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 부천을 만나면 팬들이 있기에 더 재밌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부천FC1995와 제주 유나이티드가 5228일 만에 펼쳐진 역사적인 첫 연고지 이전 더비서 각본 없는 드라마를 완성했다. 제주는 26일 오후 부천종합운동장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4라운드 원정 경기서 후반 추가시간 1분 주민규의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부천을 1-0으로 물리쳤다.
경기 후 수훈 선수로 인터뷰실에 들어선 주민규는 “감독 및 코칭스태프, 프런트서 경기장서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다 해줬다”며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서 이번 경기만큼은 꼭 이기자고 했다. 결과를 갖고 와서 너무나 좋은 하루인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주민규는 0-0으로 끝날 것 같던 후반 추가시간 1분 역사적인 더비의 주인공이 됐다. 우측면서 올라온 김영욱의 크로스를 머리에 정확히 맞혀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했다.
제주 선수들에게도 부천과 경기는 부담감이 컸다. “(부천과 관계를) 선수들도 알고 있었기에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부담이 있었다”는 그는 "실수로 골을 넣든 먹히든 90분간 끝까지 해서 결과를 가져오자고 했다. 그라운드 안팎의 모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열정적으로 준비해서 1승을 할 수 있었다”고 승인을 밝혔다.
지난 3라운드 대전전서 2-0으로 앞서다 뼈아픈 2-3 역전패를 당한 주민규는 “역전패로 분위기가 안 좋을 줄 알았다. 안좋게 이어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부담을 안줬다.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서 운동장서 이뤄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게 터닝 포인트였다”고 남기일 감독에게 첫 승의 공을 돌렸다.
열정적인 부천 팬들의 자극과 오는 9월 19일 예정된 2번째 부천 원정길에 대해선 “부천이 아닌 어떤 팀을 만났더라도 1승이 간절했다. 1승을 해야 부담감을 떨치고 더 나은 경기를 할 수 있기에 그런 것은 신경 안썼다”며 “선수들마다 다르지만 (팬들의 자극은) 동기부여가 되고 자극도 된다. 한발 더 뛰는 계기가 될 것이다. 부천 팬들이 열정적인 걸 알고 있다. 9월에 만나면 팬들이 있기에 더 재밌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dolyng@osen.co.kr
[사진] 부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