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바꾼 개그우먼"..'다큐 인사이트' 송은이∙김숙→박나래∙오나미, 이제야 빛 발하는 '천상 희극인★' [종합]
OSEN 이승훈 기자
발행 2020.06.18 22: 57

 '다큐 인사이트' 박나래, 김지민, 오나미, 송은이, 김숙, 이성미가 지금과 다르게 방송사 측에서 남자 개그맨과 비교를 당하고, 비주얼로 웃겨야했던 신인 시절을 떠올렸다. 
18일 오후 방송된 KBS 1TV '다큐 인사이트'는 '다큐멘터리 개그우먼' 특집으로 꾸며지면서 개그우먼 박나래, 김지민, 오나미, 송은이, 김숙, 이성미의 희극인실 뒷이야기가 공개됐다. 
이날 '다큐 인사이트'는 박나래, 김지민, 오나미, 송은이, 김숙, 이성미의 과거 개그 자료와 KBS 개그 프로그램 40년치 자료를 발굴했다. 이를 위해 지난 3개월 동안 KBS 아카이브 자료를 살폈다고. 

'다큐 인사이트' 김지민은 데뷔했던 지난 2006년도를 회상했다. 김지민은 "기억 난다. 그걸로 신인상을 받았고 그걸로 데뷔했다"면서 '연인'이라는 코너를 떠올렸다. "가슴 아픈 코너다"라고 덧붙이기도. 인지도는 올라갔는데 악플이랑 욕을 너무 많이 받은 게 이유였다. 김지민은 "'개그우먼인데 왜 예쁜 척 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삶이 모순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김지민은 "나를 시점으로 나같은 캐릭터를 그 후년, 그 내후년 계속 뽑더라. 그들보다 더 잘하지 않는 이상 교체되는 건 당연하지 않느냐. 어느 순간 물리적으로 그들로 다 교체가 돼있었다. 자연스럽게 코너가 없어지면서 2년 뒤에 나 자신을 보니까 방송이 하나도 없더라. 정신을 차리게 된 계기였다"며 '예쁜 개그우먼'으로 눈도장을 찍었던 과거를 언급했다. 
'다큐 인사이트' 박나래는 "얼굴로 웃기는 개그를 하고 싶지 않았다"면서 "나만이 할 수 있는 개그를 하고 싶었다. 근데 어느 순간 얼굴로 웃기는게 대중에게 더 빨리 다가가고 웃음을 주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는 걸 알았다. 그 시절에는 또 그런게 용납이 되던 시절이었다"며 본인만의 개그 스타일을 전했다. 오나미 역시 "이번에는 '너구나'라고 하더라. 난 내가 못생겼다는 말을 못 들었었다. 귀엽다고 생각했는데 개그맨이 되고 나니까 '귀엽다'라는 말에 담긴 의미는 따로 있었다"며 비주얼적으로 웃음을 줬던 신인 시절을 떠올렸다. 
특히 박나래는 "개그우먼들도 웃통을 까는 시대가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여줄 게 너무 많다"면서 본인이 원하는 앞으로의 개그 스타일을 자랑했다. 
'다큐 인사이트' 이성미의 신인 시절도 등장했다. "당시 여자 희극인이 없으니까 피디가 여자 한 명 데려오라고 했다"는 이성미는 "1980년 6월 5일이었다. TBC 개그콘테스트에서 대상 받고 개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성미는 "비교할 데도 없고 마땅히 데리고 올 여자가 없었으니까 나만 데리고 쓴 거다. 그때 당시에 태어난 게 고마운 사람이었다"면서 남자 개그맨들 사이에서 홀로 활동했던 신인 시절을 회상했다. 이성미에게는 '선발 대회를 통과한 여자 최초의 개그맨', '개그우먼 1호'라는 수식어가 있었다고. 
'다큐 인사이트' 이성미는 "반 남자였던 것 같다. 남자들하고 친하게 지내야하는 상황이었다"면서 "다리 짧은 나로서는 열심히 뛰어다녀야 했다. '쟤는 여자니까 저거 밖에 못해'라는 말 듣기 싫어서 악착같이 연습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개그맨들 사이에서 홀로 개그우먼이 겪었던 고충을 토로한 이성미는 "내가 잘못하면 여자 전체를 독박 씌우는 거지 않냐. 내가 잘해야 다음 후배들도 잘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내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다큐 인사이트' 송은이는 "아동복을 입을 수 있는 유일한 코미디언이었다. 각종 누군가의 딸, 동네 꼬마 역할은 다 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24시간이 늘 바빴다"는 "지나고 보니 별로 안 바빴던 후배도 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송은이가 말한 후배는 바로 김숙이었다.  
'다큐 인사이트' 김숙은 "(송은이가) 궂은 일을 다 해주셨다"면서 웃음을 지었다. 또한 김숙은 송은이를 향해 "다 잘하는 선배, 노래도 춤도 연기도 잘하고 아이디어도 많은 다재다능한 선배였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송은이는 김숙을 안 좋아했었다고. 그러면서도 송은이는 "슬쩍 화음을 쌓고 들어오더라. 그래서 '이것 봐라?'라면서 딱딱해졌던 내 마음이 풀리는 계기가 됐다"며 김숙과 점점 완벽한 호흡을 맞추게 된 순간을 떠올렸다. 
'다큐 인사이트' 송은이는 개그우먼들과 함께 했던 MBC 에브리원 '무한걸스'와 자신이 설립한 회사 컨텐츠 '비밀보장', 걸그룹 셀럽파이브를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김숙은 "박나래나 나한테 '시대가 바뀌어서 물을 만났다'고 한다. 너무 좋은 칭찬이긴 하지만 그걸 얘기함으로서 시대가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불과 몇 년 전 만해도 박나래가 그런 춤을 추면 얼굴을 돌렸었다. 편집이 되거나. 근데 (지금은) 이상하지 않잖아요. 그들은 시대를 바꾼 사람 아닐까요"라며 박나래, 안영미 등의 개그 스타일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성미는 "고민을 참 많이 하는 것 같다. 나만 잘 먹고 잘 사는게 아니라 재능 있는 후배들을 꽃피울 수 있게 도와줘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송은이의 남다른 후배 사랑을 칭찬했다. 
끝으로 '다큐 인사이트' 박나래, 김지민, 오나미, 송은이, 김숙, 이성미는 "이제 스케치 단계인 것 같다. 노력했던 게 이제 빛을 발하는 시간이 온 것 같다. 정말 많은 재밌는 일을 해보고 싶다. '왜 자꾸 일을 벌여?'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난 아직 부족한 것 같다. 계속 할 거고 안주하지 않을 생각이다"면서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케 만들었다. 
한편, KBS 1TV '다큐 인사이트'는 소재와 형식을 뛰어넘은 다큐멘터리의 즐거운 뒤집기 프로그램.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seunghun@osen.co.kr
[사진] KBS 1TV '다큐 인사이트'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