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리꾼’의 조정래 감독이 임권택 감독의 영화 ‘서편제’를 보고 충격을 받으며 소리에 빠진 사연을 밝혔다.
조정래 감독은 24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소리꾼’ 개봉 인터뷰에서 이번 작품을 하게 된 이유를 말했다.
먼저 조정래 감독은 소리를 소재로 한 이번 작품을 시작하게 된 것에 대해서 “‘서편제’라는 영화를 보고 나한테는 너무 감동이었지만 충격이었다. 그걸 확인하고자 몇 번을 봤다. ‘서편제’라는 영화에 너무 심취해서 보다 보니까 아무것도 아닌 대학교 2학년 학생 주제에 ‘서편제2’ 시놉시스를 썼었다. 내가 나만의 상상력으로 송화가 길을 떠나고 어떻게 됐을까를 풀어나가는 이야기가 있었다. 당연히 나의 바람과 꿈이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소리 그 차제가 굉장한 충격이었다. 실제로 소리꾼을 캐스팅하셨는데 당시에는 임권택 감독님만이 할 수 있는 파격적인 캐스팅이었다. 오정혜 선배님의 소리도 충격적이었지만 김명곤 선배님의 열연과 서사들이 굉장히 나에게는 충격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조정래 감독은 “98년동에 대학교 3학년 2학기 때였다. 시나리오 수업에 단편 시나리오를 썼었다. 제목이 ‘회심곡’이다. 불교 잡가 중에 있다. 시나리오 교수님께서 ‘무슨 1억짜리 단편 시나리오를 썼냐’라고 하시면서 에이뿔을 줬다. ‘서편제’로 시작해서 ‘회심곡’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있었다. ‘서편제’ 키드로서 귀결되는 ‘회심곡’이라는 시나리오 내용 자체가 놀랍게도 한 부부의 이야기였다. 학규와 간난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조정래 감독은 “20분짜리 뮤직비디오 같은 시나리오였다. 단편 시나리오의 에피소드들이 우리 영화에 왕창 들어가 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것일까, 사랑받는다는 것은 또 어떤 것일까하는.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는 사랑하기 위해서, 또 사랑받기 위해서 태어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것들을 영화에 녹이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소리꾼’은 영조 10년 아내 간난(이유리 분)을 찾아 나선 재주 많은 소리꾼 학규(이봉근 분)가 장단잽이 대봉(박철민 분), 몰락한 양반(김동완 분)과 조선 팔도를 유랑하는 모습을 그린다. 인신매매로 정국이 어수선한 시기, 학규를 필두로 하나 둘 뭉친 광대패의 한과 흥이 뒤섞인 유랑을 통해서 피폐해진 조선의 모습을 담아냈다.
조정래 감독은 ‘서편제’를 본 이후 소리에 빠져 ‘소리꾼’까지 완성해온 만큼 이번 작품에 ‘서편제’의 오마주를 넣기도 했다. 그는 “‘서편제’에 대한 오마주가 있다. 엔딩컷은 대놓고 거기에 대한 오마주다. 엔딩신은 왜 이렇게 기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줄이겠다고 하고 한 프레임, 두 프레임 줄였다”라며 웃었다.
‘소리꾼’은 내달 1일 개봉된다. (인터뷰②에 이어집니다.) /seon@osen.co.kr
[사진]리틀빅픽쳐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