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버드에 진짜 대형 유망주가 나타난 것일까. 수원 삼성의 박상혁에 대한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수원 삼성은 4일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0라운드 FC 서울과 '슈퍼매치'에서 치열한 난타전 끝에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슈퍼매치 무승 탈출을 노리던 수원은 후반 연이은 실점으로 서울전 무승 기록이 17경기(8무 9패)로 길어졌다. 역대 상대 전적에서 수원은 32승 24무 34패에서 소폭 열세를 이어갔다.
이날 수원은 '주포' 타가트가 멀티골을 터트렸을 뿐만 아니라 상주 상무서 군복무를 마친 김건희가 복귀골을 터트리며 오랜만에 화끈한 경기력을 보였다.
타가트나 김건희의 골도 빛났지만 수원은 22세 이하(U-22) 카드 박상혁이 군계일학의 존재감을 뽐냈다. 고승범-이종성과 함께 중원에 나선 그는 왕성한 활동량과 과감한 플레이로 수원의 윤활유 역할을 해냈다.
매탄고등학고와 고려대학교를 걸쳐 지난 시즌 수원에 입단한 박상혁은 U-22 카드로 이번 시즌 리그 9경기에 출전했다. 주목해야 될 부분은 매 경기 발전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중요한 분수령인 슈퍼매치다. 경기의 무게감에도 박상혁은 전혀 긴장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그는 전반 7분 날랜 돌파 이후 과감한 슈팅으로 윤영선의 핸드볼 파울을 유도하며 팀의 선제골에 기여했다.
박주영의 동점골로 1-1이던 전반 41분 박상혁은 고승범의 슈팅이 윤영선을 맞고 튀어 나오자 재빠르게 반응하며 슈팅했다. 유상훈이 몸을 날려 막았으나 가볍게 타가트가 마무리하며 팀의 두 번째 골로 이어졌다.
공격 포인트는 없었으나 두 골 모두 박상혁이 만들어 냈다고 봐도 무방할 활약이었다. 그는 후반 5분 상대 수비를 앞에 두고도 과감하게 돌파를 시도하며 패기 넘치는 활약을 보였다.
여러 스타 선수들을 제치고 슈퍼 매치서 가장 빛난 박상혁은 후반 23분 염기훈과 교체로 경기장을 떠났다. 과장된 표현일수도 있지만 미래의 스타 선수의 슈퍼 매치 데뷔전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수원 입장에서 다 잡은 승리를 놓쳐 탄식이 나올만한 경기였다. 그래도 박상혁이 뽐낸 존재감은 속 쓰린 수원 팬들에게 그나마 위안이 됐다. /mcadoo@osen.co.kr