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들을 끝이라 했나.
지난겨울 방출의 쓴맛을 본 베테랑 선수들이 새로운 팀에서 재기의 기회를 잡았다. 한화 외야수 김문호(33), KIA 내야수 나주환(36), 두산 포수 정상호(38)가 시즌 초반 쏠쏠한 활약으로 새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해 11월 롯데에서 방출된 김문호는 해를 넘긴 1월에야 한화와 계약하며 어렵게 선수 생명을 이어갔다. 스프링캠프에선 원래 포지션인 외야수뿐만 아니라 1루수까지 겸업하며 어느 때보다도 간절하게 시즌을 준비했다.
개막 엔트리에는 들지 못했지만 15일 1군 등록 후 8경기에서 29타수 9안타 타율 3할1푼 2홈런 5타점으로 출발이 좋다. 지난 22일 창원 NC전에는 데뷔 첫 멀티 홈런을 터뜨리며 타선이 침체돼 있던 한화에 힘이 되고 있다.
4위에 오르며 기대 이상으로 선전 중인 KIA에는 ‘전천후 내야수’ 나주환이 있다. 지난해 시즌 후 SK로부터 은퇴 후 코치 연수 및 프런트 제안을 받았던 나주환은 현역 연장을 선택했다. 내야가 필요했던 KIA가 무상 트레이드로 데려갔다.
기대대로 3루, 1루 핫코너 수비에서 안정감 있는 모습이다. 마땅한 주전 3루수가 없는 KIA에서 나주환의 존재가 든든하다. 시즌 12경기에서 30타수 7안타 타율 2할3푼3리 1홈런 2타점. 지난 23일 문학 SK전에서 쐐기 투런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베테랑 포수 정상호도 ‘포수 왕국’ 두산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LG에서 4년 FA 계약기간이 끝난 뒤 자유의 몸이 된 정상호는 포수 자원이 풍부한 두산의 부름을 받아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주전 박세혁을 뒷받침하는 백업 자리를 맡고 있다.
10경기 21타수 3안타 타율 1할4푼3리 1타점으로 타격은 아쉽지만 6경기나 선발 마스크를 쓰며 투수 리드와 수비에서 안정감을 발휘 중이다. 크리스 플렉센의 전담 포수로 자리 잡았고, 도루 저지율 5할(2번 허용, 2번 저지)을 기록 중이다.
나머지 방출 선수들은 아직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롯데 장원삼은 지난 12일 사직 두산전에서 대체 선발 기회를 잡았으나 3이닝 5실점으로 부진한 뒤 2군으로 내려갔다. KIA 홍상삼은 2군에서 4경기 모두 선발등판했지만 3패 평균자책점 7.47로 고전하고 있다. 한화 최승준은 1군 2경기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한 뒤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2군에서는 6경기 13타수 4안타 타율 3할8리 1홈런 3타점을 기록 중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