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한 1번타자 없다.
KIA 타이거즈의 공수 복덩이 김호령(28)이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기록으로 증명이 된다. 12일 현재 타율은 35타수 14안타, 4할이다. 홈런 2개, 2루타 3개에 3루타도 2개나 있다. 13득점에 6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 4할7푼5리, 장타율 7할7푼1리이다. OPS가 1.246에 이른다.
40타석에서 나온 성적이라 변별력이 떨어질 수 있고, 나중에는 평균으로 수렴하다고 해도 대단한 성적임에는 분명하다. 6월2일 광주 롯데전부터 김호령이 1군에 가세하면 공격은 활발해지고 수비는 안정되었다. 타선의 응집력이 강해졌고, 빈틈이 많았던 중견수 자리는 더 이상 취약존이 아니었다. 맷 윌리엄스 감독이 "더 이상 바랄게 없다"고 말할 정도이다.
김호령은 복귀와 동시에 선발출전한 경기에서 모두 출루와 득점에 성공했다. 리드오프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손가락 통증으로 지난 9일 수원 KT전은 후반 중견수 대수비로 들어가 타격을 하지 않았다. 이 경기를 제외하고 선발출전해 타격을 행한 9경기 모두 안타와 출루, 득점을 이루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김호령을 1번타자로만 기용했다. 개막 후 마땅한 1번 타자가 없어 고민이었다. 박찬호, 최원준 등을 활용했지만 공격의 물꼬가 터지지 않았다. 김호령이 부상을 털고 가세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리드오프로 기용했다. 김호령은 첫 타석 초구 홈런으로 응답하며 맹활약을 이었다.
과제는 불리한 카운트에서 변화구에 대한 대처능력이다. 40타석에서 삼진 12개를 당했다. 대부분 볼카운트 2B-2S 혹은 1B-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변화구에 당한 것이다. 스스로 "변화구에 대한 대응력을 키워야 한다"는 가가 진단도 내놓았다. 공수에서 워낙 출중한 기여도를 보여 높은 삼진률을 가리고 있다. 앞으로 상대들이 더욱 집요한 공략을 해올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김호령의 타격은 예전과는 달라졌다. 노림수가 좋아져 변화구를 노려쳐 장타를 만들어내는 능력도 보여주고 있다. 스윙 궤도도 바꾸어 장타도 곧잘 만들어내고 있다. 김호령은 평소 "타격은 2할6푼~7푼만 해도 된다. 수비를 감안하면 3할5푼 정도 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만큼 수비 기여도가 탁월하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이제는 '타격도 잘하는 김호령'이라는 말을 듣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