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구자욱(삼성)'이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활약이었다.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구자욱은 지난 2일 대구 SK전에서 1점차 앞선 7회 무사 1,2루서 승부를 결정짓는 한 방을 터뜨렸다. SK 네 번째 투수 김정빈과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를 힘껏 잡아 당겨 오른쪽 외야 스탠드에 꽂았다. 비거리는 115m. 삼성은 SK를 6-2로 꺾고 시즌 첫 3연전 싹쓸이에 성공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구자욱은 "그전에 쳤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항상 잘 하고 싶은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1점차 리드를 이어가는 가운데 추가 득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벤치에서 사인이 나오지 않았지만 번트를 댈까 고민도 했었다. 자신있게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휘둘렀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구자욱은 또 "김정빈과 처음 맞붙었는데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좀 더 집중하고자 했다. 늘 그렇듯 홈런을 치려고 친 건 아니지만 기분 좋은 한 방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구자욱의 득점권 타율은 1할(30타수 3안타)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찬스에서 약하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이에 구자욱은 "득점권 타율에 개의치 않는다. 수치가 낮다고 조급해 하거나 부담을 느끼는 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구자욱은 언젠가 덕아웃에서 강백호(KT)의 타격을 관찰하다 '이거다' 싶은 포인트를 찾았다. 후배의 타격을 보고 돌파구를 찾은 셈이다.
"덕아웃에서 강백호의 타격 자세를 유심히 본 적이 있다. 강백호가 왜 잘치는 지 연구했는데 항상 일정한 자세로 타격한다는 걸 알게 됐다. 강백호 뿐만 아니라 이정후(키움)와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두산)가 치는 것도 많이 연구했다. 내게 알맞은 스윙을 찾기 위해 세 선수의 타격 자세를 보면서 연구를 많이 했다. 이들 덕분에 확신을 얻었고 타구의 질이 좋아졌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구자욱은 "어느 타순이든 상관없다"고 힘줘 말했다. "2번이든 3번이든 상관없다. 9번이라도 내가 해야 할 부분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게 구자욱의 말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