 외유내강이다. 독한 사람이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혜은이는 최근 남편 김동현과 이혼에 합의했다. 1990년 결혼한 두 사람은 약 30년 만에 결혼 생활을 마무리했다. 혜은이는 신곡을 들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혜은이는 “신곡이 내게 위로를 줬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30년 동안 같이 살았다가 정리를 하게 되니까 뭔가가 내 마음도 정리가 되고,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을 줄 알았다. 홀로서기라는 말을 많이 듣고 그런 사람을 많이 봤지만, 굉장히 어려울 것 같았다. 그리고 30년이라는 세월을 같이 살았는데, 그렇게 정리하고 나니까 정말 참담했다. 자괴감도 들었다. 무기력하고, 누구와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혜은이는 “이혼이 1년 전 일인데, 이제야 알려졌다. 1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1년 동안은 제 정신이 아니었다”며 “도장을 찍고 나오면서 우리 둘 다 아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어쩐지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는데, 그 말을 하지 못했다”며 “1년 지난 뒤 ‘정말 미안하다’고 전화를 했다. 김동현이 먼저 ‘내게 수고했고, 미안하고, 당신을 자유롭게 해줄게’라고 했는데 묘한 느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혜은이는 자신의 인생 그래프를 맞이했다. 먼저 부유한 집안의 셋째로 태어난 혜은이는 “부유한 집안이었다. 나는 다섯 살 때 아버지를 따라 무대에 섰다. 어렸을 때는 발레를 꿈꿨다. 하지만 몸이 약해서 훈련 강도를 이기지 못했다. 그래서 도중 하차했다”며 “굉장히 내성적이었다. 이런 성격을 가진 사람이 연예인을 한다는 게 아이러니하고 신기하다. 지금도 대기실에 혼자 들어가지 못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데뷔했을 때 건방지다는 소리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보증 실패로 소녀 가장이 되고 말았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다는 혜은이는 “보증 실패하면서 우리가 거리에 나앉았다. 제주도에서 목포로 이사를 하고, 목포에서 또 대전으로 이사를 했다. 아버지가 악극단을 하시고, 내가 어려서부터 노래를 했으니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서 노래를 했다. 어떻게 하다 보니 유명해져서 지금까지 왔다. 노래를 시작한 세월을 따지면 더 오래 됐다”고 말했다.
끝으로 혜은이는 ‘가수’로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혜은이는 “머리가 좋은 사람이었다면, 가장이어서 가수를 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었는데 당시는 그렇지 못했다. 하지만 가수로서 행복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걸 더 일찍 깨달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혜은이는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내가 깨닫지 못한 게 나쁜 것만은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게 내 천직이라는 생각이 든다. 30년을 하면서 왜 감사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불평만 했을까라는 아쉬움이 있다. 개인적인 일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고난의 시간들이 지금 생각하면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