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다 갖춘 집? 꿈속의 집이죠". 원더걸스 출신 우혜림과 태권도 선수 신민철 커플이 '부러우면 지는거다'에서 예비 부부로서 신혼집 동상이몽을 공개했다.
8일 밤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부러우면 지는거다(이하 약칭 부럽지)'에서는 치타 남연우, 지숙 이두희, 최송현 이재한, 우혜림 신민철 커플의 일상이 공개됐다.
이 가운데 이날 '부럽지'에서는 우혜림과 신민철이 결혼식을 앞두고 신혼집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연애 81개월 차, 연인으로서 오랜 시간 보내온 두 사람에게도 결혼 과정에서 가장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신혼집은 가장 예민하고 중요한 사안이었다.
이에 신민철은 "솔직히 이제 얘기해야 한다. '얼마짜리' 집에서 살고 싶은지"라고 콕 집어 언급하며 자산 상황에 대해 터놓고 밝혔다. 그는 "모아둔 돈이 2~3억 원 정도 있다"고 했고, 혜림은 "지금 살고 있는 전셋집 보증금이 2억 5000만 원 정도"라고 했다.
단, 혜림의 전셋집 보증금 중 절반은 신민철이 보태준 것이었다. 이에 혜림은 "흔히 아이돌이라고 하면 '건물주 됐다'는 말이 많아서 돈이 많을 거라고 생각하는데"라며 그렇지 못한 자신의 상황에 미안함을 토로했다.
그는 "원더걸스가 잘 된 건 '텔 미(Tell Me)', '노바디(Nobody)' 때였는데 나는 그 때 없고 이후에 들어갔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오히려 신민철은 혜림에게 "자기가 대학 등록금, 생활비 다 벌어서 내지 않았냐. 그때 나는 한번 더 반했다. 그게 대단한 것 같다"고 말하며 기죽은 혜림을 위로하고 치켜세웠다.
두 사람이 툭 터놓고 고백한 결과, 혜림과 신민철의 예산은 전세 보증금을 포함해 4~5억 원 정도였다. 이어 두 사람은 각자 원하는 신혼집에 대한 조건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신혼집 조건에서는 이견이 존재했다. 신민철은 서울에서도 일터도 가깝고 동선도 편리한 송파, 잠실 쪽을 원했다. 반면 혜림은 결혼 후에도 졸업까지 1년 여의 시간이 남은 만큼 학교와 같은 서울에서도 이문동 쪽을 선호했던 것.
각자 동선이 전혀 다른 만큼 타협하지 못한 지점이 생긴 상황 두 사람은 아파트나 빌라를 따지지 않는 대신 화장실 2개, 욕조 필수, 방 3개, 해가 잘 들어오는 집 등 구체적인 조건 등을 설정했다.
이윽고 두 사람은 부동산 중개인을 찾아가 구체적으로 원하는 집들을 이야기했다. 중개인은 "두 사람이 원하는 기준의 집을 구할 수는 있다. 그러나 예산에 맞추려면 연식이 10년 이상이고, 신축이면 예산이 8억 원 대 이상으로 올라간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조건을 맞추면서 오래됐어도 관리가 잘 된 집은 꿈속의 집이다"라고 단언해 실소를 자아냈다.
본격적으로 집을 둘러보는 가운데, 첫 번째 집으로 신축에 모든 조건을 만족한 집이 등장했다. 널찍한 구조가 단번에 혜림의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들며 '꿈속의 집'으로 꼽혔다. 하지만 단 하나 예산이 어긋났다. 매매가로 예산을 두배나 초과한 11억 원대였던 것. 같은 건물의 두 번째 매물은 전세 가격에 5억 7000만 원 대에 형성됐으나 주방이 '꿈속의 집'에 비해 좁았고, 그 마저도 예산을 초과한 터라 전세 대출을 필요로 했다.
이에 혜림과 신민철은 20년 동안 부동산 중개인으로 일한 신민철 이모의 도움까지 받아 또 다른 매물들을 물색했다. 뒤이어 등장한 집은 신축은 아니었으나 깔끔한 인테리어에 방 4개로 널찍한 구조를 자랑했다. 다만 복도식 구조가 신혼집보다는 아이돌 숙소를 연상케 해 아쉬움을 남겼다.
앞선 매물들이 신민철이 원했던 송파, 잠실 쪽과 가까운 둔촌동과 성내동 일대였던 터. 이번엔 혜림이 원하는 이문동으로 향했다. 혜림은 재학 중인 '외국어대학교' 표지판이 보이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편안한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이 찾은 매물은 깔끔하고 채광도 좋고 가격도 3억 원 대로 예산 안에서도 저렴했으나 베란다가 없고 방이 2개 밖에 없어 역시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신민철 이모는 "모든 걸 다 갖춘 완벽한 집은 없다"며 우선순위에 따라 포기하는 법을 조언하기도 했다.
많은 신혼집 후보들을 둘러보고 혜림의 집으로 돌아온 저녁, 두 사람은 피자에 맥주를 허겁지겁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혜림은 "아직 꿈속의 집, 그 꿈에서 못깼다"고 말하면서도 "굳이 빚 지면서 그렇게까지 살 필요가 있을까 싶다"는 신민철의 말에 동의했다. 두 사람은 "다 하나씩 아쉬운 건 있는 것 같다"고 입을 모으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이 가운데 혜림이 묘수를 냈다. "내가 학교를 졸업해야 하니 오빠가 1년 만 우리 집에 들어와서 살면 어때?"라고 제안한 것. 현재 살고 있는 혜림의 전셋집에서 신혼집을 시작하자는 것이었다. 방 3개에 화장실도 2개, 혜림의 학교와도 가까운 터라 예산과 이사를 당장 고민할 필요가 없는 혜림이 생각한 최선의 대안이었다. 이에 '부럽지' MC 군단도 혜림이 '꿈속의 집'을 포기한 것을 강조하며 입을 모아 찬성했다.
하지만 신민철이 "신혼집을? 안 되지"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신혼은 새로운 출발이잖아"라며 혜림과 새로운 장소에서 새출발하고 싶음을 강조했다. 빅스 라비는 "오래 사귄 만큼 새로운 공간에서 시작하고 싶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신민철의 의견에도 공감했다. 혜림은 거듭 신민철에게 애교 섞인 표정과 몸짓으로 설득하고자 애썼고, 신민철은 "고민해볼게"라며 한발 물러나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햇수로만 7년 여의 열애를 이어온 혜림과 신민철이지만 현실과의 타협점까지 속속들이 한몸처럼 일치할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현실의 조건과 실현 가능한 점들을 자세히 공유하며 나름의 타협점과 합리적인 대안들을 찾아나갔다. 그 모습은 실제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들의 모습과 다름 없었다. 다만 큰 다툼 없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모습 혹은 혜림의 애교와 신민철의 녹는 모습이 부러움을 자아냈다. '부럽지'가 혜림, 신민철 커플의 신혼집 동상이몽으로 다시 한번 시청자들에게 기분 좋은 부러움을 선사했다.
/ monamie@osen.co.kr
[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