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2월 2일. 제주 유나이티드가 5228일 만에 펼쳐진 연고지 이전 더비서 부천FC1995를 극적으로 제압했다.
제주는 26일 오후 부천종합운동장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4라운드 원정 경기서 후반 추가시간 1분 주민규의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부천을 1-0으로 물리쳤다.
부천은 제주와 만남을 위해 14년 3개월여를 기다렸다. 2006년 2월 2일은 부천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날이다. 당시 SK프로축구단은 부천을 떠나 제주로 연고지를 옮겼다. 졸지에 팀을 잃은 부천 팬들은 2007년 시민구단을 창단하며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다. 2013년 K리그2에 입성해 차분히 오늘을 기다렸다. 제주가 2부리그로 강등되면서 5228일 만에 양 팀의 역사적인 첫 경기가 펼쳐졌다.
홈팀 부천은 3-5-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이현일과 바이아노 투톱을 필두로 2선 중앙에 바비오가 자리했다. 중원은 국태정 김영남 조수철 장현수가 구축했다. 스리백은 김영찬 조범석 김강산이 형성했다. 골문은 최봉진이 지켰다.
원정팀 제주는 4-4-2 전형으로 맞섰다. 공민현과 주민규가 최전방 공격수로 출격했다. 미드필드엔 정우재 강윤성 김영욱 이규혁이 위치했다. 포백라인은 정운 김재봉 권한진 박원재가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오승훈이 꼈다.
부천은 전반 2분 만에 기선을 제압했다. 바이아노가 측면에서부터 돌파해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문을 비껴갔다.
부천은 전반 17분 조수철의 날카로운 오른발 중거리 슈팅이 간발의 차로 골문을 비껴갔다. 제주는 전반 23분 정운의 크로스가 빗나갔다.
부천은 전반 38분 절호의 선제골 찬스를 놓쳤다. 우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이현일이 문전으로 홀로 쇄도해 머리에 맞혔지만 아쉽게 골문을 벗어났다. 양 팀은 결국 소득을 올리지 못한 채 0-0으로 전반을 마감했다.
후반 들어 양상이 바뀌었다. 제주의 거센 공격이 시작됐다. 제주는 후반 8분 주민규의 회심의 슈팅이 골키퍼 가슴에 안겼다. 이후에도 수 차례 찬스를 잡았지만 부천의 철옹성 같은 수비 벽을 뚫지 못했다.
부천은 후반 31분 바이아노를 빼고 서명원을 투입했다. 제주가 후반 추가시간 1분 일을 냈다. 우측면에서 올라온 김영욱의 크로스를 주민규가 머리에 정확히 맞히며 천금 결승골을 기록했다./dolyng@osen.co.kr
[사진] 부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