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남성의 목을 무릎으로 짓눌러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으로 인해 미국 전역으로 시위가 번지고 있다. 시위가 약탈과 방화로 이어져 불안감을 높이는 가운데 미국에 거주 중인 한국 스타들 역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짓눌러 사망에 이르게 했다. 이 사건 이후 미국 140개 이상의 도시에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 시위가 약탈과 방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주 방위군을 투입하거나 야간 통금령을 실시하는 도시가 생길 정도로 시위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번지고 있다.
미국 전역으로 번지는 시위를 두고 현지에 거주 중인 한국 스타들도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시위 현장을 공개하고, 현지 상황을 전하며 이번 사태가 얼마나 심각하고, 충격적인지를 전하고 있다.
먼저 배우 윤현숙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밤새 헬기 소리, 사이렌 소리, 너무 무서웠고, 오늘 아침에는 유리창이 깨져 있었다. 당분간 저녁에는 안 나가는 걸로”라는 글과 시위로 인해 깨진 유리창 등을 공개했다.
이어 하루 뒤에는 실시간 방송을 통해 “아직도 밖에는 사이렌과 총소리가 난다. 결국 LA는 오늘 저녁 8시부터 내일 새벽까지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어 무섭다”고 말했다.
윤현숙은 지난 1일에도 “차에 갇혔다. 앞에서 사람들이 시위를 하기 시작했다. 조용히 시위하고 돌아가는 거니 차 안에서 기다려보겠다”는 글을 올렸다. 차 안에 있는 윤현숙은 사람들의 시위를 지켜보기는 하지만 불안감이 가득한 얼굴이다.
윤현숙과 마찬가지로 LA에 거주 중인 박은지도 시위 현황을 공개했다. 그는 지난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다. 올해는 왜 이러지. 아무 일 없길 바라는데 밤새 헬리콥터 소리와 사이렌 소리로 잠을 못 이뤘다”고 말했다.
특히 박은지는 “아 스트레스! 도둑질 폭력 시위 이 악마들. 이제 잠깐 외출도 더욱 힘들게 됐다. 폭동 없이 잘 지나가길”이라는 글을 덧붙였다. 이와 함께 사이렌 소리를 내며 시위 진압을 위해 이동 중인 군인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게재했다.
하지만 ‘악마들’이라는 표현이 문제가 됐다. 박은지는 표현을 비판하는 네티즌들에게 “평화 시위대와 약탈범은 다르다. 나는 시위대를 지지한다. 다만 그 틈을 타서 도둑질 약탈을 자행하는 이들에 대한 감정을 쓴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쿨 유리 역시 현재 LA에 거주하고 있는 상황. 유리는 “제발 함께 기도해주세요”라는 글과 함께 미국 시위와 관련된 게시물을 게재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인 방송인 서동주도 시위 현장을 전하며 심각한 상황임을 전했다.
가수 에릭남은 이번 시위와 관련한 소신을 밝혔다. 에릭남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당신의 피부색은 중요하지 않지만 이것은 당신에게 영향을 미친다. 인종차별은 죽지 않았다”며 “조지와 아흐마우드는 무분별하게 목숨을 잃은 수많은 흑인 남성과 여성이다. 청원서에 서명하고, 목소리를 높이고, 할 수 있는 일을 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에릭남은 지난 1일에도 “흑인의 목숨은 중요하다”는 캠페인 사진을 게재하며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한편, 외교부에 따르면 1일까지 미네소타주에서 10건, 조지아주 6건, 노스·사우스 캐롤라이나주 6건, 캘리포니아주 3건, 플로리다주 1건 등 총 26건의 교민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주로 한인 상점들이 기물 파손 등의 피해를 본 것으로, 인명 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