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 롯데의 일처리, ‘성추행’은 숨기고 지성준 중징계 [오!쎈 부산]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0.06.27 00: 05

롯데 자이언츠는 지성준(포수)에게 무기한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그런데 롯데 구단은 26일 오후 지성준의 '무기한 자격정지 결정'이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가, 20분 정도 지나서 2차로 수정한 보도자료를 부랴부랴 발송했다. '무기한 출장정지 결정'이었다. 
또한 보도자료 내용을 수정하면서까지 중징계 이유는 숨겼다. 왜, 무엇 때문에, 지성준이 어떤 큰 잘못을 저질렀길래 선수의 연봉 지급도 중단되는 무기한 출장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는지 보도자료 내용만으로는 납득이 되지 않는다. 선수 생활이 걸린 징계를 발표하면서 내부적으로 우왕좌왕했다. 

롯데는 1차 보도자료를 발송한 지 20분 후 일부 내용이 수정된 2차 보도자료(아래)를 재발송했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롯데자이언츠는 오늘 오후 지성준 선수 관련한 구단 징계위원회를 개최했다.
최근 SNS 채널을 통해 지성준 선수의 사생활 문제가 불거진 점을 인지해 퓨처스 팀에서 말소한 뒤 사실 관계 확인을 진행했다.
구단은 해당 사실을 확인한 직후 경위를 상세히 작성하여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신고 하였으며 구단 자체 상벌위원회를 열어 모범이 되어야할 프로야구선수의 품위유지 명예 실추 사유로 KBO 및 사법기관 판단 전까지 ‘무기한 출장정지’ 조치를 결정했다.
롯데자이언츠는 앞으로도 소속 선수의 사회적 물의, 품위 손상 행위에 엄격하게 대응할 것을 팬들에게 약속하며 재발 방지를 위해 전문가를 통한 선수단 성 의식 교육을 철저히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 롯데의 2차 수정 보도자료. 징계 사유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고 있다.
이 보도자료의 내용으로, 지성준의 사생활이 품위유지 명예 실추 사유에 해당된다는 것만 인지가 가능하다. 중징계의 이유가 무슨 내용인지는 알맹이가 빠져 있다. 
시간을 돌아가 롯데 구단은 26일 오후 4시 20분경 1차 보도자료를 발송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롯데자이언츠는 오늘 오후 지성준 선수 관련한 구단 징계위원회를 개최했다.
최근 SNS 채널을 통해 지성준 선수의 사생활 문제가 불거진 점을 인지해 퓨처스 팀에서 말소한 뒤 사실 관계 확인을 진행했고, 상대방이 불쾌함을 느낄 수 있는 신체 접촉이 이루어진 것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구단은 해당 사실을 확인한 직후 경위를 상세히 작성하여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신고 하였으며 구단 자체 상벌위원회를 열어 모범이 되어야할 프로야구선수의 품위유지 명예 실추 사유로 KBO 및 사법기관 판단 전까지 ‘무기한 출장정지’ 조치를 결정했다.
롯데자이언츠는 앞으로도 소속 선수의 사회적 물의, 품위 손상 행위에 엄격하게 대응할 것을 팬들에게 약속하며 재발 방지를 위해 전문가를 통한 선수단 성 의식 교육을 철저히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 롯데의 1차 보도자료. 성추행을 의미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롯데는 1차 보도자료에 포함됐던 ‘최근 SNS 채널을 통해 지성준 선수의 사생활 문제가 불거진 점을 인지해 퓨처스 팀에서 말소한 뒤 사실 관계 확인을 진행했고, 상대방이 불쾌함을 느낄 수 있는 신체 접촉이 이루어진 것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는 문장을 뚝 잘라서 2차 보도자료에는 ‘최근 SNS 채널을 통해 지성준 선수의 사생활 문제가 불거진 점을 인지해 퓨처스 팀에서 말소한 뒤 사실 관계 확인을 진행했다’라고 수정했다. 
성추행을 의미하는 상대방이 불쾌함을 느낄 수 있는 신체 접촉을 생략했다. 지성준의 미성년자 성추행 논란이 수면 위로 부상한 건 지난 25일 새벽. 지성준의 교제 당사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지성준과 만난 과정 및 신체 접촉 내용을 공개했다. 이후 이 내용은 각종 야구 커뮤니티 등으로 삽시간에 퍼졌다. 
야구 관련 커뮤니티의 모니터링은 프로야구단 홍보팀의 주요 업무 중 하나. 롯데 구단에 25일 지성준 관련 내용을 문의하자, 구단은 "사실 관계를 확인해보겠다"고 했다. 24시간이 지나도록 롯데는 부연설명이 없었다. 26일 재차 문의하자, "여전히 사실 확인 중에 있다"고 했다. 그리고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보도자료를 발표했는데, 그 마저도 중요한 내용을 뺀 수정 보도자료로 대체하느라 부산을 떨었다. 롯데 프런트의 답답한 일처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성준이 성추행을 인정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롯데 구단은 구설수에 오른 것 만으로 섣불리 중징계를 결정한 것이 된다. 잘잘못이 있을 경우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최선이다. 사실을 숨기려 든다 해도 언젠가는 밝혀지기 마련이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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