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랑' 신고은, 드디어 알아낸 '드라마의 맛' [인터뷰 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0.06.04 16: 40

첫 드라마 이후 긴장했던 배우가 드라마의 맛을 알았다. 뮤지컬과 안방극장을 넘나들던 배우 신고은의 이야기다. 
신고은은 4일 오후 OSEN과 만나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나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나쁜 사랑'은 거대한 운명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서 사투를 벌이는 여인의 이야기인 동시에, 조건 없는 사랑을 베푸는 모성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이 가운데 신고은은 주인공 최소원 역을 맡아 열연했다. 
당초 120부작으로 기획된 '나쁜 사랑'은 연장 끝에 129회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그만큼 작품을 떠나보낸 배우들의 아쉬움도 컸다. "시원 섭섭했다"는 신고은은 "드라마팀 사람들도 다 그랬는지 같이 한번 만나서 밥도 먹었다. 코로나 때문에 회식도 자제했던 터라 마지막으로 우리끼리 만나서 조촐하게 기념했다"고 밝혔다. 

배우 신고은 인터뷰. / rumi@osen.co.kr

종영 이후 신고은은 여름에 올라갈 뮤지컬 '빨래' 지방공연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그는 "공연 때문에 굉장히 예민하게 연습하고 있다. 연습 시간이 2주 뿐인데 무대 전에 '런'도 한번만 돈다. 다들 워낙 베테랑이라 저만 잘하면 될 것 같다"며 설렘과 긴장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다만 작품이 워낙 출연진 모두 신나게 움직이는 공연인 만큼 원없이 날뛰고 있다는 그다. 
작품을 끝내고 곧바로 뮤지컬을 준비할 정도로 공연에 애착이 큰 신고은이기에 '나쁜 사랑'은 시작부터 계획한 작품은 아니었다. 전작인 '강남 스캔들'을 마치고 공연을 준비하는 와중에 '나쁜 사랑' 김미숙 PD가 신고은과 미팅을 청했다. 신고은은 "미팅이나 가보자는 생각으로 갔는데 감독님이 여자 분이셨다. 마치 옛날부터 알던 언니처럼 편했고 '우먼 파워를 보여주자'는 말에 감동받아서 하게 됐다. 원래 드라마는 전혀 생각이 없다가 감독님을 더 볼 생각에 미팅을 나갔고 그게 확정된 줄도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다다음주부터 촬영이고 주인공 역할 맡아주면 된다'는 말을 들어서 감사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드라마에서 여자 감독님을 만난 건 처음이었는데 우리 감독님도 이번이 처음 입봉작이라고 하셨다. 작품, 캐릭터 얘기할 때 통하는 게 많아서 저도 이해도 잘 되고 재미있게 했다. '강남 스캔들'이 첫 주인공 드라마라 모르는 게 많았다면 이번에는 알아가면서 하니까 더 익숙하고 재미있는 게 많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 중에서도 극 초반, 최소원의 '팔방미인' 성격을 드러내는 장면은 힘주어 연기한 부분이란다. 신고은은 "다마스도 제가 직접 몰고,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도, 뜨개질 장면도 다 제가 직접 했다. 대역이 없기도 했지만 최소원이 할 수 있는 건 내가 다 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나중에는 액션 스쿨 감독님이 '연기 언제까지 할 거야. 액션 스쿨 나와'라고 하는데 정말 뿌듯했다"며 웃었다. 
다만 신고은은 "다 어설프게 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항상 목마르다"는 그는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늘 아쉬움이 남는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촬영 과정에서 함께 호흡한 배우들과의 케미스트리도 좋았단다. 이선호, 윤종화 등과는 '삼총사', '도원결의'라 불릴 정도로 서로 웃기기 바빴다고.
또한 신고은은 걸그룹 레인보우 출신 연기자 오승아에 대해 "너무 잘한다. 승아한테 배울 점이 많다"며 혀를 내둘렀다. 주 5회 방송이라 촬영 일정부터 빠듯한 연속극임에도 불구하고 오승아는 늘 전체 대본을 완벽하게 숙지해왔다는 이유에서다. 신고은은 "제가 촬영장에서 장난기도 많아서 수다도 많이 떨고 노는데 승아는 너무 열심히 해서 장난도 못 쳤다"고 말했다. 
배우들끼리 끈끈하고 존중한 만큼 코로나19에 대한 타격도 적었다는 신고은이다. 그는 "모두가 조심했다. 감독님들도 밤 늦게 술 한 잔 드시러 가는 것도 자제했고 다같이 참았다. 배우들도 '우리도 걸리면 안 된다'면서 쉬는 날에 놀고 싶어도 우리끼리만 만났다"고 말했다. 이렇듯 끈끈해진 결과 출연진은 물론 스태프들 생일까지 챙겨줄 정도였다고. 
무엇보다 신고은은 첫 주연 드라마인 '강남 스캔들'에 비해 보다 여유로울 수 있던 '나쁜 사랑'에 대해 깊이 만족했다. 그는 "'강남 스캔들'보다는 조금 더 정신 차리고 했던 것 같다"며 "전에는 정신없이 흘러갔다. 주어진 걸 하기 바빴다"고 고백했다. 이어 "이번에는 최소원에게 동화된 순간이 많았다. 연기적으로도 재미있게 했던 것 같다. 전에는 혼자서 힘든 나날을 보냈는데 이번엔 혼자 하는 게 아니니까 현장에서 주는 에너지 자체가 중요하다는 걸 많이 느꼈다"며 웃었다. 
나아가 그는 "두 번째라는 게 중요하게 작용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실수하지 않으려고 했다. 남한테 피해주지 않으려고 했다. '나 때문에 NG나지 말아야지', '나 때문에 늦어지지 말아야지', 그런 책임감이 강했다. 이번에는 내 것도 하면서 주위를 배려했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 또한 "전에 하나 해보고 나니까 겁이 없어졌다고 해야 할까. 이번엔 감독님한테 '이렇게 해볼게요'라고 말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애드리브도 많이 했다"며 웃었다. 
그런 신고은에게 '나쁜 사랑'은 "드라마의 매력을 알게 해준 작품"이었다. 그는 "제가 사실 드라마보다 뮤지컬, 공연에 애정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굳이 따지자면 공연이 70%, 드라마가 30% 정도였다. 그런데 '나쁜 사랑'을 통해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저한테는 정말 큰 변화다. 배우로서 보여줄 수 있는 건 어떻게든 다 잘해서 보여주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자평했다. 이렇듯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난 신고은의 다음 행보는 어떨까. 또 다른 연기의 맛을 알아간 그에게 귀추가 주목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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