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킹'이 점점 더 이해하기 어려운 드라마로 거듭 나고 있다. 드라마의 장소도 두 곳인데다가 플래시백으로 인해 시간도 섞여있다. 주연을 포함한 조연들까지 1인 2역을 하면서 드라마는 혼돈을 향해 가고 있다. 이 어지러운 와중에 이민호와 김고은의 로맨스는 그 분량이 실종됐다.
지난 22일 오후 방송된 SBS '더킹-영원의 군주'에서 이림(이정진 분)에게 납치된 정태을(김고은 분)을 이곤(이민호 분)이 구해냈다.
이곤은 소중한 존재인 부영군(전무송 분)을 죽인 이림에 대한 분노를 키웠다. 이곤은 이림의 부하들이 머물고 있는 어수서점을 쓸어버리고 모든 사람을 죽였다. 이곤은 그곳에서 이림의 목숨을 구했던 유경무(이해영 분)를 죽였다고 생각했지만 어수서점에서 죽은 사람은 유경무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
정태을은 이림에 의해서 갑자기 대한제국으로 납치 됐고, 힘겹게 탈출했다. 정태을이 공중전화로 이곤에게 신년인사를 남긴 순간 이곤이 이림의 부하들로부터 태을을 구하기 위해 백마를 타고 나타났다.
'더킹'은 두 개의 공간을 이동하며 대한제국과 민국을 배경으로하는 드라마다. 배경이 두 개지만 대한제국과 민국 모두 아예 다른 풍경은 아니다. 몇몇 소품이 다를 뿐 도시가 등장하거나 배경이 나오는 부분은 비슷하다.
장소는 물론 시시때때로 태을이 이곤을 떠올리는 플래시백이나 이곤이 주변사람들과의 추억을 떠올리는 플래시백이 나오면서 시간의 흐름 조차도 자주 바뀐다. 플래시백의 가장 큰 문제는 드라마의 흐름을 끊어버린 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등장하는 거의 대부분의 배우들이 1인 2역이기 때문에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헷갈릴 수밖에 없다. 아무리 의상과 복장과 분위기를 바꿔도 주연 배우가 아닌한 모든 인물의 이름을 기억하고 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가장 큰 문제는 공간과 시간과 인물이 섞이면서 김은숙 작가의 장기인 로맨스도 빛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복잡한 설정 속에서 이곤과 태을이 만나는 장면은 드라마 전체 중에서 10분도 되지 않는다. 둘이 만나는 장면 역시도 대부분은 과거 회상이다.
절절한 로맨스를 펼쳐 나가야할 주인공들이 만나지 않으니 진도가 나갈 수 없고 멜로 장면도 등장하지 않는다. 감정 보다는 전개와 설명이 이어질 뿐이다. 그 결과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드라마의 개연성이나 PPL(제품 간접 광고)에 집중 할 수밖에 없게 됐다.
과연 다음 회에서 11회가 남긴 미스터리를 모두 풀어내고 가슴 설레는 이곤과 태을의 로맨스로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pps2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