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시간' 정진영 감독 "조진웅, 캐스팅 거절할 줄 알았는데 믿어줬다" [인터뷰②]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0.06.11 11: 46

정진영 감독이 주연 배우 조진웅에게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11일 오전 서울 삼청동 슬로우파크에서는 영화 '사라진 시간'을 연출한 정진영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 '사라진 시간'(각본감독 정진영, 제공배급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다니필름)은 의문의 화재사건을 수사하던 형사가 자신이 믿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충격적인 상황과 마주하면서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출신인 정진영은 지난 1988년 연극 '대결'을 통해 연기를 시작했으며, 33년 차 베테랑 배우에서 처음으로 연출에 도전했다. '사라진 시간'은 오랜 기간 꿈꿔왔던 영화 감독에 도전한 그의 감독 데뷔작이다. 그런 정진영을 위해서 후배 조진웅부터 배수빈, 정해균, 차수연, 이선빈, 신동미, 장원영까지 다채로운 매력의 배우들이 의기투합했다. 
정진영은 각본 및 감독을 맡았고, 시나리오 구상을 시작할 때부터 조진웅을 머릿속에 주인공으로 그리며 집필했다. 조진웅은 '사라진 시간'의 형구 캐릭터에 최적화된 0순위 배우였다. 정진영 감독은 평소 작품을 통해 봐왔던 조진웅의 액션이나 말투 등을 떠올리며 캐릭터를 구상했고, 조진웅은 시나리오를 받은 지 하루만에 출연을 결정하면서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그는 "시나리오를 처음 보여준 사람이 조진웅"이라며 "초고를 쓰자마자 진웅 씨한테 보냈는데 하루만에 출연하겠다고 답이 와서 너무너무 고마웠다. 그래서 '시나리오 어떠니? 어렵지 않니?'라고 물어봤는데, '뭐가 어려워요. 딱 제 얘기인데요' 그러더라. 보통의 경우 주연 배우한테 의견을 물어보고, 수정해주는 경우도 있다. '어디 손을 볼까?'라고 했더니, '제가 나온 부분은 토씨 하나도 바꾸지 마세요'라고 했다. 그때 정말 행복했다. 그가 한다고 결정해 준 것도 고마웠지만, 내 이야기를 믿어준 게 고마웠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정진영은 배우 조진웅을 비롯해 이준익 감독, 김유진 감독 등에게 시나리오를 보내면서 피드백을 부탁했다. 
이어 "주연으로 조진웅을 캐스팅 했다는 건 어깨가 으쓱한 부분"이라며 "그때부터 이준익 감독님한테 '책 보여드릴게요'라고 했다.(웃음) 감독님이 직접 내 사무실로 와서 정자세로 집중해서 보시더라. 뭐라고 하실지 긴장했는데, '좋은 시나리오다. 그런데 영화로 만들어졌을 땐 평가가 분명히 엇갈릴 수 있다. 그건 네가 감당해야 된다'고 하셨다. 그 이야기 마저도 믿어주셔서 감사했다. '약속' 김유진 감독님은 정통 어법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틀림없이 욕 먹을 줄 알았는데, '네가 이런 얘기를 쓸 줄 몰랐다'고 하시면서 좋다고 하셨다. 정말 놀랐고 큰 힘이 됐다. 많은 분들이 날 믿어줬고, 그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정진영 감독은 조진웅에 대해 "하루만에 확답을 주니까 용기백배였다"며 거듭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정진영 감독은 "조진웅한테 '내가 하자고 해서 하는 거 아니지?'라고 하니까 '미쳤습니까? 그런 식으로 흔들리지 않는다'라고 하더라. 솔직히 시나리오 줄 때는 '캐스팅 될 확률이 5%나 될까' 싶었고, 줄까 말까 망설였다. 그런데 만약에 안 주고 나서 후회할까 봐 줬다. 처음부터 진웅 씨를 모델로 글을 썼고, 빨리 거절 당하고 넘어가자는 마음이었는데, 모든 배우들이 대부분 단번에 출연한다고 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배우 출신이다 보니까 여기저기서 품앗이 느낌으로 특별 출연을 해준다고 연락이 오더라. 영화 설정상 익숙한 얼굴이 나오면 안 되기 때문에 고사했는데, 관심 가져주고 응원해줘서 진심으로 고마웠다"며 미소를 지었다.
한편, '사라진 시간'은 오는 1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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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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