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당) 밖에 있는 게 처음엔 답답했는데 편해졌다”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11일 오후 방송된 SBS플러스 ‘이철희의 타짜’에 출연해 “복당은 시기의 문제고 들어가야 한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섭외 단계부터 대본 없이 방송할 것”이라는 게 출연의 유일한 조건이었던 홍준표 의원은 이날 방송에서 솔직하고 과감한 발언으로 이철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웅 미래통합당 의원, 김한규 변호사와 소통했다.
홍준표 의원은 역시 정치 9단의 고단수였다. 무슨 질문을 받든 당황하지 않고 막힘 없이,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무엇보다 자신만의 유머가 가미된 솔직 화법으로 정치 현황 및 정치 인생을 밝혔다.
이날 홍 의원은 “별명 부자인데 어떤 별명이 제일 좋냐”는 질문을 받고 “홍반장”이라며 “제가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반장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홍반장이라는 말이 좋다”고 답했다.
반면 “그러면 제일 싫은 별명이 무엇이냐”는 추가 질문에 “내가 싫다고 해서 그 별명이 없어지는게 아니다”라며 “홍갱이는 좌파들이 부르는 말”이라고 응수했다.
이날 홍 의원의 가치관을 접할 수 있었다. 그는 "정당은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모인 것”이라며 "같은 구성원들끼리 같은 가치를 공유하지 않은 게 문제라고 본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홍 의원은 “보수 우파에서 중요시 하는 게 품격이다. 지금 야당이 품격을 찾을 때가 아니다. 개싸움을 해야할 땐 개싸움을 해야 한다”는 자신만의 정치신념을 전했다. 그러면서 “조국 사태를 두고 야당 비판론으로 가버렸다”고 국회의원선거에서 미래통합당이 패한 이유를 분석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홍 의원은 “황교안 전 대표는 아주 착하다. 그러나 그의 정치력을 얘기하는 건 넌센스”라며 “복종 체계 하에서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를 했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정치판에 들어와서 정치하는 게 힘들다”고 평가했다.
또한 홍준표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한 아방궁 발언’에 대해 “사저 자체를 아방궁이라고 표현한 게 아니다”라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당시 이같은 발언을 했던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한편 이날 이철희 전 의원, 김웅 의원, 김한규 변호사가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 출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 의원은 “이해찬, 김종인이라는 고수들이 만나니 핵심적인 멘트로 간 거 같다. 서로 악연인데 만나서 덕담할 게 있느냐”라고 두 사람의 회동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이어 ‘청년 정치를 하는 사람이 과연 청년을 대변하는 사람인가’라는 김 의원이 의문에 김 변호사는 “청년 정치인 몇 명이 국회로 들어온다고 해서 청년 정치가 되는 건 아니다”라고 청년 정치에 관한 논쟁을 마쳤다.
이철희, 김웅, 김한규의 케미스트리가 예상 밖이다. 발언 능력이 상당히 뛰어날 뿐만 아니라 토론에서 ‘치고 빠지는’ 타이밍이 좋다. 짧은 시간 안에 상대방의 빈틈을 찾아내는 능력, 상대에 맞춰서 발언하는 스타일이 탁월하다. 앞으로 등장할 다양한 현안에 대해 객관적 시선을 유지하면서도 명쾌하고 재미있는 분석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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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철희의 타짜'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