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 게임 장르의 꽃은 무엇일까. VR(가상현실) 기기가 등장하는 등 플랫폼이 끊임없이 확장하고 있지만 슈팅 게임계의 메인은 FPS가 아닐까 한다. 1인칭 슈팅 게임(First Person Shooter, FPS)은 타 장르에 비해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시야각이 좁기 때문에 승리를 위해선 소리, 움직임을 주의깊게 파악해야 하며, 이는 적절한 긴장감과 재미로 이어진다.
이러한 FPS의 선두 주자는 밸브의 ‘카운터 스트라이크’ 시리즈다. 지난 2000년 시리즈 첫 작품이 게임계에 등장한 이후 ‘카운터 스트라이크’는 FPS 시장을 그야말로 지배했다. 특히 4번째 타이틀인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CS:GO)’는 게임 판매, e스포츠 모두 상당한 실적을 올렸다. 지금도 많은 선수들이 CS:GO 종목의 챔피언이 되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카운터 스트라이크’ 시리즈의 아성에 도전하는 타이틀이 등장했다. 바로 라이엇 게임즈의 FPS 신작 ‘발로란트’다.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발로란트’는 정확한 사격 능력을 요구하는 시스템에 스킬을 더해 특색을 갖췄다. 세간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하이퍼 FPS ‘오버워치’와 CS:GO가 합쳐진 게임이라고 평가한다.
지난 5월 5일 ‘발로란트’의 CBT가 시작된 이후 기자는 직접 게임을 경험해봤다. 나름 ‘스페셜포스’ ‘오버워치’를 거쳐 ‘배틀그라운드’까지 발을 담갔지만 ‘발로란트’의 난이도는 더 높았다. 이에 기자는 전문가들에게 SOS를 요청했다. 기자의 요청에 답한 전문가는 젠지 소속으로 활동 중인 ‘윤루트’ 윤현우와 ‘에스더’ 고정완이다.
욕심 금물… 맵 익힐 수 있는 요원 선택 중요
지난 5월 21일 기자는 젠지 사옥을 방문해 ‘윤루트’와 ‘에스더’를 만나 ‘발로란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FPS 하수인 기자로서는 두 고수들이 등장하자 벌써 물어볼 것이 산더미처럼 생각났다. ‘윤루트’ ‘에스더’가 누구인가. ‘배틀그라운드’ 종목을 주름잡았던 거물들이다.
기자는 먼저 스스로를 돌아보며 초보자에게 어울리는 요원을 물었다. 그간 게임에서 기자는 주워들은 정보를 활용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던 ‘세이지’ ‘브리치’ 등을 선택했다. ‘세이지’는 회복, ‘브리치’는 대치전에 특화되어 있는데, 모두 난이도는 높은 편이다. 적절한 스킬 사용이 없다면 팀 기여도는 매우 줄어든다.
두 전문가는 모두 맵 파악을 쉽게 할 수 있는 요원을 추천했다. 맵 구조를 익히게 된다면 초보자를 탈출하면서 자연스레 실력이 향상된다는 판단이다. 먼저 ‘윤루트’가 꼽은 초보자용 요원은 ‘사이퍼’다. ‘사이퍼’는 함정, 스파이캠을 활용해 두방향의 길을 모두 방어할 수 있는 요원이다.
“‘사이퍼’의 가장 큰 장점은 바디 체크를 안해도 된다는 것이다. 카메라를 적재적소에 설치해 미리 시야를 확보해 둘 수 있으며, 한쪽 길목에 함정을 깔아두면 다른 방향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다. 궁극기 ‘신경절도’ 또한 적의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이라 팀에 큰 도움이 된다.(윤루트)”
‘에스더’는 ‘브림스톤’과 ‘피닉스’를 지목했다. 두 요원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에스더’는 “‘브림스톤’은 연막탄을 3개나 지닐 수 있다. 공격-수비 진영에서 플레이 해보며 스킬을 적재적소에 사용해보면 ‘발로란트’의 뇌지컬을 키울 수 있는 요원이다. ‘피닉스’는 생존용 스킬이 많기 때문에, 초보자들이 부담없이 맵과 게임을 익힐 수 있다”고 말했다.
초보 티를 벗어난 유저들은 ‘세이지’ ‘소바’를 비롯해 ‘브리치’ ‘오멘’ ‘레이즈’ 등 고수들이 뽑은 0~1티어 요원을 연습해보면 된다. 다만 ‘윤루트’ ‘에스더’는 모두 코리안 닌자, ‘제트’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제트’는 누구인가. 연막, 이동 스킬에 맞추면 원턴킬이 가능한 궁극기 ‘칼날 폭풍’까지 충(蟲)적인 모든 요소를 갖췄다.
한방 역전이 가능한 요원이지만 ‘제트’는 약점이 너무 많다. ‘윤루트’는 “‘순풍’ 스킬은 1번 사용하면 2킬을 채워야 다시 쓸 수 있다. 코리안 닌자 답지 않게 기동성이 제한되어 있다”며 “자매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와 비교하면 ‘야스오’ 같은 요원이다. 난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평균 능력치가 좋은 ‘피닉스’ ‘레이지’를 사용하는 것이 더 낫다”고 귀띔했다.
생각보다 복잡… 플레이-맵 꿀팁은?
요원에 대한 기본 개념이 잡힌 기자는 이어 플레이, 맵에 대한 꿀팁을 전수 받았다. 기자를 위해 플레이는 ‘에스더’가 직접 연습장에서 시연했다. 잠깐 손을 푼 ‘에스더’는 ‘발로란트’ 초보인 기자가 유의해야 할 점을 설명했다.
적을 맞추기 위한 첫번째 소양은 ‘브레이킹’이다. FPS의 필수 요소인 ‘브레이킹’은 움직이다가 적을 발견했을 때, 순간적으로 반대편 이동 키를 눌러 총구를 고정시키는 기술이다. 벌어진 에임이 순간적으로 한곳에 모인다. ‘윤루트’에 따르면 ‘발로란트’는 판정이 후한 편이지만 정확하게 목표에 타격하기 위해선 ‘브레이킹’을 연습하는 것이 필요하다. ‘윤루트’는 “점점 맞기 시작한다면 게임에 재미를 붙일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고수들의 다음 꿀팁은 탄착점 확인이다. 타사 게임의 경우 반동으로 총구가 올라가도 조준선 중앙에서 총알이 발사되지만 ‘발로란트’는 다르다. 조준선 기준 총알이 위로 가는 경향이 강해 이를 신경쓰며 반동을 잡아야 한다. ‘에스더’는 “패턴을 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총알 방향도 신경써야 한다”며 “훈련장에서 끌어치기, 반동제어, 머리 조준 등을 연습해보면 실전에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CBT까지 공개된 ‘발로란트’의 맵은 스플릿, 바인드, 헤이븐 등 총 3개다. 맵을 아직 정확히 알지 못하는 기자에게 쪽집게과외는 다소 무리였으나 ‘윤루트’ ‘에스더’ 두 전문가는 눈높이를 맞춰 보편적인 공략법을 알려줬다. 먼저 공격 진영에 속한 플레이어는 ‘연막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특히 헤븐(2층)의 저격수를 막기 위해 해당 지역의 시야를 차단하는 것은 필수다.
스플릿 맵의 요충지는 중앙 지역 삼거리다. 공격-수비 진영 모두 삼거리를 확보한다면 승리를 쉽게 따낼 수 있다. 초보자들이 골머리를 앓는 헤이븐 맵은 수비할 곳이 3군데나 된다. 수비법에 대해 ‘에스더’는 “C지역, 문, B지역, A숏, A롱에 모두 1명씩 배치해야 한다”며 “적들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고 유기적으로 이동해야 방어하기 용이할 것이다”고 전했다.
에필로그
모든 교육이 끝나고 기자는 ‘윤루트’ ‘에스더’와 함께 직접 ‘발로란트’를 플레이하며 배웠던 것을 복습했다. 초보자에게 알맞는 ‘피닉스’ 요원을 고른 뒤 ‘브레이킹’ ‘탄착점 확인’ 등을 신경쓰며 적들을 조준했다. 라운드가 지나면서 긴장이 풀리자 플레이는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다. 두 고수들의 지휘 아래 적팀들은 낙엽처럼 쓰러졌고, 경기는 13-7 승리로 마무리됐다.
‘발로란트’ 체험기를 마치며 ‘윤루트’ ‘에스더’는 게임에 대한 자신들의 느낌을 전했다. 두 사람이 꼽은 ‘발로란트’의 장점은 팀플레이, 접근성이다.
“‘발로란트’는 5명이서 팀워크를 맞춰야 승리를 쟁취할 수 있는 게임이다. 기존 FPS의 시스템을 차용한만큼 익숙하게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스킬을 적재적소에 잘 활용한다면 좀더 재미있는 ‘발로란트’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윤루트)”
“정통 FPS 느낌으로 등장했지만 난이도가 높다는 생각은 안한다. 일반 유저들이 조금만 더 시간을 투자한다면 재밌게 ‘발로란트’를 플레이할 수 있을 것 같다. 추후 대회가 정착된다면, 스킬 조합 및 카운터 등 볼거리도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에스더)”
/lisco@osen.co.kr, 사진=젠지 제공
* 이 콘텐츠는 ‘월간 OSEN+’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