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인사이트' 박나래 "개그우먼들도 웃통 까는 시대 와야..보여줄 게 많다"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0.06.19 12: 39

개그우먼 박나래, 김지민, 오나미가 대한민국에서 개그우먼으로 치열하게 살아왔던 과거를 회상했다.
18일 방송된 KBS1 '다큐 인사이트-다큐멘터리 개그우먼'에서 박나래, 김지민, 오나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개그우먼으로 출연해 데뷔 때부터 무명 시절을 거치며 여성에게 더 가혹했던 그 시절을 회상하고, 과거와 현재의 예능판을 비교하며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청사진을 그렸다.
박나래는 “획기적인 19금 개그로 21기 비공식 차석으로 선발됐다. ‘한 번에 붙었으니 대한민국을 뒤집어 놓는 개그맨이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한 달 만에 그 생각이 깨졌다. ‘개그콘서트’ 첫 출근했는데 서울대 입학한 전교 1등의 자괴감을 느꼈다. 나는 학교에서 전교 1등이었지만 모아놓고 보니 다들 전교 1등이었다”라며 데뷔 당시를 회상했다.

'다큐인사이트' 박나래 "개그우먼들도 웃통 까는 시대 와야..보여줄 게 많다"

김지민은 “‘연인’이라는 코너로 신인상을 받으며 데뷔했다. 인지도는 올라갔지만 악플과 욕을 너무 많이 먹었다. ‘개그우먼이 왜 예쁜 척해?’라고 했다”라며, 데뷔 때부터 따라다닌 ‘미녀 개그우먼’ 타이틀의 이면을 털어놨다. 또한 “첫날, 선배들이 저희 기수 여자 3명을 보더니 박나래를 보고 ‘응 너구나?’라고 이야기했다”라며, ‘너구나’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오나미는 “제가 들어왔을 때 ‘이번엔 너구나’라고 하셨다. 그때까진 제가 ‘못생겼다’는 생각을 안 했었다. ‘귀엽다’라는 말만 들어왔다. 그런데 ‘귀엽다’라는 말뜻을 개그맨이 돼서 알았다”며 ‘너구나’의 뜻이 외모 비하의 의미임을 밝혔다. 이어 “제 첫 대사가 ‘너 뭐야?’라고 물으면 ‘난 여자다’라는 답이었다. 난 여자여서 여자라고 한 건데 무대가 빵빵 터졌다. 웃길 줄 몰랐는데, 제가 ‘여자다’라는 게 그렇게 웃겼던 거다. 동기들 중에 그나마 이름을 빨리 알렸던 것 같다”면서 과거 팽배했던 외모 개그의 비애를 토로했다.
김지민은 “나래가 취해서 ‘나 캐릭터를 바꿀까 봐. 사람들이 나를 못 받아들여서 너무 힘들어”라고 했다. 저도 술김에 “‘지금은 시대가 너를 안 받아 줄 뿐이다. 난 네 망나니 같은 모습이 너무 좋다. 지금처럼 쓰레기처럼 살아봐. 언젠가 시대가 변해 널 받아주는 날이 올 거야’라고 했다“며 무명시절 서로를 보듬었던 찐우정을 추억했다.
박나래는 “저는 얼굴로 웃기는 개그를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얼굴이 웃음을 주는 가장 빠른 방법을 알게 됐다. 그 당시는 그게 용납이 됐다”면서, “개그를 위해서라면 이 한 몸 불사르겠다. 개그우먼들도 웃통을 까는 시대가 와야 한다. 보여줄 게 아주 많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한편, 언제나 사람들에게 행복한 웃음을 선사하는 박나래, 김지민, 오나미는 대한민국 최고의 개그우먼으로서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종횡무진하며 맹활약 중이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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