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 "배종옥・신혜선에게 도움 받았다..허준호 따뜻해"[인터뷰③]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0.06.21 14: 00

 (인터뷰②에 이어) 지적 장애인을 연기한 배우 홍경(25)은 비장애인인 우리와 조금 다른 세계를 살아가는 정수의 모습을 마냥 무겁지만은 않게, 그러면서도 결코 희화화하지 않는 태도를 유지했다. 쉽게 말해 그는 엉뚱하면서도 짠한 인물을 만들어낸 것.
배우 홍경이 보여준 건강하고 겸손한 에너지가 앞으로 보여줄 활약을 기대하게 만드는 점이다. 
홍경은 OSEN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장면이 어려웠다. 제 마음대로 지레짐작 해선 안 되는 캐릭터라 정수의 정확한 감정이나 생각, 장애인이 갖고 있는 특징을 조심스럽게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제가 한 연기를 보고 불편한 감정이 들지 않길 바랐다”고 덧붙였다.

앞서 ‘나의 특별한 형제’(감독 육상효, 2019) ‘그것만이 내 세상’(감독 최성현, 2018) ‘말아톤’(감독 정윤철, 2005) ‘오아시스’(감독 이창동, 2002) 등에서 이광수, 박정민, 조승우, 문소리 등의 배우들이 인물 그 자체에 녹아들어 좋은 연기를 보여줬던 바. 
홍경은 ‘선배 배우들의 연기를 참조했느냐’는 물음에 “그런 영화들은 일부러 안 봤다. 저는 정수가 실존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며 “저는 따라하는 연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누군가가 했던 걸 좋아하고 싶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저 같은 젊은 배우는 어느 곳에서 뛸 수 있어야 한다. 제가 생각한 것은 있지만 그 안에서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현장에서 선배님들의 조언, 정수를 표현하는 것에 대해 감독님이 강약을 짚어주셨다. 제가 해석해 간 부분은 포기하지 않았고 감독님이 주신 아이디어에 맞게 연기하거나 감정 표현을 하기도 했다. 다만 법정 신(scene)에서 정수가 느꼈을 두려움을 표현하는 과정은 감독님도 저를 믿고 맡기셨다”고 전했다.
홍경은 선배 배우 배종옥과 신혜선, 그리고 허준호에게 많은 조언을 들었다고 했다. “배종욱 선배님은 진짜 열려 있다. 앞뒤가 똑같고 어느 배우에게도 열린 자세로 대해주신다”며 “연기적으로 궁금하거나 아이디어가 있어서 말씀을 드리면 수긍하고 시도해 주신다. 현장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이 자리를 빌려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신혜선에 대해서도 “제가 첫 영화인 데다, 선배님들이 현장에 많이 계셔서 기가 죽을 수밖에 없었다. 근데 신혜선 누나가 긴장을 풀어주셨다. 일상적인 얘기를 하면서 떨리는 마음을 녹였다”고 말했다. 이어 “허준호 선배님은 정말 따뜻했다. 선배님의 아우라가 있어서 처음엔 어떨까 싶었는데 현장에서 항상 웃고 계시더라. 후배인 제가 질문을 해도 디테일하게 답변을 해주셨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20대라서 열정이 많다.(웃음) 제가 살아온 10대, 20대가 느끼는 것들을 연기로 표현하고 싶다. ‘벌새’, ‘죄 많은 소녀’, ‘버닝’을 재미있게 봤다. 30~50대 남성 중심의 서사는 많은데 20대가 겪고 느낀 삶을 담은 작품은 여전히 적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하고 싶은 캐릭터, 장르가 있는 건 아니지만 심도 있게 다룬 얘기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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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키다리이엔티, 제이와이드 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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