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준 중징계' 롯데, 야심찬 프로세스 허무한 오류 [오!쎈 부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06.27 05: 36

롯데가 지난 비시즌 내세웠던 야심찼던 첫 번째 프로세스가 심각한 오류로 귀결됐다. 
첫 프로세스의 일환으로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지성준이 지난 24일 밤부터 SNS 상에서 불거졌던 미성년자 관련된 물의로 무기한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미성년자와 만난 사실이 드러났고 이 과정에서 성추행 의혹까지 제기됐다. 구단은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지난 25일 퓨처스리그 엔트리에서 말소했고 이날 징계까지 내리면서 지성준에 대한 전력 외 선언을 했다.
지난해 롯데의 스토브리그 시작을 화려하게 알렸던 지성준 트레이드였다. 한화와의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1군 경험이 있고 주전급 포수로 도약할 잠재력을 가졌다고 판단한 공격형 포수 지성준, 그리고 내야수 김주현을 영입했다. 나름 출혈도 있었다. 선발 투수 자원이었던 장시환을 내줬다. 이와 함께 포수 김현우도 건너갔다. 

8회말 1사 1루에서 롯데 지성준이 LG 유강남 타석에 스트레일리의 폭투에 블로킹을 제대로 하지 못하며 아쉬워하고 있다. /jpnews@osen.co.kr

지난해 포수진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롯데가 물밑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며 얻은 선수가 지성준이었다. 앞서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이지영(키움), 김태군(NC) 등 주전급 포수 자원이 있었고 실제로 계약을 제안 했지만 ‘48시간’ 이라는 데드라인을 정해뒀다. 결국 롯데는 두 선수의 답변을 듣지 못하자 포수 FA 영입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이후 2차 드래프트에서 준척급 포수 자원이 존재했지만 이 마저도 건너뛰었다.
2차 드래프트 전체 1순위였던 롯데는 외야수 최민재를 지명한 뒤 후순번이었던 한화가 당시 KT 포수 이해창을 선택하자 롯데의 포수 보강 의지에 대해 의문이 따르기도 했다. 하지만 2차 드래프트가 끝난 뒤 롯데는 포수 지성준의 영입의 트레이드 영입을 발표하며 긴박했던 포수 보강 스토리를 쓰기도 했다.
성민규 단장은 지성준의 공격력, 그리고 조금씩 성장하던 포수로서의 성장에 주목했다. 당장 144경기 중 100경기 정도 소화할 수 있는 주전 포수는 아니더라도 미래의 주전 포수 감으로 지목을 했다. 또한 지성준이 팀 내 다른 포수들보다 월등한 파워와 공격력을 갖고 있었다. 절망적인 수준이었던 롯데 포수진의 경쟁력을 강화시켜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지성준의 풀타임 시즌은 사실상 전무했고, 당장 수비력에 대한 검증도 다시 필요했다는 점.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행크 콩거 코치와 포수 기본기부터 차근차근 다시 쌓았다. 이 과정에서 김준태, 정보근, 나종덕 등 기존 포수들과의 경쟁도 뒤따랐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막이 늦어지는 과정에서 다른 포수들보다 수비력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했다. 지성준은 김준태, 정보근에 밀려 개막 엔트리에서 탈락했다. 
허문회 감독은 개막 엔트리 선정 배경으로 “(지)성준이의 공격력은 좋지만 수비력에서는 아직 미흡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선수 시절 대타로만 나왔던 나와 같은 반쪽짜리 선수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팀의 미래도 생각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성준을 선발 포수로 생각하고 트레이드를 단행했던 구단과 현장의 총 책임자였던 허문회 감독의 생각은 판이했다. 이 과정에서 현장과 프런트 사이의 불협화음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보근이 코로나19 의심 증세로 잠시 1군에서 말소된 시기에 지성준은 잠깐 1군에 올라왔지만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며 3경기만 출전한 채 다시 퓨처스로 내려갔다.
그리고 최근 미성년자 관련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성준로 스타트를 끊었던 구단의 야심찼던 프로세스는 허무하게 오류로 마무리 됐다. 지성준이 징계를 받고 전력 외로 분류되면서 이제 롯데는 미래 안방 구도도 변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현재 포수 플랜 역시 수정이 불가피하다. 1군은 사실상 김준태, 정보근 두 명의 포수 체제로 시즌을 치러야 한다. 부상에서 회복한 나종덕이 이따금씩 퓨처스리그에서 포수로 출장하고 있지만 투수도 병행하고 있는 실정. 한지운, 조현수, 그리고 최근 현역 군 복무에서 돌아온 강태율(개명 전 강동관) 등 경험이 전무한 포수들이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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