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나비 효과가 메이저리그에 퍼지고 있다.
워싱턴 내셔널스 투수 션 두리틀은 1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우리 팀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추가 임금 삭감에 직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동료 선수들과 함께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손실된 급여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사비를 모아 마이너리거 주급을 모두 보전하기로 한 것이다.
이어 두리틀은 “우리 모두 선수생활에서 마이너리거였던 시절이 있었다. 이 불확실한 시기에 주급이 그들과 가족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며 “마이너리그들은 우리 조직에서 필수적인 부분이다. 마이너리그 시즌이 취소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가장 큰 부담을 지고 있다. 우리는 그들과 함께하면서 지원을 할 것이다”고 알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각 구단들은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대규모 방출하며 긴축 재정에 나섰다. 한 달 사이 400명 이상의 선수들이 방출됐다. 워싱턴은 6월까지 마이너 선수들에 대한 추가 급여를 약속했지만 5월까지 지불된 400달러에서 300달러로 감소됐다. 이에 워싱턴 선수들이 지원금 기부에 의견을 모았다.
가장 먼저 마이너리그 기부에 나선 메이저리그 선수는 추신수였다. 추신수는 코로나19가 미국에서 급속도로 확산되던 지난 4월 텍사스 레인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선수 190명에게 각각 1000달러씩 지원했다. 총액 19만1000달러에 달하는 적잖은 금액.
추신수를 시작으로 아담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가 25만 달러, 다니엘 머피(콜로라도)가 10만 달러를 마이너리그 지원금으로 전했다. 지난달 말에는 데이비드 프라이스(LA 다저스)가 마이너리그 선수들에게 6월 한 달간 1000달러씩 전하며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프라이스에 이어 워싱턴 선수들의 마이너리그 기부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현지 기사에선 추신수의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미국 ‘USA투데이’도 1일 워싱턴 선수들의 기부 소식을 전하며 추신수를 다시 한 번 언급했다.
텍사스 트리플A 내야수 엘리 호이트는 추신수에게 지원금을 받은 뒤 감사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추신수는 “돈 걱정하지 말고 계속 야구에만 집중해라. 더 필요한 게 있으면 알려주라”는 답변을 보내 큰 감동을 선사했다.
통 큰 기부로 메이저리그의 모범사례가 된 추신수는 “마이너리그 시절을 잊지 못한다. 식비를 아껴 아들 기저귀를 사던 시절이 있었다”며 “야구 덕분에 많은 것을 누리고 있는 지금은 나도 누군가를 도와야 할 때”라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