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인턴' 한지은 "이태리, 이대로 보내기 싫어요" [인터뷰 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0.06.26 09: 11

"'벌써 끝났나?' 하는 생각이 너무 커요. 정말 이태리도 드라마도 이대로 보내기 싫더라고요". 배우 한지은이 '꼰대인턴'을 마치며 뜨거운 애착을 드러냈다. 연기자 본인 만큼이나 시청자도 보내기 싫은 매력적인 캐릭터의 주인공이 탄생한 덕분이다.
한지은은 25일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꼰대인턴'은 최악의 꼰대 부장 이만식(김응수 분)을 부하직원으로 맞은 가열찬(박해진 분)의 통쾌한 갑을체인지 복수극이자 시니어 인턴의 잔혹 일터 사수기를 그린 코믹 오피스 드라마다. 한지은은 이번 작품에서 가열찬이 부장으로 있는 준수식품 마케팅팀 인턴사원 이태리 역으로 열연했다.
그는 "다들 재미있게 봐주셨다고 해서 감사하다. 개인적으로 정이 많이 들었다. 반응도 좋게 봐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있다. 23일 마지막 촬영을 하고 다같이 작별했는데 아직 방송 한 회 분량이 남아서 그때까지는 이 기쁨을 갖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정이 정말 많이 든 것 같다. 안 울 줄 알았다. 그런데 마지막 날에 촬영장에 가기 싫더라. 가면 정말 끝날 것 같았다. 어느 순간 시간이 훅 가더라. 저희가 4개월 정도 촬영했는데 처음에 초반 한 달 정도는 그냥 그 속도로 가는 느낌이었다. 오히려 되게 빨리 친해졌다. 배우 분들이랑 다 너무 빨리 친해졌는데 한 달 정도 지났을 때는 벌써 3개월 지난 것 같았는데 한 달밖에 안 지났더라. 어느 순간 시간이 훅 갔다. '벌써 끝났나?'하는 마음에 울컥했던 것 같다. 제 컷이 아닐 때 연기하는 걸 보고 있으면 이 분들이 연기하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구나 라는 생각에 감독님한테 이 디렉팅 받는 것도 마지막이구나 이런 생각도 들고, '더 많이 받을 걸'이란 생각도 들었다"고 마지막 촬영 후 눈물을 보인 이유를 털어놨다. 
한지은은 이번 작품에서 거침없이 망가졌다. 이태리가 워낙 통통 튀는 캐릭터였기 때문. 이 가운데 가장 소화하기 어려웠던 씬을 묻자 그는 "매 순간"이라며 웃었다. 그는 "전작 '멜로가 체질' 찍을 때 가장 힘든 씬이 '오빠 애교' 였다. 그때 '현타'가 많이 왔다. 그런데 그거에 두 배 정도 되는 기분을 매 씬 느꼈던 것 같다. '이 정도까지 내려놔도 되나?'라고 생각한 것 같다. 원래 성격도 조금 오픈하는 성격이 있어서 생각보다 어렵진 않았다. 나중엔 즐기고 있더라"라며 웃었다. 
그가 처음 '꼰대인턴'을 접한 것은 연출을 맡은 남성우 감독과의 인연 때문이다. 과거 '백일의 낭군님'에서 함께 호흡한 인연으로 '멜로가 체질'을 본 남성우 감독이 극 중 황한주(이태리 분)의 모습을 보고 "이태리 그 자체"라고 말해준 것. 이에 한지은 또한 '꼰대인턴'의 시놉시스를 보고 통통 튀는 설정과 이만식의 딸이라는 반전 등에 강한 매력을 느꼈다. 
이를 위해 한지은은 이태리의 투톤 머리부터 노래방 장면까지 디테일한 준비를 아끼지 않았다. 한지은은 "태리라는 인물 자체가 패션, 스타일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다. 그런데 자칫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조금은 촌스러울 요인들이 있다. 그 지점을 어떻게 강조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작가님,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다. 처음에는 '따옴표 머리'를 해볼까 생각하다가 대본에 처음부터 존재했던 '투톤 헤어'를 하고 전체적인 헤어 스타일, 디테일한 길이, 색감 등은 상의 하면서 만들었다. 나중에 머리가 잘리는데 그 이유가 '꼴보기 싫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어느 정도 길어야 말꼬리 같아서 자르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하시더라. 의도된 디테일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노래방 장면에서 심취한 모습을 보였던 그는 "그건 '필'대로 했다"며 웃었다. 그는 "초반에 태리 애창곡이 '사이다'라는 설정이 있었다. 연습을 감독님이 미리 하라고 알려주셨다. '사이다' 연습도 하고 노라조 분들이 무대에서 하는 춤을 따라해볼까 하고 영상을 보기도 했다. 제가 그걸 따라한다고 해서 재미있을 것 같진 않고 만든 느낌일 것 같아서 그날의 느낌대로 나오는 대로 할 것 같아서 그날 필대로 했다. 현장에 모습이 어떨 지는 가기 전까지 모르니까 현장에서 미리 봐서 현장, 장소 분위기도 보고 어디 있나 느낌대로 했다. 그래서 더 노래와 분위기, 흥에 취할 수 있던 것 같다"며 웃었다.
실제 한지은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도 '노래방'이란다. 한지은은 "노래방을 진짜 좋아한다. 간 지는 오래됐다. 시국도 시국이라 못 갔는데 중학교 친구 중에 노래방 코드가 잘 맞는 친구가 있다. 둘이 한 번 가면 4~5시간 놀다 온다. 어느 순간 블루투스 마이크를 사서 즐기고 있다. 스트레스 해소법에 잘 맞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실제 애창곡은 장르별로 있다. 장혜진 '1994년 어느 늦은 밤', 블랙핑크' 휘파람', 아웃사이더 '외톨이', 그 노래가 실제로 저희 드라마에 나온 적이 있다. 트로트도 좋아한다. 김헤연 선배님 '화난 여자'. 꼭 부르는 레파토리가 있다.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목 상태에 따라 장르를 바꿔가면서 논다"고 밝혔다.
이태리가 극중 '먹깨비'인 것과 관련 그는 "실제로도 먹는 걸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유일하게 먹는 거로 칭찬 받았다. '먹는 거 하나는 예쁘다. 안 가리고 먹는다'고. 미식가는 아니고 대식가 스타일이다. 먹는 것 자체를 좋아하고 실제로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그래서 태리 하면서 후련했다. 마음껏 먹어서. 원래 촬영하다가 먹는 걸 뱉기도 하는데 많이 먹었다"고 했다. 
'라면 뮤즈'로 등장한 그는 "라면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라며 웃었다. 이어 "자주 먹지는 못하고 기회 될 때 항상 먹고 짜파게티를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제가 먹고 싶은 만큼 먹지는 못한다. 먹는 거에 비해 살이 안 찌긴 하는데 그래도 잘 붙는 스타일이다. 아예 안 찔 수는 없다. 어쨌든 먹고 싶은 만큼은 못 먹고 대신에 쉬는 날, 스케줄이 3일 정도 비는 날 중 첫째 쉬는 날에 날을 잡고 아예 먹는다. 나머지 날들은 관리한다. 먹되 건강하게 먹고 늦은 시간에 안 먹고 군것질을 최소화하고 운동도 열심히 한다. 기본적으로 플라잉요가를 하고 있다. 하러가질 못할 때는 산책이라도 게속 한다. 가까운 집 근처에 산도 되게 자주 간다. 너무 부담스럽지 않은 산으로 간다. 너무 높은 산은 일이 되면 안 돼서 안 가고 스트레칭 꾸준히 하고 생활 속에서 부담스럽지 않게 운동하려고 한다"고 했다.이어 "이게 작은 차이일지 모르겠는데 먹고 산책 1시간 정도 하는 거랑 안 걸어다닌 거랑 차이가 크더라"라고 했다.
'이태리 인턴'의 인스타그램 계정도 실제로 존재했던 터. 한지은은 "공동 관리 했다. FD가 메인으로 관리 했고 제가 같이 했다. 현장에서 태리 사진을 많이 찍어주면 공유받아서 올릴 때 멘트 같은 걸 공유해서 썼다. FD가 신경을 많이 써줬다"고 털어놨다. 
이에 그는 "이태리 캐릭터와 헤어지기 아쉽다며 "태리가 겉으로 보기엔 쎄 보이는데 여린 인물이라고 봤다. 들키고 싶지 않아서 더 씩씩하고 너무 순수한 친구라고 생각했다. 너무 순수하고 맑고 순진하기도 하고 정말 때묻지 않은 그런 면에서 정의감이 불타오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마인드 자체가 사랑스러웠다. 그래서 모든 장면이 사랑스럽지 않았나 싶다. 회장 얼굴 보고 '갑질' 하시는 거냐고 하는 것부터 태리의 사랑스러움이지 않았나 싶다. '사이다'스러운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순간, 가열찬한테도 '꼰대 같아요'라고 아무렇지 않게 툭 던지는 것이 너무 사랑스러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런 한지은이 생각하는 '꼰대'란 무엇일까. 한지은은 "본인의 생각, 경험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마인드가 꼰대가 아닐까"라고 답했다. 그는 "그게 무조건 나쁜 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누구나 그렇게 생각 안 한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사람마다 자신의 경험이 소중하고 그냥 생각하는 건 아닐 거다. 그 분의 경험이 소중하기 때문에 꼰대같은 성향이 무조건 나쁜건 아니다. 그것이 마치 정답처럼 표현될 때, 내 안에서 내 자신을 인정하지 않을 때가 참 안 좋은  꼰대라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제가 느꼈을 때 타인에 대해서 경청을 안 하는 경우도 많다. 그게 개인적으로 많이 아쉽고 내 자신도 그렇지 않아야지 하고 다ㅇ짐하는 경우가 많은데 내 것이 소중한 만큼 상대방 것도 소중하기 때문에 그 마음을 조금은 열어두셨으면 좋겠다. 상대방한테 마음으로 경청해주셨으면 좋겠다. 그러면 조금 더 풍요로운 사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드라마 하면서 많이 느꼈다. 나이랑은 상관 없는 것 같다. 성향의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스스로 꼰대스럽다고 생각한 순간에 대해 "예전에도 한번 말한 적 있는데 저는 아날로그 문명에 강한 사람인데 디지털 문명에 강한 사람을 보면 '이게 더 좋지 않나?'라고 생각했다. 너무 딱딱한 거라 생각할 때가 있다. 내 스스로 꼰대 같다 생각할 때가 있다. 우리들이야 이미 아날로그 적인 것들을 겪고 나서 디지털로 넘어온 세대다. 이 아날로그의 매력을 충분히 알면서 디지털의 매력을 받아들였기 때무네 조절이 가능한데 요즘 어린 아이들 같은 경우에 촉각, 여러 가지 발달 되기 전에 디지털에 갇힌 게 너무 많이 익숙해져있다. 그게 먼저인 걸 볼 때 안타깝다. 나 어릴 때가 좋았는데 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이 변한 건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노래 들을 때나 어렸을 때 노래가 좋았다. 어릴 때 엄마아빠가 왜 글허게 트로트를 좋아하시고 가요무대 챙겨보셨는지 알 것 같다. 제가 그 마음이 들기 시작하더라"라며 웃었다.
촬영 이후 시간들에 대해 한지은은 "마음껏 먹고 쉬면서 보내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차기작은 최대한 빨리, 너무 늦지 않는 선에서 하고 싶다"고. "해보고 싶은 것도 많고 여러가지 시도해보고 싶은 것도 많아서 너무 늦지 않는 선에서 조금 쉼을 갖고 체력을 충전해서. 예전에 선배님니 배우는 작품 하는 기간도 중요한데 쉬는 시간도 중요하다고 해주셨는데 그 말에 공감한다. 알게 모르게 작품 속에서 인물로서 지내다 보면 끝날 무렵에는 체력적이 바닥나기도 한다. 그러면 다시 한지은이라는 온전한 사람으로서의 모습만 되찾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그렇게 충전을 해야 다른 작품에서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힘도 생기는 것 같고 조금만 쉬고 늦지 않는 선에서 빨리 하고 싶다"는 한지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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