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거꾸로 먹나? 37세 최형우, 최전성기 웃도는 '뜨거운 6월' [오!쎈人]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0.06.27 14: 02

KIA 타이거즈 간판타자 최형우(37)가 최전성기를 방불케하는 6월을 보내고 있다. 
최형우는 지난 26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고척돔 경기에서 결승 만루홈런을 포함해 5타수 3안타 4타점 2득점을 올리며 팀의 8-6 승리를 이끌었다. 자신의 시즌 첫 만루홈런은 말 그대로 결정적인 역전포였다. 6월들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긋는 타격감을 유감없이 발휘한 하루였다.
2회초 첫 타석 2루 땅볼로 물러나며 숨을 골랐다. 이어 1-2로 뒤진 3회 2사 만루에서 키움 선발투수 조영건의 6구 145km짜리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아치를 그렸다. 단숨에 5-2로 뒤집는 한 방이었다. 최형우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5회에도 안타를 날렸고, 7회 2사후 2루타를 생산해 3안타를 기록했다. 

KIA 타이거즈 최형우./OSEN DB

개막 이후 5월 한 달은 주춤했다. 타율 2할7푼, 장타율 4할4푼9리, 출루율 3할8푼9리에 그쳤다. OPS(.838)은 리그 25위였다. 득점권 타율도 2할3푼1리에 그치며 타점도 12개에 불과했다. 결승타는 두 번 있었다. 간판타자의 명함을 내밀기 어려운 성적표이다. 나이를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6월 뜨거운 방망이를 과시하고 있다. 26일 현재 6월 18경기에서 타율 4할4리, 장타율 6할6푼7리, 출루율 4할7푼8리, OPS 1.145로 지표가 폭등했다. 6월 OPS는 KT 로하스(1.168)에 이어 2위에 랭크되어 있다. 득점권 타율 4할2푼9리를 과시하며 19타점을 기록했다. 리그 타자 가운데 가장 많은 4개의 결승타를 쳐냈다.
37살의 나이에 적어도 6월 성적만 본다면 최전성기 시절의 장타력과 출루율, 클러치 능력을 웃돌고 있다. 나이를 거꾸로 먹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마와 무더위, 장기레이스라는 만만치 않는 장벽이 도사리고 있지만, 리그 타자 가운데 가장 뜨거운 방망이를 보여주고 있다. 
최형우는 개막 초반 상대투수들의 약점 공략에 나름대로 대응을 하려다 잘 먹히지 않았고, 부진으로 이어졌다. 스윙 스피드가 줄어든 점을 이용해 몸쪽 공략을 해왔다. 그는 "상대가 내 약점을 공략할때 대응을 하려다 내가 말렸다. 그래서 (6월부터는) 약간 수정을 했던 타격폼도 예전대로 돌아갔다"며 비결을 밝힌 바 있다.
최형우가 위력을 되찾자 타선의 응집력도 훨씬 나아졌고, 팀 성적도 쑥쑥 오르고 있다. 26일 키움을 꺾고 단독 4위까지 올라갔다.  승패 흑자도 5개로 늘렸다. 맷 윌리엄스 감독도 "최형우의 타격 덕택에 이겼다"는 말을 자주하고 있다. 뜨거운 최형우가 타이거즈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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