헹가래와 도발, 그리고 화끈한 축구가 만드는 ‘명품’ 동해안 더비 [오!쎈 포항]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0.06.07 06: 14

동해안 더비는 가면 갈수록 재밌어진다.
울산 현대는 6일 오후 7시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20 KEB 하나원큐 K리그1 2020 5라운드 포항 스틸러스 원정 경기에서 이청용의 멀티골을 앞세워 4-0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울산은 승점 11점(3승 2무)로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전북 현대와 치열한 선두 다툼을 이어갔다. 반면 포항은 동해안 더비서 완패하며 승점 7(2승 1무 2패)에 머물렀다.

여러모로 울산에게 부담이 큰 경기였다. '동해안 더비'답게 팽팽한 상대 전적(울산 53승 50무 61패)도 상대전적도 상대전적이지만 울산은 유독 중요한 경기서 포항에게 발목이 잡힌 전례가 있었다.
특히 지난해는 더욱 뼈아펐다. 울산은 지난 2019시즌 우승 트로피를 '거의' 품 안에 가져 왔으나 리그 최종전 포항전서 1-4로 대패하며 전북에게 극적인 역전 우승을 허용한 바 있다.
하지만 경기 결과는 이전과 달랐다. 이를 간 울산은 전반에만 이청용이 2골을 넣으며 역대 동해안 더비 원정팀 최다골차(4골)로 대승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울산 입장에서는 너무나 통쾌하면서 포항 입장에서는 악몽으로 남을 경기였다. 김도훈 감독은 완벽하게 포항의 전술을 읽고 적극적인 중앙 압박을 통해 주도권을 잡고 대승을 이끌었다.
재미있게도 경기 후 만난 김도훈 감독은 어느 때보다 승리의 기쁨을 만끽한 모습이었다. 2017년 FA컵 우승때나 지난 시즌 전북전 승리보다도 더욱 상기된 것처럼 보였다.
김도훈 감독은 직접 종이에 승리 소감을 적어 말할 만큼 이번 포항전 대승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평소 젠틀한 인터뷰 스타일과 달리 목소리는 격양된 상태였다.
여느 때보다 긴 소감을 마친 김도훈 감독은 "지난 시즌 포항은 존중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다르다. 상대를 존중했다. 다음 경기에서도 우리가 앞선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도훈 감독은 지난 시즌 최종전서 포항이 울산 홈서 대승을 거두고 헹가래를 쳤던 사실을 말한 것이다. 당시 김도훈 감독과 선수단은 포항의 헹가래에 크게 자존심이 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 출신이지만 이번 시즌 울산 주장으로 임명된 신진호는 경기 전 미디어데이서 "경기 결과도 결과지만 상대가 우리가 조롱하는 듯한 헹가래를 해서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울산 입장과 달리 포항은 당시 헹가래는 도발이 아닌 시즌을 마무리하는 의미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포항의 주장인 최영준은 ""울산을 잡아서 헹가래를 한 건 아니고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기 때문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시즌 최종전서 시작된 포항의 헹가래와 울산의 역도발.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더해지면서 동해안 더비는 더욱 세간의 관심을 끌게 됐다. 이번 시즌 포항과 울산 중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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