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전은 라이벌전다웠다.
수원은 4일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0라운드 FC 서울과 '슈퍼매치'에서 치열한 난타전 끝에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무승부로 승점 1을 나눠가진 서울은 승점 10(3승 1무 6패), 수원은 승점 9(2승 3무 5패)에 그치며 상위권 도약을 위한 발판 마련에 실패했다.
슈퍼매치 무승 탈출을 노리던 수원은 후반 연이은 실점으로 서울전 무승 기록이 17경기(8무 9패)로 길어졌다. 역대 상대 전적에서 수원은 32승 24무 34패에서 소폭 열세를 이어갔다.
이날 경기 전까지 서울은 승점 9로 9위, 수원은 승점 8로 10위였다. 두 구단의 위상에 미치지 못할 성적이라 라이벌전도 기대가 되지 않는 여론이 많았다.
슈퍼매치라는 명성에 미치지 못하는 두 팀의 사정을 비꼬아서 '슬퍼 매치'라는 조롱 섞인 비판도 나왔다. 하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슈퍼매치는 슈퍼매치다웠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수원과 서울의 선수들은 모두 승리를 위해 투지를 불태웠다. 수원의 주장 염기훈은 이번 슈퍼매치를 위해 지도자 연수 중 특별 허가를 받고 팀에 복귀해서 벤치에 앉기도 했다.
이런 선수들의 투지는 골로 이어졌다. 전반 11분 수원이 적극적인 압박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1-0으로 앞서갔다. 이어 전반 28분 박주영이 기가 막힌 동점 골을 터트리며 맞불을 놨다.
질세라 수원은 전반 41분 타가트, 전반 추가시간 김건희가 연달아 골을 터트리며 전반을 3-1로 마무리했다. 두 골 뒤졌던 서울은 후반에는 조영욱-고광민의 릴레이골로 다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3-3 이후에도 양 팀 선수들은 계속 치고받으며 승리를 위한 투지를 보였다. 양 팀 감독들은 적극적인 교체 카드 활용과 공격적인 플레이를 통해 골을 노렸다.
추가 골은 나오지 않았지만 양 팀 모두 이전 부진했던 모습에 비해 과감한 모습으로 팬들을 즐겁게 해줬다. 수차례 골대를 맞추며 양 팀 팬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기도 했다.
경기 전까지 '슬퍼 매치'라는 조롱을 들었던 경기였지만, 휘슬 소리와 동시에 수원-서울 선수들이 만나자 '슈퍼 매치'가 됐다. 관중은 없지만 그 이름에 어울리는 난타전으로 K리그 팬들을 열광시킨 명경기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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