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밴텀급 최강의 파이터 김수철(29, 원주 로드짐)이 3년 전 은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군 복무에 대해 솔직히 말했다.
김수철은 ROAD FC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가오형 LIFE’ 코너에 출연했다. 해당 영상은 지난 15일 업로드 됐으며, 김수철이 ‘스승’ WFSO 정문홍 회장에게 군 복무, 은퇴 이유에 대한 것을 얘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수철은 중학생이던 시절부터 정문홍 회장에게 격투기를 배웠다. 20살인 2010년에 라이징 온 페더급 챔피언이 되며 최연소 해외 단체 챔피언 등극했다. 이후 2012년 원 챔피언십 밴텀급 초대 챔피언을 차지했고, 2017년에는 ROAD FC 밴텀급 챔피언에도 오르며 아시아 3개 단체 챔피언이라는 커리어를 쌓았다.
아시아에서 최강으로 평가받던 김수철은 2017년 ROAD FC 연말 시상식에서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은퇴 이유는 “쉬고 싶다”고 짧게 말해 궁금증을 낳았다. 이후 김수철은 3년이 흐르는 동안 종합격투기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고, 지난해 12월 굽네몰 ROAD FC 057에서 그래플링 매치에만 출전했다.
많은 팬들과 격투기 관계자들이 김수철의 복귀를 바라는 가운데 김수철이 복귀를 결심했다. 그리고 은퇴 이유와 군 복무에 대해서 솔직하게 말했다.
김수철은 “운동하면서 편안하게 지냈다”며 “(격투기를 위한) 텐션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챔피언이 되고 나서도 풀지 않고 유지를 한 상태에서 매일 운동하면서 강박관념에 사로잡혀서 살았다. 무엇이든지 시합에만 올인을 하는 생활 패턴을 계속 유지하다가 그 당시에 잘 못 버텼던 것 같다. 운동하는 것 외에는 의욕이 없었다. 여자친구와 미래에 대해 얘기를 하다가 여러 생각이 겹치면서 거품 물고 쓰러졌다”며 지난 일에 대해 입을 열었다.
제자인 김수철이 쓰러지자 정문홍 회장은 미련없이 끝내자고 했다. 선수 커리어보다 제자의 건강이 최우선이었기 때문이다.
정문홍 회장은 “그냥 끝내자. 여기까지 했으면 됐다. 욕심을 내면 한도 끝도 없다고 얘기했다. 격투기 선수로서 우리 시대 때는 잊히지 않는 선수로 남을 수 있으면 우리로서는 (할 수 있는 건) 다 한 거다. 더 욕심부리지 말자”고 말했다.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며 김수철은 이전보다 상태가 양호해졌다. 자신에게 공황장애를 안겨준 운동이 공황장애를 호전시키는 역할을 했다.
김수철은 “(공황장애가 호전된 이유가) 운동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독이 되기도 했지만, 약이 됐다고 생각하는 게 그 당시에는 항상 힘을 주고 다니고, 정신을 집중했다면 지금은 편안하게 운동한다. 가볍게 근처 산을 뛰거나 자전거를 타면서 경치도 구경하면서 다니고, 주변 친구들과도 많이 운동했다. 웨이트를 해도 주변에 여자친구도 있고, 동생들도 있고, 형님들도 있고 하니까 이런 상황에서는 편안하게 운동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됐다”고 말했다.
군 복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수철은 1991년생으로 우리나라 나이로 올해 30세다. 김수철과 정문홍 회장은 공익이든, 현역이든 빨리 군 복무를 하려고 했지만, 군대를 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김수철은 “재신검 날짜가 나와서 은퇴하기 전에 쓰러지고 나서 가니까 병무청에서도 ‘수철씨는 받아줄 데가 없어요’라고 하더라. 군대는 4급이 나온 상태다. (가려고 하는데) 나이도 있고, 병력도 있어서 불러주는 데가 없다. 공익이든, 현역이든 빨리 가려고 했는데, 가더라도 치료하고 가야 해서 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로드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