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모르는 이청용, 울산에 동해안 더비 악몽 넘어 완승을 안기다 [오!쎈 포항]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0.06.06 20: 50

어쩌면 이청용은 울산 현대의 우승을 위해 내려온 귀인 아닐까. K리그 복귀골을 신고한 그가 울산에게 동해안 더비 완승을 안겼다.
울산 현대는 6일 오후 7시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20 KEB 하나원큐 K리그1 2020 5라운드 포항 스틸러스 원정 경기에서 이청용의 멀티골을 앞세워 4-0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울산은 승점 11점(3승 2무)로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전북 현대와 치열한 선두 다툼을 이어갔다. 반면 포항은 동해안 더비서 완패하며 승점 7(2승 1무 2패)에 머물렀다.

여러모로 울산에게 부담이 큰 경기였다. '동해안 더비'답게 팽팽한 상대 전적(울산 53승 50무 61패)도 상대전적도 상대전적이지만 울산은 유독 중요한 경기서 포항에게 발목이 잡힌 전례가 있었다.
특히 지난해는 더욱 뼈아펐다. 울산은 지난 2019시즌 우승 트로피를 '거의' 품 안에 가져 왔으나 리그 최종전 포항전서 1-4로 대패하며 전북에게 극적인 역전 우승을 허용한 바 있다.
이번 포항 원정은 지난 시즌 최종전이후 처음 가지는 동해안 더비. 지난해 악몽의 기억이 생상한 울산 선수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한 울산 관계자가 "경기 전 선수들 분위기가 평소보다 무거웠던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부담이 큰 경기였다.  그러나 이번 시즌 울산은 지난 시즌과 달랐다. 선수도 선수지만 위기의 순간에 더욱 빛나는 이청용이 있었다.
이청용은 경기 초반부터 김태환과 호흡을 맞춰 포항의 측면을 공략했다. 그는 전반 26분 주니오의 헤더 슈팅이 골대를 맞고 흘러 나오자 쇄도하며 중거리로 연결해서 자신의 K리그 복귀골이자 이날 경기의 선제골을 터트렸다.
선제골 이후 울산의 전방의 압박 축구가 더욱 거세졌다. 상대의 수비-중원 연결 고리를 막아내며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답답한 포항은 측면 돌파를 시도했으나 울산의 포백이 듬직하게 막아냈다.
기세를 탄 이청용은 매서웠다. 그는 전반 37분 이청용이 우측면서 포항 수비를 농락하며 중앙으로 치고 들어온 다음 정확한 슈팅으로 멀티골을 터트렸다. 이청용의 두 골로 인해 사실상 승부의 향방은 갈렸다.
이청용은 후반 15분 가벼운 부상으로 이동경과 교체됐다. 하지만 60분만으로도 그의 존재감은 빛났다. 울산은 이청용이 나가고 나서 2골을 더 넣으며 4-0 대승을 거뒀다.
2019년 12월 1일의 악몽을 모르는 이청용은 2020년 6월 6일의 대승을 선사하며 울산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트라우마 없는 그가 울산에게 염원하는 우승 트로피까지 안겨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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