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이 30년 만에 감격적인 우승을 확정했지만 팬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리버풀은 26일(한국시간) 새벽 2019-2020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확정했다.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경기에서 첼시가 맨시티를 2-1로 제압했다. 맨시티는 이날 패배로 승점 63에 머물며 남은 7경기 동안 리버풀(승점 86)을 추격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리버풀은 1989-1990시즌 이후 30년 만에 19번째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EPL 출범 이후엔 처음으로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전날 크리스탈 팰리스와 경기(4-0 승) 후 첼시-맨시티전을 지켜본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우승 확정 후 눈물을 보이며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케니 달글리시, 스티븐 제라드, 페르난도 토레스 등 리버풀을 거쳐간 레전드들은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다.
감격적인 우승과 함께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리버풀 우승 확정 순간 안필드 주변에는 많은 팬들이 모였고, 홍염을 터뜨리며 거리에서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일부 팬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지만 대부분 맨얼굴인 것으로 확인된다.
보통 때라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2020년은 그렇지 않다. 코로나19 여파로 3개월 동안이나 리그가 중단됐다 무관중 경기를 조건으로 리그가 재개됐다.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한 노력이 자칫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
클롭 리버풀 감독은 우승을 확정 후 영상 인터뷰를 통해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모자를 쓰자”라면서도 “모이지 말고 집에서 축하해 달라”라고 당부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영국의 코로나19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다. 최근 1주일 동안 일일 신규 확진자수는 1천명대를 유지하다 지난 25일 650여 명으로 떨어졌다. 리버풀 같은 대도시라면 위험이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는 이미 제기됐다. 조 앤더슨 리버풀 시장은 지난 4월 말 “무관중으로 경기가 치러져도, 수 천명의 사람들이 안필드 밖에 모일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나올 것이기에 (무관중 경기는) 애초에 얘기할 가치가 없는 것”이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리버풀은 1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무관중 경기 개최 가능성에 대한 조 앤더슨 시장의 최근 논의에 대해 주의를 촉구했다”라며 “이 부분은 시의 관계자들이 끊임없이 관여하고 협업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raul164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