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개그콘서트'란?". '개그콘서트' 마지막을 장식한 코미디언들이 진지한 물음에 직접 답했다.
26일 밤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약칭 개콘)' 1050회는 선후배 코미디언들이 함께 하는 마지막 회로 꾸며졌다.
1999년부터 이어진 21년 '개콘' 역사에 마침표를 찍는 상황. 이날 '개콘' 제작진은 마지막 녹화에 참여한 코미디언들에게 "나에게 '개그콘서트'란?"이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선후배 코미디언들이 대기실에 차례차례 모여 포스트잇에 자신이 생각하는 '개그콘서트'에 대해 밝혔다.
먼저 박성광은 "이런 걸 쓰는 날이 올 줄이야"라며 어쩔 줄 몰랐다. 다만 그는 "'개그콘서트'는 나의 일기였다"고 표현해 울림을 남겼다. 이어 양상국은 "특급매니저였다"며 '개콘'의 존재를 강조했다. 그는 "아무것도 볼 거 없던 나를 스타로 만들어준 게 '개그콘서트'"라고 힘주어 말했다.
송준근 또한 "저 역시 '개그콘서트' 덕분에 밤 하늘에 작은 별이 될 수 있어 행복했다"고 감격을 표했다. 정해철은 "'개그콘서트'는 첫사랑이다. 10년 간 따라다녔는데 잘 안 됐다"고 말해 울컥함을 자아냈다.
정태호는 "'개그콘서트'는 선물이다. 많은 것을 주었다. 딸, 아들, 아내"라며 '개그콘서트'를 통해 가정을 꾸린 점을 강조했다. 권재관 역시 "'개그콘서트'는 내 인생 가장 오랜 직장"이라며 애틋함을 표현했다.
임재백은 "제 모든 20대를 '개그콘서트'에서 보내고 제 청춘을 다 바쳤다. 울컥한다"며 실제로 눈물을 보였다. 이어 신봉선은 "늘 아쉽다"며 "'개그콘서트'는 아쉬움이다. 모든 걸 담기엔 네모칸이 좁다"고 말했다.
'개그콘서트'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함께 한 박성호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라고 표현해 후배들의 존경을 받았다. 또 다른 선배 코미디언 박준형은 "'개그콘서트'가 있어서 여러분께 이름을 알릴 수 있었고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프로그램이다. '개그콘서트'는 저에게 저였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해 울림을 더했다.
이밖에도 다양한 선후배 코미디언들이 '개그콘서트'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이, VCR로 이를 지켜보던 객석의 코미디언들은 때로는 웃고 때로는 울며 감동과 아쉬움을 함께 했다.
비록 지금은 21년 역사에 쉼표 같은 마침표를 찍고 안녕을 고하지만, 그 사이사이 웃음이 없는 곳이 없던 '개그콘서트'. 웃음 그 자체로 기억될 이름이 벌써부터 강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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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