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이전 받아들여야"...부천, 제주전 패배보다 더 아팠던 한마디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20.05.27 05: 34

"연고이전에 연연하지 말고 변화를 받아들여야죠."
부천FC는 26일 오후 부천종합운동장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4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서 후반 추가시간 1분 허용한 주민규의 헤더골에 0-1로 패했다. 
부천에게는 정말 아픈 실점이었다. 개막 3연승이 멈추면서 시즌 첫 패배를 당한 것이기도 했지만 5228일을 기다렸던 부천 팬들에게 더 큰 아쉬움을 안겼기 때문이다. 

부천 팬들에게 제주는 14년 3개월 전의 일 때문에 한이 맺혀 있는 팀이었다. 당시 부천을 연고로 했던 SK프로축구단은 2006년 2월 2일 연고지를 제주로 옮긴다고 발표했다. 
졸지에 팀을 잃은 부천 팬들은 2007년 시민구단을 창단했고 2013년 K리그2로 입성, 제주와 맞붙을 이날을 기다렸다. 14년 넘게 한 번도 공식전에서 만나지 못했기에 더욱 이겨주길 바랐다. 
이런 가운데 이날 중계에 나섰던 송재익 캐스터는 후반 경기 도중 "SK가 제주로 내려가고 부천은 FC로 바뀌고. 프로축구에서 이제 그런 환경이 바뀌는 것에 연연해선 안된다. 변화를 받아들여야지 어떻게 하나"라고 발언했다. 
이는 연고 이전으로 상처를 입었던 부천 팬들에게는 가슴에 남을 한마디였다. 실제 각종 SNS와 커뮤니티에는 송재익 캐스터의 발언을 비난하는 글로 채워졌다. 
송재익 캐스터는 1997년 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 한일전에서 "후지산이 무너졌습니다"라는 명언을 남긴 베테랑 중 베테랑이다. 하지만 이번 발언은 축구팬에 대한 배려가 없어 많이 아쉬웠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부천 팬들은 송재익 캐스터의 한마디에 쓸데 없이 5228일 동안 연고이전의 응어리를 품은 사람들로 전락해 버린 셈이 됐다. 또 부천과 제주의 라이벌에 기대감을 가졌던 이들마저 허탈하게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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