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클 이효리가 부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단순히 대중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부캐가 아닌, 실시간 음원차트를 움직이면서 2020년 가요계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기 때문.
과거 이효리가 입거나, 먹거나, 사용했던 제품들이 '품절 대란'을 일으켰던 '이효리 신드롬'이 다시 온 걸까. 이번에는 이효리가 손만 댔다하면 '역주행'이다. 이효리는 옛 명곡들을 다시 한 번 재소환하면서 대중들의 플레이리스트를 변화시키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MBC '놀면 뭐하니'에서 이효리는 자신의 최애곡이라면서 앤의 '혼자하는 사랑'을 열창했다. "술만 마시면 이 노래를 그렇게 부른다"는 이효리는 자신을 데리러온 광희와 블루투스 마이크를 이용해 차 안에서 콘서트장을 방불케했다.
단순히 연예인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본인이 좋아하는 노래를 한 소절 불렀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효리는 달랐다. 이효리가 부른 이후 앤의 '혼자하는 사랑'은 약 16년 만에 역주행을 하기 시작했다. 현재 앤의 '혼자하는 사랑'은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동시대에 살았던 대중들에게는 그때의 추억을, 새로운 세대에는 레트로 감성을 선물한 것.
사실 이효리가 '역주행'을 일으킨 노래는 앤의 '혼자하는 사랑'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이효리는 유재석, 비와 '싹쓰리' 메인보컬을 뽑는 자리에서 블루의 '다운타운 베이비'를 열창한 이후 해당 곡을 역주행시켰다.
'다운타운 베이비'가 며칠째 음원차트 1위를 이어가자 블루는 개인 SNS를 통해 이효리와 나눈 DM(다이렉트 메시지)을 공개하기도 했다. 블루가 게재한 사진에 따르면, 이효리는 "고맙긴요. 오히려 너무 갑작스런 대중에 관심에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 생각했어요. 시기심 가득한 사람들 뭐라고 하든 너그럽게 봐 넘기는 큰 아티스트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바래요"라고 말했다.
또한 이효리는 "덕분에 무언가 진정성있게 열심히 하면 언젠가 하늘은 기회를 준다는 것을 저도 배웠어요. 고마워요. 좋은 노래였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흔들리거나 너무 들뜨지말고 차분히 지켜보면서 이 시간, 이 차트 즐기기 바래요. 당신은 이미 너무 멋진 사람이었으니까요"라며 블루를 향해 팬심을 드러냈다.
이처럼 이효리는 많은 명곡들을 강제 소환한 뒤 역주행을 시키면서 '린다G'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슈퍼스타' 이효리와는 또 다른 매력이 대중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는 상황.
과연 이효리가 앞으로 '싹3(SSAK3)'에서는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힐링을 선사할지, 또 다른 곡을 열창하며 역주행을 시킬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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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놀면 뭐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