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찾은 남기일, "제주와 부천, 뜨거운 더비로 상생했으면" [오!쎈 부천]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20.05.26 21: 16

 "제주와 부천, 뜨거운 더비로 상생했으면."
부천FC1995와 제주 유나이티드가 5228일 만에 펼쳐진 역사적인 첫 연고지 이전 더비서 각본 없는 드라마를 완성했다. 제주는 26일 오후 부천종합운동장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4라운드 원정 경기서 후반 추가시간 1분 주민규의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부천을 1-0으로 물리쳤다.
남기일 제주 감독은 "오늘까지 4라운드를 했다. 리그 경기가 줄어들어서 첫 경기부터 조급했다.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1라운드 경기가 안 풀렸다. 3라운드부터 조금 풀렸다. 부천전은 2연패 뒤 부담이 큰 경기였다. 잘 짜여진 부천을 상대로 어느 정도 찬스를 많이 만들었다. 우리가 원하는 축구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무엇보다 팬들에게 오랜만에 승리를 안겨준 경기였다”고 총평했다

지금은 제주의 사령탑이지만 과거 부천SK의 핵심 선수로 활약했던 남기일 감독이다. 역사적인 첫 더비가 특별했을 터. “부천SK 시절의 좋았던 많은 추억은 프로 선수로서 즐거웠고, 굉장히 잘했다고 말씀 드릴 수 있는 부분이다. 열렬한 팬들의 성원이 있었다. 지금까지 연락할 정도로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오늘 선수들에게 닿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과거에 가졌던 좋은 에너지를 주고 싶었다. 부천이 잘하고 있으니 감독으로서 우리도 승리해야 했다. 여러가지로 좋은 에너지를 준 경기였다."
남 감독에게도 부담이 큰 한 판이었다. "경기 전에는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부천은 3연승을 달리고 있었고, 우린 1무 2패였다. 부담감과 초조함이 있는 경기였다.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무실점했고, 골을 넣고 이긴 것은 굉장히 좋았던 부분”이라는 그는 "처음 경기할 때 만감이 교차했다. 추억이 많은 운동장이다. 내가 성장한 곳이기도 하다. 여러모로 또 부천과 해야 한다. 항상 가슴 속에 추억을 안고 있다. 계속해서 부천도 우리도 잘되는 경쟁 상대, 앞으로 같이 나아갈 수 있는 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남 감독은 부천과 제주의 연고이전 더비를 통해 양 팀의 상생과 K리그의 발전을 얘기했다. “리그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부천 팬들이 뜨거운 건 사실이다. 우리도 어느 정도 부담감을 안고 시작했던 경기다. 더비도 좋고, 서로 간의 이야깃거리가 있어야 리그도 발전한다. 앞으로 계속해서 서로 상대해야 한다. 이런 이야깃거리가 많았으면 한다. 오늘처럼 좋은 경기를 하다 보면 상생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뜨거운 더비가 됐으면 좋겠다."/dolyng@osen.co.kr
[사진] 부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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