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다', 코로나 이후 첫 '20만' 관객...충무로 살릴까 [Oh!쎈 초점]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0.06.25 13: 24

코로나19로 외면받던 극장가에 20만 관객이 들었다. 배우 박신혜, 유아인 주연의 신작 영화 '#살아있다' 덕분이다. 침체기에 도전한 용기 있는 도전이 충무로까지 살려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살아있다'(감독 조일형)가 개봉 첫 날인 24일 20만 4071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른 수치로 이날 국내 박스오피스 1위에 달하는 수다. 특히 이는 지난 2월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국내 개봉작 중 최고 성적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살아있다'는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통제 불능에 빠진 가운데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생존 스릴러 영화다. 배우 박신혜, 유아인이 남녀 주인공을 맡아 열연한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배우들의 신작인 만큼 기대작임은 분명하지만, 이 영화의 개봉 상황은 결코 녹록하지 않았다.

지난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래, 영화계는 직격타를 맞았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와 예방 차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되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극장가에 발길을 끊었기 때문. 관객들은 불특정 다수가 밀집할 수 있고 실내가 어두워 마스크 착용 여부가 정확히 드러나지 않거나 타인의 비말이 어떻게 튈지 모른다는 점에서 극장 이용을 우려했다. 
급기야 국내 최대 극장체인인 CGV가 지난 3월 말 전국 직영점 116개 가운데 30%에 달하는 35개 극장의 영업을 중단했다. 정상적으로 문을 여는 극장들 또한 스크린 컷오프를 시행했다. 이밖에도 CGV 직원들의 급여 반납, 희망퇴직, 무급 휴직 등이 포함된 조치를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지난해 영화 '기생충’에 투자하며 한국을 넘어 전 세계 영화계를 놀라게 한 CJ의 조치는 충무로의 암담한 상황을 짐작하게 만들었다. 
이는 관객 수로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올해 상반기 최고 관객 동원 수가 지난 1월 22일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 기록한 25만 여 명이기 때문. 이 역시 '남산의 부장들' 개봉 첫날 성적인 터. 이후 한국 영화계 관객수는 전멸에 가까웠다. 
이에 다양한 작품들이 앞다퉈 개봉을 연기하거나 OTT, IPTV 등을 찾았다. 심지어 올해 제70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 초청작으로 기대를 모았던 영화 '사냥의 시간' 측은 극장 개봉이 아닌 넷플릭스 시청을 선택하기도 했다. 누구도 해답을 찾지 못한 '코로나19'라는 문제 앞에 다양한 영화계 관계자들이 수익성과 관객의 안전,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타로서 공익을 위한 선택이 반영된 결과들이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숨 고르기만 할 수는 없는 법. 기약 없는 충무로의 터널 끝에 이달 초 일부 영화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달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고 생활 방역 체제에 돌입한 뒤 조심스럽게 제작발표회, 언론시사회 등의 행사를 추진하며 개봉을 알려온 것. '#살아있다’도 그중 하나였다. 
그렇기에 이 영화의 개봉 첫날 성적에 더욱 영화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상황 속에도 관객들이 마냥 극장가를 외면하지만은 않는다는 희망 어린 방증이 담겨 있는 덕분이다. 
이와 관련 '#살아있다’의 제작사인 영화사 집 이유진 대표는 25일 OSEN에 "이 스코어에 깜짝 놀랐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사실 영화를 개봉하면서 두렵기도 했다. '보고 싶은 콘텐츠가 나온다면 과연 나와주실까?'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놀랐다"며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여전히 개봉 그 자체가 도전인 극장가의 상황에 '#살아있다’의 개봉 첫날 스코어가 활력을 불러올 수 있을까. 끝없는 방역과 거리두기로 인해 시민들의 피로도 또한 극에 달한 상황. 모두가 그 종식의 순간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살아있다’가 제목처럼 한국 영화계를 살려낼 신호탄을 쏠지 계속해서 그 성적에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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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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