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녀 NO"..'소리꾼' 이유리, 사극+판소리 강단 있는 도전(종합)[현장의 재구성]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20.06.22 19: 12

배우 이유리가 강단 있는 도전에 나섰다. 악녀 이미지가 강했던 만큼, 사극과 판소리가 결합된 영화 ‘소리꾼’을 해내는 것은 이유리에게 의미 있는 일. 조정래 감독은 이유리에게 특별히 고마움을 전했다. 
영화 ‘소리꾼’(감독 조정래)의 언론 시사회가 22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됐다. 이날 처음으로 극장 상영 영화를 접한 배우들은 각자 만족감을 드러내며 영화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조정래 감독은 열연해준 배우들과 함께 고생해준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소리꾼’은 영조 10년 아내 간난(이유리 분)을 찾아 나선 재주 많은 소리꾼 학규(이봉근 분)가 장단잽이 대봉(박철민 분), 몰락한 양반(김동완 분)과 조선 팔도를 유랑하는 모습을 그린다. 인신매매로 정국이 어수선한 시기, 학규를 필두로 하나 둘 뭉친 광대패의 한과 흥이 뒤섞인 유랑을 통해서 피폐해진 조선의 모습을 담아냈다.

무대 위에서 이유리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rumi@osen.co.kr

조정래 감독이 4년 동안 준비한 이 작품은 국악인 이봉근을 주연으로 확정하고, 이유리와 김동완 등 의외의 배우들이 신선한 조합으로 열연했다. 그동안 드라마 ‘왔다! 장보리’ 이후 악녀 이미지가 강했던 이유리는 이번 작품을 통해서 의미 있는 도전에 나섰다. 
무대 위에서 이유리와 이봉근이 커플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rumi@osen.co.kr
조정래 감독은 특히 이유리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조정래 감독은 “감사하지 않은 분이 없는데 특별히 이유리 씨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사실 내가 이유리 씨의 찐팬이다. 정말 팬이라서 처음에 봤을 때 심장이 내려앉는 줄 알았다. 이유리 씨가 ‘왔다! 장보리’로 굉장히 유명한데, 사실 내가 조금 보다가 안 봤다. 못 보겠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에 이유리 씨가 데뷔하고 활동하던 시기의 팬이었다. 팔불출 같은 이야기지만 연기적으로 너무 뛰어나지만, 우리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꼭 이유리 씨가 간난 역을 해주시길 바랐다. 정말 와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라며, “이 영화의 현장에서도 정말 쾌활한 역할을 했다. 항상 주변 스태프들과 배우들에게 진미채를 나눠주고 그랬다.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가 있는데 그렇더라. 어린 아이 같고 순수한 모습이 잘 각인된 것 같아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극 중 이유리는 시대에 순응하지 않는 현대 여성 같은 인물, 학규의 아내 간난 역을 맡았다. 저잣거리에서 노래하는 학규를 기다리다 납치됐고, 알 수 없는 곳으로 끌려다니며 1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언젠가 가족과 다시 만날 날만을 기다리는 인물이다.
무대 위에서 김동완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rumi@osen.co.kr
이에 이유리는 조정래 감독에 대해서 “현장에서 정말 많이 배웠던 것 같다. 사실 나는 연기를 하면서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하연이를 보면서 ‘정말 하연이 만큼만 할 수 있다면’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연기를 어떻게 하지 고민 상담을 많이 했었다”라며, “감독님은 정말 많은 분들, 한 분 한 분 다 호칭해주시고 다 신경 쓰신다. 그 모습을 보고 감동이 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영화가 이런 내용이 아닐까. 서민들의 크지도 높지도 화려하지 않은 삶. 내가 영화를 보면서 너무 소소하고 너무 평범한데 거기에 아무것도 누리지 못하는 행복이 너무 가슴 아프기도 하고 감동이 있더라. 감독님이 메시지를 주실 때 감동했다”라면서, “(내 이미지가)한정적으로 돼 있기 때문에 캐스팅 하시는 분들이 이미지 캐스팅을 하시는데 감독님께 또 한 번 감사드린다”라고 화답했다.
악녀 이미지가 강했던 이유리인 만큼 ‘소리꾼’의 간난은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 자신을 믿고 캐스팅해 준 조정래 감독에게 고마운 이유도 이 때문. 이유리는 관객들에게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보일지 궁금해 했다. 
무대 위에서 박철민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rumi@osen.co.kr
이유리는 “기존에 했던 역할하고 너무 달라서 새로운 관점으로 나를 캐스팅해주신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했다. 이유리는 이런 역할만 할 거야라는 것을 벗어나게 해주셨다. 다른 관점으로 가능성을 봐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해서 촬영 내내 행복했다”라며, “특히 내가 너무 부족해서 튀면 어떻게 하지 고민도 많이 했었다. 사극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기 때문에 예쁘게 나오거나 그런 것 없이 자연스럽고 망가지고 그런 것도 좋아해서 행복하게 촬영하면서 즐거웠다. 다른 분들이 나의 모습을 보고 어떻게 보실까 그게 긴장되고 설렌다”라고 털어놨다.
이유리의 연기 변신, 국악인 이봉근의 연기 도전과 함께 극 중 이들의 딸 청이 역을 맡은 아역 배우 김하연에 대한 칭찬도 이어졌다. 김하연은 청이의 감정을 세심하게 풀어내는 것은 물론, 소리에도 실력을 발휘해 놀라움을 줬다. 조정래 감독을 비롯해 이봉근과 이유리, 김동완 등 배우들 모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정래 감독은 “청이 역의 김하연 양에 대해서 너무 감사하고 고맙다. 어려운 시기라서 그렇지만 하연 양의 열연, 그 열정 현장에서는 김하연 양 천재라고 했다. 김하연 양하고 같이 연기하는 게 두렵다고 배우 분들이 그랬다. 모두가 그런 진심 어린 말씀을 할 만큼 하연 양이 우리 영화를 살려준 것이 아닌가 싶다”라며 칭찬했다.
무대 위에서 조정래 감독, 이봉근, 이유리, 김동완, 박철민이 참석해 미소짓고 있다. / rumi@osen.co.kr
또 김동완은 주인공 학규 역의 이봉근의 ‘인생 영화’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김동완은 “봉근 씨 인생 영화고, 잘 담아주신 것 같아서 한국 영화 역사상 뜻 깊은 작품이 될 것 같다. 이 친구가 26년 동안 무대 위에서 혹은 혼자, 선배님들과 함께 갈고 닦은 소리를 이 영화에 담은 것이 ‘소리가 주인공’이라고 말한 것이 너무 와닿았다. 시기가 이래서 극장에서 봐 달라는 말을 안 했었는데 오늘 보니까 꼭 극장에서 봐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작품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소리꾼’은 음악과 노래가 배경이 아닌 영화의 핵심을 차지하는 한국적인 뮤지컬 영화로 볼 수 있다. 한국 소리의 멋과 맛을 담아내는 것은 물론, 당시의 시대상을 통해서 그리고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여운과 감동을 준다. 배우들의 의미 있는 도전이 담긴 작품이 만큼 이 시대 관객들에게도 생각을 더해줄 작품의 탄생이다. 
다가오는 7월 1일 개봉된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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