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레전드들이 K리그를 이끌고 있다.
김도훈 감독이 이끈 울산현대는 13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0 6라운드’에서 후반 42분 주니오의 극적인 결승골이 터져 성남FC를 1-0으로 이겼다. 4승2무의 울산(승점 14점)은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성남(2승2무2패, 승점 8점)은 2연패에 빠졌다.
90년대 한국축구의 대표공격수였던 김도훈 감독과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인공 김남일 감독은 손꼽히는 선후배 관계다. 올해 김남일 감독이 성남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이날 울산에서 첫 지도자 간 맞대결이 성사됐다.
이날 성남은 5라운드까지 경기당 2.6골을 터트렸던 울산을 후반 42분까지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하지만 김도훈 감독의 후반 교체카드가 적중하며 승리는 울산이 가져갔다.
냉정하게 승패를 따지는 프로의 세계지만 두 감독은 경기 후 덕담을 주고받았다. 김도훈 감독은 “(김남일 감독은) 많이 좋아하는 후배다. 지도자를 하면서 같이 할 기회가 있으면 하자고 했다. 감독으로서 역할을 잘하고 있어서 보기 좋다. (성남이) 승점 1점 가져갈 수 있는 상황에서 (울산이 이겨) 미안하다고 했다. 다음 경기 승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배로서 (김남일 감독이) 팀을 잘 만들고 리드하고 있어서 칭찬해줬다. 성남이 수비에서 굉장히 좋다”며 후배를 칭찬했다.
울산을 괴롭힌 성남의 견고한 수비는 김도훈 감독도 인상적으로 봤다. 김 감독은 “성남의 최소실점이 그것을 말해준다. 수비를 튼튼하게 한 이후에 역습을 한다. 아주 교과서적으로 잘한다. 성남은 내가 몸 담았던 팀이다. 울산에서 간 선수들도 많다. 김남일 감독이 잘하고 있어 선배로서 흐뭇하다”며 덕담을 건넸다.
김남일 감독도 “지든 이기든 경기는 많이 남아있다. 선수들에게 일희일비하지 말자고 했다. 경기를 하다보면 질수도 있다. 연연하지 않고 고개를 숙이지 말라고 했다. 다음 경기 준비를 잘하겠다”며 선배에게 한 수 배웠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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