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꾼' 이봉근X이유리X김동완, 신선 조합으로 완성한 국악 뮤지컬(종합)[Oh!쎈 현장]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20.06.22 17: 06

소리꾼’ 신선한 조합의 배우들이 만나 깊은 감동과 여운을 주는 작품의 탄생을 알렸다. 연기에 처음 도전하는 국악인 이봉근을 내세워 조정래 감독이 4년 동안 준비하며 애정을 쏟은 영화 ‘소리꾼’을 탄생시켰다. 
영화 ‘소리꾼’(감독 조정래)의 언론 시사회가 22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조정래 감독을 비롯해 이봉근과 이유리, 김동완, 그리고 박철민이 참석해 영화 제작 과정과 출연 소감 등을 전했다. 
이날 먼저 조정래 감독 ‘소리꾼’이란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서 “사실 내가 영화학을 전공해서 92년도에 학교에 입학했다. 굉장히 많은 방황을 하던 차에 93년도에 영화 ‘서편제’를 보고 내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 영화를 보고난 후에 영화도 해야겠고, 우리 소리도 배워야겠다 싶었다”라며, “그 후로 동아리 활동도 하고 배우기도 했다. 정말 오래된 염원이 이뤄지는 순간인 것 같다. 98년도에 썼던 시놉시스가 있는데, 그 단편영화를 기반으로 해서 이 영화를 할 수 있게 돼서 영광스럽다.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 드리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배우 조정래 감독, 이봉근, 이유리, 김동완, 박철민이 시사회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rumi@osen.co.kr

‘소리꾼’은 영조 10년 아내 간난(이유리 분)을 찾아 나선 재주 많은 소리꾼 학규(이봉근 분)가 장단잽이 대봉(박철민 분), 몰락한 양반(김동완 분)과 조선 팔도를 유랑하는 모습을 그린다. 인신매매로 정국이 어수선한 시기, 학규를 필두로 하나 둘 뭉친 광대패의 한과 흥이 뒤섞인 유랑을 통해서 피폐해진 조선의 모습이 그려진다. 
배우 이봉근이 자리에서 미소짓고 있다. / rumi@osen.co.kr
이번 영화의 주인공 이봉근은 국악인으로 ‘소리꾼’을 통해서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했다. 이봉근은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를 봤다. 판소리를 전공하는 소리꾼의 입장에서 봤을 때 우리 판소리의 맛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나 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배우로서는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고, 많은 분들의 고생과 땀이 들어간 것 같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또 이유리는 “다 같이 먼저 시사회를 하니까 굉장히 떨린다. 아주 오랜만에 영화를 찍었다. 나 또한 굉장히 많이 부족하지만, 보시는 분들마다 관점이 다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결말을 알고 찍어서 슬퍼하고 찍었는데, 보고 나서 민족애를 느꼈다. 서민들의 소소한 행복을 느끼지 못한 것이 가슴 아프게 느껴졌다”라고 영화를 관람한 소감을 밝혔다. 
김동완도 “오늘 처음 영화를 봤다. 꾹 참아 왔는데 정말 잘한 것 같다. 특별히 이봉근 씨의 모든 인생이 담겨 있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영화가 블록버스터 영화라는 생각을 했다. ‘연가시’ 이후 다시 블록버스터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 음악 영화라 작은 기대를 하고 오셨을 수도 있지만, 큰 기대를 하고 와도 될 것 같다. 이 영화에 내가 들어와 있다는 게 행복하다”라고 전했다. 
배우 이유리가 자리에서 미소짓고 있다./ rumi@osen.co.kr
주인공인 이봉근은 ‘소리꾼’을 통해서 처음 영화 주연으로 나섰다. 국악인인 만큼 소리에는 자신 있었지만 연기는 처음 도전하는 것. 조정래 감독은 오디션 후 주변의 걱정이 있기도 했지만 이봉근에게서 학규의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이봉근은 민심을 울리는 목소리를 가진 학규 역으로 열연했다. 소리꾼으로 생활하며 밥벌이를 이어가는 학규와 그의 가족, 행복하기만 했던 그는 어느 날 아내 간난이 사라지고 아내를 찾아 유일한 조력자 대봉, 딸 청이와 함께 조선 팔도를 유랑하기 시작한다. 
‘소리꾼’으로 연기 데뷔에 나선 이봉근 “선배님들의 많은 조언과 현장 스태프들이 굉장히 ‘으쌰으쌰’를 많이 해주셨다. 그래서 굉장히 편안하게 했다. 최근에 무관중 공연을 했었는데, 그때 영화 촬영 중에 얻었던 여러 가지 부분들이 무대에서 나오더라. 내 스스로 무대에서 많이 편해졌다. 정말 더 집중하는 무대를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즐겁고 좋았다”라고 밝혔다. 
특히 이유리와 김동완은 ‘소리꾼’을 통해서 기존 이미지와는 다른 역할에 도전하며 관객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준다. 이에 대해서 이유리는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배우 김동완이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 rumi@osen.co.kr
극 중 이유리는 시대에 순응하지 않는 현대 여성 같은 인물, 학규의 아내 간난 역을 맡았다. 간난은 저잣거리에서 노래하는 학규를 기다리다 납치됐지만 포기하지 않고 언젠가 가족과 다시 만날 날만을 기다리는 인물이다.
이유리는 “기존에 했던 역할하고 너무 달라서 새로운 관점으로 나를 캐스팅해주신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했다. 이유리는 이런 역할만 할 거야라는 것을 벗어나게 해주셨다. 다른 관점으로 가능성을 봐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해서 촬영 내내 행복했다”라면서, “특히 내가 너무 부족해서 튀면 어떻게 하지 고민도 많이 했었다. 사극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기 때문에 예쁘게 나오거나 그런 것 없이 자연스럽고 망가지고 그런 것도 좋아해서 행복하게 촬영하면서 즐거웠다. 다른 분들의 나의 모습을 보고 어떻게 보실까 그게 긴장되고 설렌다”라고 털어놨다. 
김동완은 극 중 양반의 행색을 했지만 빈털터리인 듯, 속을 알 수 없는 능청스러운 사기꾼 몰락한 양반을 연기했다. 학규와 대봉의 무대를 보고 감명을 받아 어느 순간부터 그들 옆에 착 붙어 다닌다.
그는 “나는 너무 사극 영화가 하고 싶었고 간절했다. 돌이라도 씹어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 빨리 촬영하고 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결과물을 봤더니 스스로 불만족스러운 부분도 있다. 나의 불만족은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봉근이의 인생이 담겨 있는 것 같고, 감독님이 잘 만들어주신 것 같다. ‘이 영화에 들어온 것이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한다”라고 말하며 작품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배우 박철민이 환하게 웃고 있다. / rumi@osen.co.kr
‘소리꾼’은 전체적으로 ‘심청가’와 ‘춘향가’를 베이스로 하고 있다. 조정래 감독은 시나리오를 이 같이 구성한 것에 대해서 “우리 소리의 매력이나 전통 음악에 대한 매력을 극대화시키고자 한 것이 아니다. 학규와 간난이, 청이, 그리고 길 위에서 만났지만 가족이 되어가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봉근 씨도 판소리는 명창이지만 내내 말씀드린 것이 ‘소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말을 하듯이, 그리고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음악적으로 중요하지만 사람들에게 진심이 담긴’ 것을 이야기했다. 그렇게 해주셨다. 전통소리가 좋다고 느낀다기보다는 나가면서 ‘내가 6개월 동안 아버지에게 전화를 못했는데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시면 대성공이라는 생각으로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조정래 감독은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가족의 복원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영화를 만든다고 처음부터 말했다. 우리 영화에서는 심청가와 춘향가가 텍스트로 있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알 것 같다는 착각을 한 것 같다. 영화 완성본을 본 것은 처음인데 보면서 너무 행복했다. 그 안에서 심청가라는 이야기가 무슨 이야기인지 조금 깨달음이 왔다”라고 덧붙였다. 
조정래 감독이 참석해 미소짓고 있다. / rumi@osen.co.kr
‘소리꾼’은 ‘가장 한국적인 뮤지컬’을 내세운 만큼 이봉근의 소리가 영화의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감동을 준다. 조정래 감독은 ‘소리가 주인공이 아닐까’라고 언급했을 정도. 이봉근은 소리꾼으로서, 그리고 배우로서 영화를 촬영하면서 더 많은 매력을 느꼈다. 
이봉근은 “나는 항상 무대 위에서 하는 공연을 많이 했다. 영화 촬영을 하면서 선생님의 선생님의 선생님들, 진짜 판소리를 했을 때 이렇게 현장에서 하지 않았을까를 짐작으로 했었는데 촬영하면서 몸소 느꼈다. 진짜 판소리가 가지고 있는 힘이었구나, 우리 생활 속에 정말 깊이 들어와 있었구나를 느꼈다. 마지막 장면의 소리를 할 때는 그 시절의 사람으로 돌아갔던 것 같다. 그렇게 집중할 수 있었던 것도 현장에 계신 모든 분들이 우리를 이끌어주시고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다. 나는 정말 재미있게 소리 한 판을 제대로 했다는 기분이 들 정도로 임했다”라면서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이봉근과 이유리, 김동완, 그리고 박철민이라는 색다른 조합으로 탄생된 영화 ‘소리꾼’은 내달 1일 개봉된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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