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외국인 투수 애드리안 샘슨(29)에게 6월9일은 여러모로 의미 있는 날이다. 1년 전 이날 메이저리그에서 완투승을 거뒀고, 올해는 KBO리그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샘슨은 지난 9일 사직 한화전에서 6⅔이닝 9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3실점 역투로 롯데의 승리를 이끌었다. KBO리그 데뷔 3경기 만에 첫 승 신고. 부친상으로 미국에 다녀온 뒤 2주 자가격리를 거쳐 뒤늦게 시즌을 시작한 샘슨은 앞서 2경기에서 불안감을 씻고 적응 가능성을 보여줬다.
샘슨은 정확히 1년 전 이날 ‘메이저리그 완투승 투수’였다. 한국시간으로 지난해 6월9일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이었던 샘슨은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홈경기 더블헤더 2차전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이날 9이닝 동안 109개 공을 던진 샘슨은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완투승했다. 당시 완투승 직후 팀의 리더인 추신수와 진한 포옹을 하며 기쁨을 나눴다. 엘비스 앤드루스 등 텍사스 동료들로부터 축하 물 세례를 받으며 인생 최고의 날을 보냈다.
그로부터 정확히 1년이 흐른 6월9일 샘슨은 추신수의 고향인 부산 사직구장 마운드에 섰다. 7회 3점을 내주긴 했지만 6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으며 첫 승을 따냈다. 메이저리그 완투승 못지않게 샘슨에겐 의미 있는 승리였다.
이날 경기 후 만난 샘슨은 “오늘이 1년 전 완투승과 같은 날인 줄 몰랐다”며 웃은 뒤 “메이저리그라는 큰 무대에서 완투승을 한 날이라 절대 잊지 못한다. 그날 텍사스가 애드리안 벨트레의 영구결번(29번) 행사를 한 날이라 더 기억에 남는다”고 떠올렸다.
이어 샘슨은 “한국에서 첫 승도 1년 전 완투승 못지않게 기쁘다. 오늘도 5회까지 (투구수 51개라서) 완투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완투는 하지 못했지만 승리를 했으니 기분 좋다”며 “아버지가 살아 계셨더라면 늦은 시간까지 경기를 라이브로 보면서 제일 먼저 축하 메시지를 보냈을 것이다”고 지난달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그리워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 시즌을 소화한 ‘현역 빅리거’였던 샘슨은 올해 롯데의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다. 부친상으로 인해 시즌 스타트는 늦었지만 점차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샘슨은 “아직 완전 베스트 상태는 아니지만 조금 더 몸을 만들면 구속도 상승할 것이다”고 자신했다. 지난해 빅리그에서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8.9km였던 샘슨은 이날 최고 147km, 평균 145km까지 구속을 높였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