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이란 숙명으로 아픔을 숨겨야했던 김용명과 이상준의 인생 이야기가 안타까움을 안겼다.
8일 방송된 SBS 플러스 '밥은 먹고 다니냐'에서 대세 개그맨 김용명과 이상준이 출연했다.
중장년층의 BTS, 17년차 대세 개그맨 김용명과 희극지왕 이상준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진호는 "우리 셋은 정말 오래됐다"면서 대학로 개그극단 때부터 함께 했다고 했다. 2002년 개그맨 지망생으로 만나 데뷔한 후에 다시 만났다고.
김용명은 "경제적인 부분이 제일 큰 산이었다"면서 극단에서 하루에 한 장 식권을 준 것으로 끼니를 해결했다고 전했다.
이진호는 "매주 월요일이 휴관이었던 극단"이라면서 "아버지께 당당하게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식권을 빌려 아버지에게 대접했던 기억이 난다"며 코끝이 찡해지는 추억으로 모두를 뭉클하게 했다. 세 사람은 "꿈을 위한 길이었지만 배고팠던 극단 생활, 그래도 좋은 추억이었다"면서 열정 만으로 힘든 생활고를 이겨냈다고 했다.
이진호와 김용명, 이상준은 "이제서야 웃음면서 얘기할 수 있어, 그 당시 힘들었다기 보다 개그를 할 수 있어 즐거웠다"고 미소지었다.
그렇게 오직 무대를 바라보며 세월을 버틴 세 사람은, 굳은 의지에도 무명시절이 녹록치 않았다고.
이상준은 공연 홍보 전단지를 돌려야했다면서 자신도 모르게 그런 시절이 위축되었다고 했다. 공연 홍보를 모두 해야했지만 아는 사람을 마주칠까 숨고 피했다고.
이상준은 "전단지 돌리는 것 대신 다른 일을 하겠다고 했으나 너만 특혜를 줄 순 없다고 하더라"면서 "그렇게 하기 싫으면 방송 데뷔를 하라고 해, 그 말에 자극을 받아 더욱 개그에 열중해 덕분에 데뷔의 꿈에 더 빨리 다가갔다"고 말했다.
김용명은 간경화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며 한으로 남은 것들에 대한 아픔을 꺼냈다.64세란 젊은 나이에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해 김용명은 "더 사실 수 있었는데, 간 이식수술밖에 남은 것이 없었다"면서 "이식 수술 적합성 검사를 하려는데 당시 의사가 수술후에도 깨어나지 못할 수 있다고 해, 수술을 할건지 이 상태로 함께 가족들과 여생을 보낼건지 제안하셨다"며 눔눌 흘렸다. 아버지의 여생이 달린 선택에서 아버지 역시 가족들과 여생을 보내기로 결정하셨다고.
아버지와 시간이 길지 않았다는 김용명은 아버지와 마지막 모습이 한으로 남는다고 했다. 김용명은 "아버지와 닮은 사람을 볼 때마다 아버지가 사무치게 그립다"면서 "아버지가 보내고 후회되는 일, '웃찾사' 녹화하느라 임종을 못 지켰다, 결국 녹화 끝나자마자 달려갔다, 방송하며 아버지를 그렇게 떠나보낸 것이 후회로 남는다"며 항상 밝기만 했던 용명의 가슴 아픈 가정사를 꺼냈다.
김용명은 "그 다음주 담담하게 녹화를 했던 형, 코미디나 개그는 사람을 웃기는 것이기 때문, 아버지를 잃고 며칠 만에 공연한다는 건 정말 잔인한 고통"이라면서 "내가 웃어도 되나 죄를 짓는 기분이었다"고 말해 모두를 먹먹하게 했다.
이상준의 가족사를 물었다. 부모님 모두 생존하시냔 질문에 이상준은 말 없이 눈물을 흘렸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이상준은 너무 어려서 아버지 얼굴에 대한 기억조차 없다고 했다. 엄마가 슬플까봐 당연한 궁금증도 지금껏 참아왔다고. 상준은 "시기를 놓치니 나이가 들어도 못 물어보겠더라"면서 친척들 애기론 교통사고라고 어렴풋이 추축하고 있다고 했다.
이상준은 "친구들 시선이 싫었다, 어머니 혼자 오는 것이 창피해 어머니를 졸업식에도 못 오게 했었다"면서 "초등학교를 지나 대학생이 됐을 때, 친구 졸업사진에서 뒤에 서있는 어머니 사진을 발견했다"며 한 없이 눈물을 흘렸다.
몰래 아들의 졸업식을 찾아왔다는 것을 10년이 지나서야 우연히 알게됐다며 눈물을 참지 못 했다. 아들이 상처가 될까 멀리서 바라봤을 어머니를 생각하면 죄송한 마음 뿐이라고. 이진호와 김용명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이후 이상준은 더욱 어머니에게 조심스러워졌다며 어머니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대세 개그맨인 두 사람은 그 다음 꿈에서 얘기를 꺼냈다. 두 사람은 "죽는 순간까지 웃기는 사람이었다고 남고 싶다"고 말해 더욱 더 뭉클함을 안겼다. 개그맨이란 숙명을 안고 대세 개그맨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는 두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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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밥은 먹고 다니냐' 방송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